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괘(困卦) 초육의 효사는 ‘둔곤우주목 입우유곡 삼세부적’(臀困于柱木 入于幽谷 三歲不覿)이다. 즉 ‘볼기가 그루터기 나무에 걸려 편안히 거처 할 수 없으니 깊은 골짜기에 들어가 3년 동안 보지 못한다’는 뜻이다. 상전에서는 이를 ‘깊은 골짜기에 들어간다는 것은 스스로 어둡고 밝지 못한 것’이라고 해 ‘입우유곡 유불명야’(入于幽谷 幽不明也)라 말했다. 곤의 때에 ‘그 형통함을 잃지 않는다’(不失其所亨)는 것은 대인 군자인 경우이고 효에서는 강중(剛中)의 효를 만날 때다. 초육은 강(剛)도 중(中)도 아니기 때문에 곤을 면할 수 없고 올바름(貞)을 관철할 수 없으니 잘못된 행동을 해 궁지에 빠져 들어간다는 것이다. 편안하게 앉아 있을 수 없는 것을 ‘둔곤우주목’이라 했고 움직여 어둠 속에서 헤매는 것을 ‘입우유곡’이라 했으며 이로 인해 궁지를 벗어날 수 없으니 ‘삼세부적’이라 표현했다. 감수 외유중강(外柔中剛)의 상을 설괘전(說卦傳)에서는 ‘그 나무에 있어 견고하고 마음이 많다’고 해 ‘기어목야 위견다심’(其於木也 爲堅多心)이라 하면서 ‘마음이 딱딱한 나무’라고 봤는데 택수곤의 괘로 물이 윤택하지 않아서 이미 그 나무는 물이 말라 버렸고 초효이니 뿌리에 해당돼 이를 ‘주목’(柱木)으로 비유한 것으로 음유(陰柔)인 초효는 자른 나무에 앉아서 엉덩이가 아파 편안히 앉아있지 못한 것을 말한다.

하괘 감수는 ‘어둠, 구멍, 숨어서 엎드린다’는 뜻으로 초효는 이화를 엎드려 쳐다보고 있으니 ‘입우유곡 유불명야’라 해 언제까지나 보지 못한다고 말했다. 초효를 만나면 돈이 없어 모든 일이 곤란하고 궁핍을 견디지 못해 잘못된 행동을 해 고경(苦境)의 바닥에 빠지는 흉조를 본다. 나무 등걸에서 토끼를 기다린다는 수주대토(守株待兎)의 속담처럼 변통할 줄 모르고 어려움에서 스스로 빠져 나올 수가 없다. 사업, 거래, 직장, 교섭, 신규, 원하는 바 등의 ‘운기 운세점’에서 봉급이 적어 생활을 못하거나 경영상의 이익이 적어 지속이 곤란해 장소나 근무처, 거래처 등을 바꾸는 등 계속해서 환경을 바꿔 보지만 그 때마다 더 악화돼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에 빠져 버린다. 속히 모든 일을 단념하고 어떠한 일도 하지 말 것이며 그저 가만히 있는 것이 최선이다. 어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떠한 시도도 하지 말고 참아야 한다. 혼담 그 자체도 좋지 않고 진행되지 않으며 그만두고 다른 인연을 기다려라. 잉태도 아주 좋지 않고 임산(臨産)도 어려움이 있고 산모가 위험하다. 기대하는 일은 전혀 아니고 가출인도 찾을 수 없는 곳에 깊이 숨어 있고 결코 행복하게 지내지 않으며 실물은 하수도나 물가에 빠뜨려 찾기 어렵다. 주소, 거소도 엉덩이기 불편해 가만히 있기 어렵지만 움직이지 말라. 병은 초효에서는 생명을 약속하기 어렵고 의식 불명이다. 날씨는 비가 오고 습하다. 초육의 [실점예]로 ‘사업 등 운기 운세점’에서 연못에서 물이 빠져나가 어려우니 곤궁의 시기이고 어려움에서 빠져에서 탈출하기가 힘들다. ‘선거 당선 여하’에서는 후보 경선조차도 어렵다.

