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11일 오후 광주 남구의 한 아동병원에서 환자와 보호자들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 /사진=오복 기자

정부가 3년4개월여만에 코로나19에 대한 빗장조치를 완전히 거두고 풍토병 진입을 선언했다.

하지만, 광주·전남지역에서 최근 사흘간 1천여명대의 확진자가 발생해 ‘해방’과 ‘우려’의 목소리가 교차하고 있다.

1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회의를 열고 코로나19의 7일 격리의무를 해제하는 내용의 방역완화 조치를 발표했다.

3년여만의 ‘방역규제 전체 해제’는 시민들에게 큰 해방감을 선사했다.

실제 이날 오전 11시께 광주 동구 충장로에는 마스크를 쓰지 않고 다니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아이와 함께 나온 김지혜(29)씨는 “아이들이 마스크를 쓰고 답답해 하는 걸 볼 때마다 안쓰러웠다”며 “마스크 없이 여행도 다니고, 실내에서 사진도 더 많이 찍고 싶다”고 코로나 엔데믹을 반겼다.

서여운(33)씨는 “드디어 코로나19에서 완전 해방인 것”이냐며 “몇 년 만의 완전한 자유인지 모르겠다”고 방역 해제에 대한 기쁜 마음을 표했다.

김현진(39)씨도 “코로나19에 걸렸을때 감기같이 가볍게 앓고 지나갔었는데, 격리 의무 때문에 많이 답답했던 기억이 있다”며 “약을 먹고 병원을 다니면서 일반 감기처럼 치료하게 돼 좋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아직은 시기상조’라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같은 날 정오께 광주 남구 한 아동병원에는 환자와 보호자들이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채 진료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의 마스크를 한 번 더 단단히 고정하고 있던 박소영(34)씨는 “요새 어린이집에서 감기가 유행이다. 우리 아이도 열이 나고 잔기침을 한다”며 “코로나19인지, 독감인지, 그냥 감기인지 검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유행성 호흡기 질환이 돌고 있는 상황에서 마스크 착용이 해제돼 더 불안해졌다”고 토로했다.

40대 한모씨도 “병실이 없는 병원에서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는 것이 사실 충격적”이라며 “여전히 주변에 코로나에 감염된 사람들이 있는데, 격리 의무가 사라지면 모두 그냥 돌아다니는 것 아니냐”고 한숨 쉬었다.

이 같은 시민들의 우려는 최근 사흘연속 광주·전남에서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1천명 이상인 것과 일맥상통한다.

광주·전남 방역당국에 따르면 전날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광주 602명, 전남 785명 등 총 1천387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8일 1천176명(광주 491명·전남 685명), 9일 1천573명(756명·817명)으로 이는 지난 1월27일 1천653명(761명·892명)이후 3개월여만에 1천500명 이상 감염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최정섭 광주시의사회 수석부회장은 “코로나는 여전히 위험한 질병으로 반드시 검사를 받은 후 격리 권고를 지켜야한다”며 “시민들은 개인의 방역을 위해 증상이 있거나 고위험군일 경우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씻기 등 개인 방역 수칙을 따라야 한다”고 조언했다./오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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