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예술의전당(사진)이 2026년부터 공연 제작 기능을 강화한 ‘제작극장’ 체제로 전환한다.

전당은 11일 전당장 주재로 제작극장 전환 추진 계획을 공유하는 간담회를 열고, 내년 도입될 제작극장 시스템과 전용 관현악단 신설 계획을 발표했다.

전당에 따르면 공연 기획부터 제작·연습·상연까지 모든 과정을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을 도입해, 자체 제작 공연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늘리고 지역 예술인과의 협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핵심은 전당 전용 ‘관현악단’ 창단이다. 발레단·오페라단·합창단·소년소녀합창단 등 시립예술단체와의 협업 공연에서 기존 광주시향의 일정·연습 여건 제약을 해소하고, 기획 공연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다.

현재 시립예술단의 공연 가운데 오케스트라 협업이 필요한 일정이 연간 100일을 넘지만, 광주시향이 모든 요청을 소화하기는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게 전당 측 설명이다.

신규 관현악단은 오는 11월 오디션으로 2관 편성 약 50명 내외를 선발한다.

상임 지휘자는 두지 않고 공연 성격에 맞춰 지휘자를 초빙하며, 연간 20-30회 무대에 투입한다. 연습은 현재 리모델링 중인 전당 별관 대형 연습실에서 진행된다.

새로 창단하는 관현악단 운영비는 기존 외부 기획사 공연에 주로 쓰이던 기획공연비(약 10억원) 일부와 매년 2억원 이상 드는 외부 오케스트라 섭외 비용에서 충당할 계획이다.

전당 측은 이 관현악단이 장르 제약 없이 대중음악·국악·팝 콘서트 등 다양한 기획 공연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프리랜서 음악인에게는 지속적인 공연 기회와 일정한 소속감을, 시민에게는 품격 있는 공연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간담회에서는 민간 오케스트라의 공연 기회 축소 가능성, 협업 공연 비중 증가에 따른 단독 기획 공연 위축 등 사안이 거론됐다. 장기 운영 시 인력 운용 측면에서 질적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일부 참석자는 “수도권 및 타 지역 제작극장 사례를 충분히 분석해 광주 현실에 맞는 운영 모델을 마련해야 한다”며 철저한 사전 검토를 주문하기도 했다.

윤영문 전당장은 “제작극장으로의 변모는 지역 예술인에게는 무대를 넓히는 계기이자 시민에게는 다양한 공연 문화를 만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민간 무대를 빼앗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지역 연주자들이 더 많은 무대에 설 수 있는 발판을 만들기 위한 시도다. 재원과 운영 구조를 안정화해 향후 처우 개선까지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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