2021년 1월 21일(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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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산업화’ 물꼬 텄다…흥행 기획은 숙제
광주디자인비엔날레 무얼 남겼나
지역기업들, 디자이너와 연계 10여개 제품화 현실로
인기몰이는 실패…준비 미흡으로 곳곳서 혼선 ‘눈살’

  • 입력날짜 : 2015. 11.15. 18:52
2015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지난 13일 오후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에서 폐막식을 갖고 30일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2015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산업화의 물꼬를 텄다’는 호평과 더불어 ‘운영미숙으로 관객 유치에 실패했다’는 아쉬움을 남기며 지난 13일 막을 내렸다.
올해 처음 광주비엔날레재단에서 분리돼 광주디자인비엔날레추진단이 치른 제6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예술을 넘어 산업화에 초점을 맞추면서 지역 기업계의 시장 확대를 꾀해 향후 추이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 5차례의 행사에 비해 준비기간이 짧고 적은 예산과 인력에도 불구하고 ‘지역 산업화’라는 성과를 낸 것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다만, 첫 분리 추진인 탓인지 곳곳에서 운영미숙과 준비미흡의 모습을 보여 관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관람객 수도 역대 행사 중 최저를 기록, 흥행에는 실패해 다음 행사의 해결과제로 제시됐다.
◇ 세계적 디자이너·광주中企 협업 결실

지난달 15일부터 30일 동안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에서 ‘디자인 신명’을 주제로 펼쳐진 2015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35개국 3천994명 작가의 디자인작품을 선보였다.

그동안 디자인비엔날레가 미술비엔날레와 차별화를 갖지 못해왔다는 지적에 따라 올해 디자인비엔날레는 철저히 디자인의 산업화에 초점을 맞춰 행사 정체성을 드러냈다. 흔히 예술비엔날레에서 볼 수 있는 추상적이고 실험성이 강한 작품보다 대중적이고 실용적인 작품을 대거 선보이며 ‘다소 쉽고 대중적인’ 전시를 기획, 호평을 받았다.

특히 이번 디자인비엔날레에서는 지역 기업들의 산업화 가능성을 밝게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적인 디자이너와 지역 중소기업의 협업을 통한 디자인 제품들을 전시해 관심을 끌었던 것.

실제로 올해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광주 브랜드(Gwang Ju Branding)’라는 이름의 전시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 전시에선 국내외 유명 디자이너와 지역 중소기업의 협업으로 도출된 조명기구와 주방용품 등 10여개의 생활 소품이 내걸렸다. 디자이너 알베르토 메다와 남양조명공업㈜이 형태를 마음대로 조립할 수 있는 알루미늄 소재의 조명등 ‘메카노 조명(The Meccano light)’을 선보이는가 하면 디자이너 송봉규는 ㈜담다와 함께 접시를 다양하게 쓸 수 있는 ‘모듈러 트레이’를 내놓았다. 또 디자이너 정수는 엘피스튜디오와 결합과 분리, 변형이 가능한 휴대용 물병을 만들었다. 디자이너 한경하와 광주금형은 자연을 담은 주방용품을 개발했고, 데니스 산타치아라와 ㈜세전사는 태양열로 작동하는 램프를 전시했다. 또 오딜덱은 ㈜이노셈코리아와 함께 LED조명등을 개발했고 멘디니는 LED조명 ‘나무’를 선보였다.

이 중 지역의 예술도자기 기업 ㈜인스나인은 스테파노 지오반노니와 협업으로 만든 ‘미니맨’ 작품을 이탈리아의 디자인 기업인 알레시(ALESSI) 매장에 입점하기로 하는 등 디자인비엔날레를 통해 세계시장에 진출하게 되는 성과도 얻어냈다. 알레시는 전 세계에 5천여개의 매장을 가진 세계적인 디자인 기업으로, 인스나인은 크리스마스에 맞춰 찻주전자와 찻잔 세트를 내놓을 예정이다.



◇ 운영미숙으로 관람객 수 역대 최저

하지만 관객 확보 등 인기몰이에는 실패했다. 관람객 수 7만여명을 기록한 올해 디자인비엔날레는 2005년부터 시작된 역대 행사 중 가장 낮은 집객이란 불명예를 안게 됐다.

실제로 역대 디자인비엔날레 입장객 수는 지난 2009년 20만명과 2013년 22만명이 낮은 편에 속했고 이를 제외한 2005년부터 2011년까지는 25-29만명에 달해왔다. 평균 23만명 선을 오가던 관객 수치가 3-4배가량 낮아진 셈이다.

이는 광주비엔날레재단으로부터 올해 첫 분리된 디자인비엔날레를 처음으로 맡아 진행한 광주디자인센터 등의 운영미숙과 준비·홍보부족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혁신을 단행한 광주비엔날레에서 분리된 디자인비엔날레는 올해 행사부터 주관처가 디자인센터로 넘어갔지만, 디자인센터는 준비 초기부터 운영에 미숙함을 드러내며 감당하지 못하는 모양새였다. 게다가 예산도 예전 행사의 절반 수준인 23억원으로 줄었고, 감독 선정이 늦어지면서 행사 준비 시간도 턱없이 부족했다. 결국 광주시는 올해 초 전문가들로 구성된 광주디자인비엔날레추진단을 결성해 행사 전반을 준비했다.

하지만 행사 전개는 순탄치 않았다. 전시가 개막된 지 일주일 후에야 행사를 종합한 도록이 출간되는가 하면, 전시 정보가 잘못 표기된 리플릿이 배포돼 관객의 혼선을 야기 시켰다. 또 부대행사인 포럼에 방해가 된다며 단체관람 온 학생들의 관람을 차단해버리는 해프닝과 자원봉사자들 식비와 교통비를 제때 지급하지 않아 불만을 낳기도 했다.



◇ 행사 성격·주관처 확립 향후 과제

이에 따라 광주시는 이번 행사 이후 광주디자인비엔날레추진단을 다시 꾸려 방향성과 전문화를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시 측은 디자인센터가 전담해 디자인비엔날레를 추진할 수 없다고 판단, 따로 추진단을 만들고 디자인센터 직원들을 파견 받는 방식의 주관처 구축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또 올해 디자인비엔날레부터 예술성보다 산업화에 주력키로 한 만큼, ‘비엔날레’라는 이름의 사용이 적정한 것인가에 대해서도 전문가 토론회 등을 통해 여론 수렴을 할 계획이다. ‘지금 형태의 디자인비엔날레가 과연 비엔날레인가’라는 지적과 ‘비엔날레보다는 박람회나 페어의 성격이 강하다’는 평이 우세하게 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켠에선 10년 넘게 이어온 디자인비엔날레라는 이름의 브랜드와 20년 넘게 광주(예술)비엔날레가 열리는 고장의 유명세를 버리기엔 아깝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어 향후 디자인비엔날레의 종합적인 발전방향 모색과 정체성 확립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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