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등의 여파로 부동산 경기침체가 지속됨에 따라 지난해 주택 매매량이 1년 새 반토막이 난 가운데, 미분양 물량도 정부가 ‘위험 수위’로 판단하는 6만호를 훌쩍 넘어 7만호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두 달 연속 1만호대 증가세를 기록, 미분양 증가 속도가 가팔라졌으며 지방의 증가폭은 더욱 두드러진 것으로 확인됐다.

31일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12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6만8천107호로 전월 대비 17.4%(1만80호) 증가했다.

이같은 미분양 물량은 2013년 8월(6만8천119호) 이후 9년4개월 만에 가장 많은 것이다.

또 1년 전만해도 미분양은 1만7천710호에 불과했지만, 1년 사이 4배 가까이 늘었다.

최근에는 미분양 증가에 속도가 붙으면서 지난해 11월부터 매월 1만호씩 증가했다.

수도권 미분양이 1만1천35호로 전월 대비 6.4%(662호) 늘었고, 지방 미분양은 5만7천72호로 19.8%(9천418호) 증가했다.

지난달에는 미분양 증가분의 93.4%가 지방에 쏠렸다.

광주가 전월 대비 80.7%(130호) 늘어 전국에서 최대치를 기록했고 대전(74.8%·1천386호), 충남(68.6%·3천463호) 등에서도 미분양 증가세가 뚜렷했다.

공사가 끝난 뒤에도 분양되지 못해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7천518호로 전월 대비 5.7% 늘었다.

정부는 미분양 주택 20년 장기 평균인 6만2천호를 ‘위험선’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도 6만호를 위험 마지노선으로 본다.

다만, 정부는 당장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전날 “일반 미분양이 늘어난다고 해서 주택시장에 위기가 온 것으로 볼 필요는 없다”며 “거래 규제가 과도한 부분을 해소해 미분양이 소화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분양 물량을 정부가 떠안을 단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해 주택 매매량은 50만8천790건으로 전년 대비 49.9% 감소했다.

지역별로 수도권 매매량이 20만1천714건으로 전년 대비 57.9% 줄었고, 지방은 30만7천76건으로 42.7% 감소했다.

유형별로는 아파트 매매량이 지난해 전국 29만8천581건으로, 전년 대비 55.4% 감소했다. 아파트 외 주택 거래량(21만209건)은 39.2% 줄었다.

임대차 신고제 자료와 확정일자 신고 자료를 합산한 지난해 전·월세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총 283만3천522건으로 전년보다 20.5% 증가했다.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누계 기준 52.0%로, 1년 새 8.5%포인트(p) 증가했다.

월세 비중은 2020년 40.5%에서 2021년 43.5%으로 늘었고, 지난해 급격히 증가해 연간 기준으로 처음 50%를 넘어섰다.

/기수희 기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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