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의회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선임 등을 둘러싼 논란 등과 관련해 근본적으로 쇄신하는 전환점으로 삼겠다며 공식 사죄했다. 신수정 의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크나큰 실망과 분노를 안겨드려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밀실 쪽지 투표’ 의혹에 선 예결특위에 비윤리적 행위로 빈축을 산 의원들로 구성한 윤리특위, 여기에 사무처 간부의 음주 일탈까지 겹치면서 여론의 질타가 이어졌다. 기록적인 폭우과 폭염으로 시민들이 고통받는 엄중한 시기에 동시다발로 악재가 터졌다. 더욱 충격적인 것이다. 의회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궁극에 존재 이유마저 부정당할 수 있다. 특위 위원들이 모두 사퇴하고, 근무 시간 중 직원들과 음주로 물의를 빚은 사무처 해당자를 징계한다고 한들 수습이 쉽지 않은 상황에 놓였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는 앞서 성명서를 내 2개의 특별위원회는 민주주의 절차를 심대하게 위반한 중대 사안이자 도덕적 불감증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로써 더불어민주당 일당 독점 체제인 시의회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진상 조사와 후속 조치를 지켜보겠다며 만약 결과가 용두사미격이 될 경우 시민사회의 강력한 저항이 2026년 지방선거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절대다수인 의회의 예결특위 위원장에 무소속, 부위원장에 국민의힘이 당선된 사실과 관련, 당규 위반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시민 눈높이에 어긋나버린 광주시의회다. 오직 시민만을 바라보며 광주의 미래를 위해 봉사하는 기관으로 거듭날 것이란 약속을 믿어야 하는지 수상한 시절이다. 예결위 구성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의회 자율성을 유지하면서 납득할 수 있는 위원장을 선출하겠다는데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사무처 공직 기강확립도 마찬가지다. 신 의장은 법령에 따라 감사기구에 철저한 조사와 징계 절차를 요청할 것이라고 한다. 공직실태 전반에 걸친 특별 점검도 예고했다.

민주당 차원에서 서둘러 대책을 내놔야 한다.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어섰다. 시의회의 사과가 때늦은 감이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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