곤괘 구이의 효사는 ‘곤우주식 주불방래 이용향사 정흉 무구’(困于酒食 朱紱方來 利用享祀 征凶 无咎)다. 즉 ‘술과 밥이 부족해 어려운 시기이나 곧 영예와 봉록이 올 것이니 제사를 지내는 것이 이롭다. 나아가면 흉하나 허물(禍)은 없다’는 뜻이다. 상전에서는 ‘술과 밥이 부족해 곤궁할 때는 중을 지키면 경사가 있다’고 해 ‘곤우주식 중유경야’(困于酒食 中有慶也)라 말했다. 구이는 강중의 군자로서 곤은 그 형통한 바를 잃지 않는다(困而不失其所亨). 즉 곤궁 중에 있어도 경솔하게 하는 일이 없고 주식이 있는 연회를 즐기면서 시운(時運)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때다. 주식은 하괘 감수(坎水)의 상이다. 구이가 초조하지 않고 고통을 견디면서 올바름(貞)을 지키고 있으면 비록 응효 구오와는 불응(不應)이지만 천하의 곤(困)을 구하지 않으면 안 되니 곧이어 구오의 군이 발탁하러 온다는 것이다. ‘주불’(朱紱)은 붉은 비단으로 만든 무릎을 덮는 천자의 옷으로 구오를 가르킨다. 변괘가 췌괘(萃卦)로 췌는 제사를 지내는 것이 이롭기 때문에 ‘이용향사’(利用亨祀)라 했고 구오와 응하지 않기 때문에 구이가 먼저 나가지 말고 구오가 구해주기를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정흉’(征凶)이라 했다. 그렇다면 말미(末尾)의 ‘무구’(无咎)는 사족(蛇足)이라 볼 수 있다. 서죽을 들어 구이를 얻으면 나가는 경거망동을 삼가하면 곤궁을 탈출할 수 있지만 이는 운이 좋기 때문이 아니라 뜻밖의 어려움을 참고 견디면서 기다리면 곤에서 탈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이를 아무도 모르게 구해주는 구오가 있지만 이를 떳떳하게 실천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니 구이는 실망하지 말고 자중(自重)하는 것이 필요한 때이다. 즉 구이는 초조해 적극적으로 나아가면 반드시 필패(必敗)한다. 원하는 일은 통달하지 못하니 참고 때를 기다려야 하며 지금까지 해왔던 일은 멈추기 보다는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업은 고심 경영할 때이고 신규의 일들은 절대 불가하다. 거래, 교섭, 담판 등은 적극적으로 나가지 말고 상대방이 오는 것을 보고 대응하되 곤의 상황은 앞길이 보이지 않은 때이니 다름 사람과 같은 행동이 필요하다. 혼담은 복잡한 사정이 있어 잘 진행되지 않고 궁합도 좋지 않으니 인연을 끊는 것이 좋다. 이전, 신축, 여행 등은 보류하는 것이 무난하다. 잉태는 초기 어려움이 있으니 임산(臨産)은 다소 늦어질지 모르나 평산이다. 기다리는 것은 늦어지니 끈기를 가지고 기다리면 통할 수 있고 가출인이나 실물은 찾기 어려우나 포기하지 않고 참고 견디면 찾을 수 있다. 병은 오래 끌거나 고질화되나 좋은 약, 좋은 의사를 만나 회복될 희망이 있다. 마음이 급해 과격한 치료법을 쓰거나 본래와 다른 약을 먹으면 병세가 증가될 수 있다. 날씨는 계속 비가 오고 흐리다. [실점예]에서 곤괘 구이를 만나면 곤궁한 삼고초려(三顧草廬)의 시기로 제사를 드려 정성을 다하면 이로우며 올바른 마음과 노력으로 참고 견뎌야 하니 먼저 나아가면 흉한 때이다.
곤괘 육삼의 효사는 ‘곤우석 거우질려 입우기궁 불견기처흉’(困于石 據于蒺藜 入于其宮 不見其妻凶)이다. 즉 ‘돌에 걸려 넘어져 가시나무에 쓰러져 의지한다. 궁에 들어가도 아내를 보지 못하니 흉하다’는 뜻이다. 상전에서는 ‘돌에 걸려 넘어져 가시나무에 쓰러진다는 것은 육삼이 음유한 자질로 양강을 타고 누름을 말한다. 궁에 들어가도 아내를 보지 못한다는 것은 상서롭지 못한 일’이라고 해 ‘거우질려 승강야 입우기궁 불견기처 불상야’(據于蒺藜 乘剛也 入于其宮 不見其妻 不祥也)라 말했다. 육삼은 초육과 같이 음유부정(陰柔不正)의 효이기 때문에 곤(困)중에 안거(安居)할 수 없다. 움직여 곤을 탈출하려고 발버둥치지만 구사의 양효(陽爻)에 막혀 나갈 수 없으니‘곤우석(困于石)’이고, 물러서 도망가려고 하면 감(坎)의 주효인 구이가 가시나무처럼 방해하고 있어 ‘거우질려’(據于蒺藜)다. 감수는 가시가 찌르는 상이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자기 자리로 돌아가 멈춰 쉬면서 위로 받고자 하나 처의 모습이 보이지 않으니 ‘입우기궁 불견기처’(入于其宮 不見其妻)라 한 것이다. 육삼과 상육이 상응하지 않고 삼․사․오․상육의 호체가 대과괘(大過卦)로 죽은 자의 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퇴에 아주 궁(窮)하고 흉한 것이기 때문에 ‘불상야’(不祥也)’라고 말했다.

서죽을 들어 육삼을 얻으면 육삼의 음이 양에 둘러싸여 막히고 질식하는 상이다. 어려움이 너무 많아서 움직여 면할 방책이 없으니 발버둥 치지 말고 아무 것도 하지 말아야 한다. 의지할 사람이 없고 어려움을 참고 견디지 못해 사업, 경영, 거래 등에서 파멸에 빠진다. 파산, 경매, 처의 가출 이나 사망 등을 미리 주의해야 한다. 변괘가 대과괘가 돼 대과는 기둥이 휘어지고 짐이 너무 무거워서 등골이 휘는 관곽(棺槨)의 상으로 원하는 일이 통달되지 않고 신규의 일은 불가하며 거래, 교섭, 담판 등도 처음부터 다툼이 일어나 성사될 가능성이 없다. 이전, 신축, 여행 등도 절대 멈춰야 한다. 혼담도 좋지 않고 진행해도 성사되지 않으니 보류하라. 잉태도 초기에 어려움이 있고 임산도 어려워 변고(變故)가 있을 것을 대비하라. 기다리는 일 역시 불가하고 가출인은 전혀 흔적이 없거나 변한 모습이 흉하다. 분실물은 발견하기 어렵고 도난당해 자신이 어려움에 처한다. 병은 출혈이 심하거나 하여 이미 위태롭고 특히 부인은 절망적이다. 날씨는 바람이 불고 비올 듯 흐리다. ‘부부운 여하점’에서 육삼을 얻고 다음과 같이 점고해서 그러했다. 곤괘 육삼은 위로는 큰 돌에 눌러있고 아래로는 가시나무 위에 앉아 있으니 가시방석이요 진퇴양난의 삶으로 부부사이가 좋을 것이 없다. 집에 돌아와도 아내가 없다했으니 배우자와 이혼한다. 〈동인·도시계획학박사 062-654-4272〉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