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때 강제노역에 시달렸던 가족을 대신해 유족들이 JX금속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의 변론이 약 5년 만에 끝났다.

광주지법 민사8단독 김정철 부장판사는 9일 일제강제동원 피해자 2명의 유족들이 일본 기업 JX금속(옛 일본광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의 변론을 종결했다.

원고는 옛 일본광업 소속으로 광산에서 강제노역을 한 A씨의 유족 6명과 B씨의 유족 4명이다.

A씨는 1945년 일본 도치기현 기도가사와 광산으로 끌려간 뒤 약 6개월 동안 광부로 강제노역했다.

B씨는 1942년 연행된 일본 이바라키현 히타치 광산에서 10개월간 광물을 맨몸으로 나르는 등 고된 노동을 했다.

A·B씨 모두 광복 후 고향으로 돌아갔으나 강제노역을 하며 얻은 후유증에 시달리다 각각 1980년, 1992년 사망했다.

이들을 대신해 유족들은 지난 2019년 5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이 보낸 소송 서류가 송달됐는지 확인조차 되지 않는 등 일본기업의 비협조로 장기간 공전됐다.

재개된 재판에서 피고 측 변호인은 “대한민국 법원은 일본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국제재판관할권’이 없다”거나 “원고들의 손해배상채권은 과거 협정을 통해 이미 소멸했다”는 등의 주장을 펼쳤다. 특히 A씨의 경우 제출된 증거상 이름과 생년월일이 실제와 달라 피해 당사자인지 불분명하다고도 했다.

이에 원고 측 변호인은 “작성자의 착오로 인한 오기”라며 “A씨는 일제강제동원 피해진상규명위원회를 통해 옛 일본광업에서 강제노역한 사실이 입증됐다”고 항변했다.

해당 재판의 선고는 오는 6월25일 진행된다./안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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