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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사태’ 이후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권한대행 국무총리 등 정부 수반 2명이 연속으로 탄핵소추 및 직무 정지됐지만, 여전히 ‘쌍특검법’(내란 특검법·김건희 특검법) 등 핵심 쟁점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 정국의 불확실성이 극도로 커진 모습이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 속에서 맞는 2025년의 최대 이슈는 무엇보다 조기 대선 가능성이다.
4월을 의미하는 ‘벚꽃대선’이나 5-6월을 뜻하는 ‘장미대선’이 열리게 되면 진보 진영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가장 앞서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는 그 자체로 불확실성이다. 이에 따라 보수 진영의 유력 주자들도 만만치 않은 경쟁력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다.
◇여야, 대행 체제 권한 범위 논쟁
여야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이어받은 이후 권한 범위를 둘러싸고 아전인수식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
대통령·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연달아 가결되고 승계 차순위인 부총리까지 권한대행직이 넘어온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최 권한대행은 장고 끝에 ‘쌍특검법’에 대해서는 거부권을 행사하고 국회 추천 몫 헌법재판관 3명 중 정계선 후보자와 조한창 후보자 2명을 임명했다. 다만, 마은혁 후보자에 대해서는 추후 여야 합의 시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3명 중 2명만 임명한 것에 대한 논란은 이어지고 있지만 이로써 헌법재판소가 75일 만에 6인 체제에서 탈출해 8인의 재판관으로 채워지게 된 것은 진일보한 측면이란 분석도 나온다.
야당은 그동안 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을 보류할 경우 추가 탄핵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었던 반면, 국민의힘은 권한대행에게 헌법재판관 임명권이 없다며 반발해 왔다.
학계에서는 대체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헌법재판관 임명이 당연하다는 입장이었다.
국내 헌법학자들의 자발적인 모임인 ‘헌정회복을 위한 헌법학자회의’는 지난해 12월30일 입장문을 내고 “대통령 권한대행의 국회 선출 재판관 임명은 헌법상 권한이자 그와 동시에 헌법상 의무”라며 “누가 맡든 대통령 권한대행은 국회 선출 재판관을 임명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헌법학자회의는 “대통령이 실질적으로 임명하는 재판관과는 달리, 국회가 선출하는 재판관에 대한 대통령의 임명권은 형식적인 임명권”이라며 “국회가 선출하는 재판관은 대통령 권한대행이 충분히 임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야 입장이 갈렸던 ‘쌍특검법’은 최 권한대행이 결국 여당의 손을 들어준 것이어서 야권의 반발이 거세다.
국민의힘은 처음부터 내란·김건희 특검법에는 거부권이 행사돼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조기 대선 가능성을 고려한 야당의 정치적 의도가 짙고 특검 후보 추천권을 야당이 독점하는 등 위헌적 요소가 강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달리 민주당은 일단 최 권한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즉각 탄핵에 나선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민주당 등 야당은 지난달 31일 “최 대행에 대한 탄핵 여부는 지도부에 위임한다”며 “탄핵 사유는 분명하나 최대한 인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발 물러선 것이다.
◇조기 대선 가능성과 여야 잠룡들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12월14일 국회의 탄핵소추의결서를 접수하고 윤 대통령 탄핵심판 절차를 시작했다. 현행법상 헌재는 사건 접수 후 180일 안에 선고를 마쳐야 한다.
헌재에서 탄핵이 인용돼 대통령이 파면되면 60일 이내에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대선이 열리는 시나리오가 펼쳐지는 것이다.
일단 범여권의 대권 레이스는 탄핵 정국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흐름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여권 잠룡들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와 내란 혐의 수사 등과 관련해 거대한 후폭풍 속으로 휘말려 들어간 상황이다.
탄핵 정국 이전에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가장 앞선 여권 후보로 꼽혔으나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기점으로 한 전 대표의 지지율은 추락했다.
윤석열 정부의 간판 주자였던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당 대표를 역임하며 총선 등 주요 고비마다 윤 대통령과 충돌했고 결국 비상계엄 사태를 계기로 윤 대통령과 완전히 갈라섰다. 그 사이 한 전 대표의 지지율은 윤 대통령과 함께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 같은 부침에도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한 전 대표가 여권의 대권 레이스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한 전 대표가 주춤하는 사이 여권의 시선은 홍준표 대구시장과 오세훈 서울시장 등으로도 쏠리고 있다.
조기 대선을 위한 국민의힘 당내 경선이 열린다면 안정적 당내 기반과 조직력, 지명도를 두루 갖춘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탄핵 반대파’였던 홍 시장은 탄핵안 가결 이후에도 윤 대통령을 향한 내란죄 혐의를 반박하는 등 강성 지지층을 결집시킬 수 있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오 시장은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했다가 막판 찬성 입장으로 선회했다. 이를 두고 차기 대권 경쟁에서 중도층·수도권 민심까지 고려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왔다.
윤석열 정부를 꾸준히 비판해 온 안철수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도 중도층으로의 확장성을 내세워 대권 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무엇보다 여권의 대권 후보가 누가 되든 ‘전광훈’으로 상징되는 수구적 ‘꼴통’들, 그리고 그들이 금과옥조처럼 믿고 있는 ‘부정선거 음모론’ 등과 같은 주장과 어떻게 거리를 둘 것인지가 과제로 꼽힌다.
야권에서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사실상 ‘독주 체제’를 굳힌 상황이다.
윤 대통령이 파면되면 22대 국회 들어 더욱 공고해진 친명(친이재명) 체제를 바탕으로 조기 대선 준비에도 한발 앞서 나갈 수 있다.
이 대표는 이미 사실상 대선 준비에 나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해 10월에는 당내에 ‘집권플랜본부’를 꾸려 국정 분야별 비전 발굴에 착수했다.
아울러 ‘먹사니즘’을 키워드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결정하고 가상자산 과세와 관련해 유연한 입장을 펴는 등 중도층을 겨냥한 행보도 이어 왔다.
이와 함께 이재명 대표는 국정 혼란이 극도에 달한 상황에서 강한 지도자 이미지도 구축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27일 발표한 대국민 성명에서 “내란 수괴 윤석열과 내란 잔당이 대한민국의 가장 큰 위협이고 내란 세력의 신속한 발본색원 만이 대한민국 정상화의 유일한 길”이라며 “내란 진압이 국정 안정이고 경제위기 극복의 길”이라고 강한 메시지를 내놓았다.
물론 아직 해소되지 않은 사법 리스크는 이 대표의 대권가도에 최대의 걸림돌이다.
지난달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2심이 속도를 내고 재차 유죄 판결로 이어질 경우 이 대표 독주 체제에 금이 갈 수 있다.
이 경우 ‘비명(비이재명)계 3김’으로 불리는 김동연 경기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주목받을 수 있다.
김동연 지사는 친문(친문재인) 등 비명계 인사를 두루 영입해 이들 중 조직력에서 앞선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재인 정부 마지막 총리인 김부겸 전 총리와 친문계 핵심인 김경수 전 지사도 비명계 구심점을 자처할 가능성이 있다.
이와 별개로 정치권 일각에서는 우리나라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무엇보다 제왕적 대통령제 손질이 필요하다는 여론에 따른 개헌론도 부상하고 있다.
20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문희상 전 의장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차기 정권이 들어서기 전에 신속하게 정치권이 개헌 작업에 나서서 제왕적 대통령제를 손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 전 의장은 “내각제든, 책임총리제든, 이원집정부제든 제왕적 대통령의 권력을 쪼개는 작업부터 하루빨리 마무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수 기자
김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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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19 (월) 08: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