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30일(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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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인권보호 역사 획기적 ‘분수령’
법원 ‘억울한 옥살이’ 이례적 재심 청구 수용
경찰 부실 초동수사 도마위…강압수사 희생
“억울한 사람 간절함 풀어주는 전환점 됐으면”
● 무기수 김신혜 사건 재심 개시 결정 의미

  • 입력날짜 : 2015. 11.18. 20:27
광주지방법원 해남지원은 18일 오후 친부 살해 혐의로 15년 8개월째 복역 중인 무기수 김신혜(38·여)씨 사건의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이날 법정을 찾은 ‘김신혜 재심청원 시민연합’ 회원들이 법원의 재심 결정을 환영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이뤄진 법원의 무기수 김신혜(38)씨의 재심 개시 결정은 우리나라 사법사상에도 큰 의미가 있을 뿐 아니라, 인권 보호의 역사에 있어서 획기적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법원이 재심 사유로 경찰수사가 위법적이었고, 강압적으로 이뤄졌다고 판단함에 따라 법에 정해진 절차조차 지키지 않는 일부 수사 편의주의적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창훈 해남지원장
◇‘수사 절차상 문제’ 재심 개시 근거

최창훈 해남지원장이 직접 개시 이유를 밝힐 정도로 이번 재판은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다.

최 지원장은 “피고인의 무죄를 입증할 새로운 명백한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으나, 수사과정에서 경찰관의 직권 남용과 허위 공문서 작성 및 행사가 확인돼 재심 재시 결정을 한다”라고 밝혔다. 법원의 이번 재심 개시 결정은 당시 수사가 강압적이었고 수사 절차에서도 일부 중대 과실이 있는 점에 비춰 이를 토대로 만들어진 수사 결과와 증거는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김씨의 변호인들이 재심청구 사유로 제시한 이유들 중 일부 강압수사와 압수조서 허위작성 부분 등을 인정했다. 하지만 김씨가 무죄를 주장하며 제출한 증거는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영장 없이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압수수색 과정에 참여하지 않은 경찰관을 참여한 것처럼 허위 압수조서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또 김씨가 현장검증을 거부했는데도 검증 영장에 의하지 아니하고 장소를 이동해 가면서 범행을 재연토록 강요한 점이 재심개시 결정 이유로 들었다.

최 지원장은 “재심개시 결정 이유를 수사에 관여한 경찰관의 직무에 관한 죄를 범했다는 점에 있다”면서 “김씨에 대해 무죄 등을 선고할 명백한 새로운 증거가 발견되지 않아 형의 집행정지를 결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강압수사 수집된 증거물 시정돼야

법률구조단 소속 강문대·박준영 변호사는 재심 개시 결정 직후 광주지법 해남지원 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심 개시 결정은 환영하지만 인간의 존엄성이 무엇인지 진지한 고려없이 증거만으로 재심사유를 좁게 인정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헌법이 적법절차와 인권을 보장하고 있다. 분명히 경찰의 강압수사와 허위수사로 만들어진 증거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판단한 것은 유감이다”며 “특히 그런 증거들을 가지고 재심 논의를 한 것은 문제가 있다. 보수적인 판단 인권의식이 부족한 판단은 이뤄지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법원이 이 사건을 다시 심리, 재판 과정에서 김씨의 유죄를 판단한 근거가 된 증거들을 새롭게 들여다보게 되면서 결과가 바뀌게 될지 주목된다.

◇일부 수사기관 인권 침해 ‘경종’

특히 법원의 이번 재심 개시 결정은 법에 정해진 절차조차 지키지 않는 일부 수사 편의주의적 관행에도 경종을 울리고 있다. 법원의 재심 결정문에는 경찰이 김씨를 수사하며 법적인 절차도 지키지 않고 진술을 강요한 사례들이 조목조목 드러난다. 당시 이 사건의 수사 경찰관은 김씨를 긴급 체포하고 48시간이 지나 법원의 영장도 없이 김씨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또 다른 경찰관이 압수수색 과정에 참여하지 않았는데도 허위로 조서까지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경은 기자 white@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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