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윤 초록우산 아동권리옹호단

가끔 SNS를 보다 보면 어려 보이는 학생들이 올리는 게시물을 보게 된다. 그 게시물의 댓글을 살펴보면, 비난이나 부정적인 표현이 담긴 글들이 종종 눈에 띈다.

그런데 이런 댓글을 다는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이 ‘사이버불링(온라인 괴롭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실제 청소년 사이버불링 가해자 중 일부는 그 이유로 ‘재미’를 꼽는다. 하지만 사이버불링은 단순한 장난이 아닌 명백한 폭력이며, 범죄다. 때문에 이를 정확히 인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사이버폭력 백신’이라는 앱을 통해 약 6분간 사이버폭력을 체험한 한 기자는 해당 기사에 ‘출구 없는 지옥’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가 겪은 가상의 사이버폭력은 상상 이상으로 잔인하고 충격적이었을 것이다.

이 문제는 점점 어린 연령층으로 확대되고 있다. 2020년 방송통신위원회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초등학교 4-6학년의 사이버폭력 피해 경험 비율은 25.8%로, 중학생(18.1%)과 고등학생(14.7%)보다 높았다.

또한 2023년 경북교육청의 조사에서도 초등학생의 피해율은 6.5%로, 중학생(1.1%)과 고등학생(0.4%)에 비해 훨씬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사이버폭력의 피해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준다.

청소년상담센터 관계자는 “요즘은 따돌림이 직접적으로 보이지 않고, 온라인상에서 은밀하게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며 “정서적으로 아직 성숙하지 않은 학생이 사이버불링을 당하면 심각한 트라우마로 이어질 수 있어 걱정이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사이버폭력에 대한 처벌은 여전히 경미한 벌금형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예방 효과가 크지 않다.

국회는 늘어나는 사이버폭력 문제에 맞춰 처벌 수위를 강화해야 하며 사회 전체가 이 문제를 ‘진짜 폭력’으로 인식해야 한다.

무엇보다 우리 아이가 사이버폭력의 피해자일 때 “너도 뭔가 잘못한 거 아니야?”라는 말 대신, 아이를 위로하고 지지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사이버폭력은 단순한 말의 장난이 아니라 누군가의 삶을 무너뜨릴 수 있는 심각한 범죄로 피해자에게는 상처가 되고 가해자에게는 책임이 따른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온라인 세상을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보호자와 어른들도 사이버폭력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교육이 필요하다. 모두가 함께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때, 온라인 속의 아이들은 진짜로 안전해질 수 있다.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