샛노란 저고리 입고
치맛자락 나붓 끼며
춤추는 발레리나
봄이 왔다고 저리 좋을까

이슬방울 머금은 노오란 입술
따스한 햇살 끈을 꼭 붙잡고
아기 눈망울처럼 웃는다

문득 시간 속 여행
떠날 준비가 바쁘다

어느새 저고리는 빛바래고
얼굴엔 주름 가득하여
활처럼 굽혀지니
허리가 처연하다

떠나는 것이
꼭 슬픈 여정은 아니겠지만
떠나보내는
내 마음이 슬픈 것을 어쩌랴


<해설> 수선화는 봄에 노랗고 하얀 꽃을 피우는 친숙한 꽃이다. 수선화의 유래를 보면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미소년 나르시스가 제 모습에 반해 죽어 꽃이 되었다고 한다. 시인은 수선화를 매일 정성껏 물을 주고 이파리를 닦아주며 나눈 교감을 시로 노래하고 있다. 어쩌면 시인은 수선화를 자신의 모습으로 바라보고 있는 듯 하다.
<약력> 광주문인협회, 광주시인협회 이사, 현대문예 상임부회장, 영호남 수필 부회장, 국제PEN클럽 운영위원, 장성문인협회 이사, 청암문학회 이사, 저서 ‘내 마음의 하얀새’, ‘보름달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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