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22(수)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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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통계에 따르면 2000년 당시에는 우리나라의 인구 소멸 위험지역은 단 한 곳도 없었다. 하나, 이 수치는 지난 년도 6월 기준, 총 115곳으로 폭증했다. 설상가상으로 지금으로부터 25년 뒤면 전국 228개 시·군·구 전체가 인구 소멸 위험지역에 진입할 것이란 섬뜩한 경고도 나왔다.
한때 귀농·귀촌 활성화로 늘어나던 농촌인구가 감소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2050년이 되면 농촌인구는 845만 명까지 감소하고, 인구감소에 따른 농촌 공동화는 각종 생활서비스를 축소시켜 농촌소멸, 즉 현재의 빈집이 늘어나는 현상이 불가피해진다.
올해 1월 1일부터는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에 ‘생활인구’라는 새로운 인구개념이 도입되었다. ‘생활인구’란 기존 주민등록인구에 근무·통학·관광·업무 등으로 월 1회 이상 체류하는 인구와 외국인을 포함한 것을 뜻한다. 이것은 지방소멸을 방지하기 위해 비수도권으로의 인구 이동을 강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인구정책을 모색하면서 새롭게 도입한 개념이다.
최근 행정안전부와 국토교통부,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5개 부처는 지방소멸 위기 극복을 위한 ‘지역활력타운’ 조성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사업 추진에 나섰다. ‘지역활력타운’은 주거·문화·복지 등이 복합된 주거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2021년 10월, 인구감소지역에 선정되었던 전국 89개 시·군·구가 그 대상이다. ‘지역활력타운’은 수도권 은퇴자나 청년층 등 지방 정착을 희망하는 이들에게 주거지를 제공하고, 인근에 노인 복지시설이나 체육시설 같은 복지·문화 인프라를 구축해 지방 이주 및 정착을 지원한다.
‘생활인구’의 활성화와 ‘지역활력타운’의 시도는 분명 긍정적이다. 하지만 이 모두는 실질적인 제도의 뒷받침 없이는 성공하기가 힘들다. 빈집에 대한 전수조사를 시행하고, 빈집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정보제공시스템 구축은 물론, 철거가 필요한 빈집을 체계적으로 정비할 수 있도록 단계별 접근과 기존 건축 도시계획 제도를 보완하며 새로운 정책을 실행해 나가는 실효성 있는 지원을 기대해본다.
빈집이 오랫동안 방치되면 귀농 귀촌을 희망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이미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조차 안전하지 못한 곳으로 생각하여 마을을 떠나는 상황이 반복될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삶터로서 지역 마을의 지속가능성 또한 크게 위협받게 된다. 예능에서 보여주는 힐링 리얼리티를 현실의 삶으로 가져오는 움직임과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최정아 농협경주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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