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19일(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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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각사 로터스갤러리서 특별초대전 갖는 오채현 조각가
“시대에 맞는 부처의 모습 작업…영원한 화두죠”
현대적 감각 가미, 화강석 석불조각 신작 선봬
10년간 제작 18t 사방불·5m 대형미륵불 관심

  • 입력날짜 : 2020. 11.02. 18:23
무각사 경내에 설치된 5m 높이의 ‘사방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오채현 조각가.
경주 출신의 오채현 조각가는 이미 전국 곳곳의 사찰에서 그의 작품을 다수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잘 알려진 석불조각가다. 어린시절 경주의 안압지와 천마총, 분황사를 놀이터 삼아 뛰어 놀던 그에게 가장 친근한 소재는 바로 불교의 이미지들이었을 터.

그렇다고 그가 불교 작업만 한 것은 아니다. 이탈리아에서 유학 생활을 한 그는 바티칸 한국대사관에 한복 입은 성모상을 제작해 선보인 바 있다. 종교의 경계를 구분짓지 않고 자유로운 위치에서 자기의 작업 세계를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또한 그는 ‘호랑이 시리즈’로 잘 알려있는 작가다. 그는 한국을 상징하는 가장 용맹스런 동물인 호랑이를 무섭지 않고, 해학스럽게 표현한다. 한가득 웃음 짓거나, 꼬리를 말고 웅크려 있는 모습을 질박하면서도 토속적으로 표현한다. 대부분의 작품은 화강석으로 제작한다. 한국 전통의 아름다움을 최고로 여겨서다. 경주 남산에서 나는 돌들을 직접 보고 골라다, 원하는 형상으로 조각을 한다.

그런 그가 무각사의 초대를 받아 광주에서 처음으로 대형 개인전을 갖는다. 무각사 로터스갤러리 ‘오채현 조각전-돌에 새긴 희망의 염화미소’가 바로 그것이다. 신작 포함 50여점의 크고 작은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부처님의 9가지 손모양, 눈빛과 표정 등이 획일화된 것보다는, 대중들에게 친근하고 따뜻하게 다가갈 수 있는 형상을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입니다. 정형화된 것에서 탈피하려고 노력하죠. 시대에 맞는 부처의 모습을 연구하고 조각해내는 것은 제 평생의 화두입니다.”

2일 오후 방문한 무각사 경내에는 그의 돌조각 작품들이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미소짓고 있는 부처상 위에는 수행자들이나 관람객들이 다녀가, 동전을 놓고 소원을 빈 흔적도 남겨져 있다.

야외에는 석탑과 석등, 호랑이, 부처상 등 대형 돌조각 12점이 전시돼 있는가 하면, 로터스갤러리 1층 실내전시장에선 부조 소품들을 선보인다.

그가 작업한 부처상의 면면을 살펴보면 모두 미소 짓고 있는 표정이 특징이다.

“부처님의 진리를 시각적이고 감각적으로 풀어내기 위해 노력합니다. 불교의 이론이나 교리 등보다는 부처님의 인간적인 면모를 표현하는 게 목적이죠. 미소를 통해 천진난만함과 편안함을 나타내기 위해서요. 어린아이처럼 맑고 순수한 얼굴을 통해 ‘코로나19’로 지친 관람객들에게 평안과 행복을 전달하고 싶습니다.”

여러 작품 중 가장 애착이 가는 것은 바로 ‘사방불’과 ‘대형미륵불’이다.

‘사방불’은 제작 기간만 10년이 걸린, 오 작가의 애정이 가득 담긴 작품이다. 10여년 전 25t짜리 경주의 화강암 원석을 구해다 놓고 바라만 보며 구상에만 3-4년이 걸렸다고 한다.
오채현 作 ‘목탁치는 나한’(왼쪽)과 ‘해피 타이거’(Happy Tiger).

높이 3.5m, 무게 18t의 거대한 이 작품은 동서남북 4개의 면에 대형부처상을 새겨, 어느 방향에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동쪽에는 관세음보살, 서쪽에는 지장보살, 남쪽에는 석가모니불, 북쪽에는 비로자나불을 조성했다. 이외 여유 공간에는 작은 부처상 108개를 조각해냈고, 구름을 탄 부처 6분을 조성해 6바라밀을 실천해냈다.

‘대형미륵불’은 높이가 5m, 무게는 15t에 달한다. 경북 상주에서 생산된 화강석으로, 머리에 갓을 쓰고 중생들의 염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강렬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미륵불신의 동서남북 4방에는 6명의 동자상이 조성돼 있다. 부처님의 옷깃을 잡고 맨몸으로 매달려, 가식 없이 다가가는 동자승의 모습이 압권이다.

실내 갤러리 벽면에 설치된 ‘연화장 세계’도 눈길을 끈다. 구들장으로 쓰는 돌을 일부러 깨어, 판판한 돌 파편 위에 조각을 한 작품이다. ‘연꽃’, ‘동자’, ‘구름’, ‘연잎’ 등이 조화를 이루며 벽면을 따라 이어진다.

이외에도 5층 석탑과 3층 석탑, 나한상, 호랑이 시리즈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무각사와의 인연으로 멋진 공간에서 전시를 할 수 있게 돼 영광입니다. 망치로 수천, 수만 번 두드려 만들어낸 이 작품들을 선보일 수 있어 매우 뜻 깊습니다. 불자 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부처님의 미소를 만나고 마음의 위안을 얻길 바랍니다.”

/정겨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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