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03(토)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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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긴 주권을 되찾는 일을 우리는 광복이라고 한다. 우리에게 8·15광복절은 일제 36년을 청산하고 되찾은 주권 회복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정치광복의 의미가 우선이고 그에 따른 역사 광복과 문화 광복도 함께 하는 일이다. 깡그리 말살될 뻔한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되찾고 감격스럽게도 경제 부흥의 자랑스런 역사를 다시 쓰고 있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하늘이 우리민족을 돌본 몇 차례의 천운이 있었다. 우리의 생활터전인 호남을 보자. 지금의 호남은 안타깝게도 정치적 맹주가 없다. 거기에다 여러 분야의 지표 또한 참으로 난감할 만큼 지지부진하다. 기업들이 활발해야 일자리와 먹거리가 만들어질 텐데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하다. 대학들은 당초의 목적인 인재 양성에는 뒷전이고 학생 모집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충청·강원·제주도 등지도 수도권에 포함하고 영남은 영남만의 독자 세력화한 부울경이 메가시티로 존재한다. 전북 또한 준 수도권이라고 하니 광주전남만 외도토리 신세다. 이번 칼럼은 이 외로움을 달래줄 꿀팁 하나를 말씀드리겠다. 우리 지역 호남은 ‘한반도의 첫 수도’였었다. 무슨 말씀인가 하실 것이다. 우리 국토에서 한반도로 국한하는 것은 소극적 개념이고 광활한 만주 땅을 포함할 때 원래의 개념에 합당한 것이다. 허나 언제부턴가 한반도로 굳어져 버린 국토가 한반도의 본래인 것처럼 인식됐다. 광주나 한반도에서 기억하는 첫 번째 나라가 마한이다. 마한은 한반도 서쪽의 중남부에 위치하였고 변한, 진한과 길항한 거대 세력이었다. 그리고 마한이 진한, 변한의 왕을 겸하였다는 기록도 존재한다. 부산에서 배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대마도(對馬島)도 마한을 바라보고 있다는 의미이다. 북쪽으로 고조선이나 부여가 있었지만 이도 우리 민족임은 물론이다. 허지만 그 지역이 한반도 북쪽을 걸친 만주 땅이 주 무대였다. 한반도로 국한하면 마한이 국가체제를 갖춘 첫 번째 정치세력이고 군왕의 금동관이 국보 제295호로 지정돼 국립나주박물관에 보관돼 있다. 이를 보면 당시 권력자의 위엄과 권위가 어느 정도인지를 상상할 수 있다. 이런 정황으로 볼 때 마한은 호남에 위치하면서 한반도의 첫 수도라는 자존성과 존재감으로 위풍당당한 모습이었다. BC1세기부터 AD3세기에 전라도를 중심에 둔 충청 경기지방에 분포한 여러 나라의 이름이었다는 말이다. 영산강은 이 유역에서 출토된 대형 고분과 갖가지 유물들이 당시 마한문화의 발상지임을 웅변으로 보여 주고 있다.
축소문화에 익숙한 우리는 담대한 선언에는 주저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 역사가 고구려 백제 신라에서 시작 한다치면 우리 역사는 2천년 밖에 안 된다. 이리 되면 이집트 피라미드가 4천500년 전에 만들어졌으니 우리와는 맞상대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거슬러 반만 년이라면 기존의 우리 역사와 얼추 맞는 숫자다. 배달민족을 강조하면서도 그에 따른 역사는 잊고 사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배달의 역사를 삽입해야 반만년이 되고 이는 중국 삼황오제 황하문명보다 앞서고 이집트 문명과 비슷하며 인더스 문명, 메소포타미아 문명과도 동일한 세월이다. 일본 역사 따위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배달에서 단군조선, 북부여, 고구려, 백제, 신라로 역사의 흐름을 잡는 것은 상식이다. 한민족 역사의 국통맥(國統脈)을 바로 세워가야 한다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이유이다. 바른 역사관을 세우는 일에는 힘 있는 독지가의 도움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데 아직은 감감 무소식이다. 통 큰 역사를 확립하고 결단하는 데는 이를 주도할만한 지성적 노력과 재정지원이 필요하고 또 필요하다. 오늘도 영산강은 바다를 찾아 흐른다. 800년 마한의 역사를 지켜봤던 강이다. 그 강이 강보처럼 감싸고 흐르는 나주일대를 한반도 첫 수도라 하여 무리라고 할 사람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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