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록 전남지사가 석유화학산업 위기 극복을 국립의대 설립과 함께 김민석 국무총리,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에게 건의했다. 전남도는 고용위기지역 지정, 국가기간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 특별법 제정, 친환경 공정혁신과 산업 대전환 등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김 지사는 최근 대통령실에서 발표한 ‘차세대 전력망 혁신기지 구축’과 관련해 재생에너지 기반 ‘마이크로그리드 산단’으로 신속한 추진을 강조했다. 강위원 경제부지사는 유화단지를 비롯해 동부권을 점검하고 있다. 강 부지사는 여수 묘도 LNG허브터미널 건설 현장을 시작으로 LG화학 여수공장, KCL 방폭·화재안전센터, 상공회의소 등을 차례로 방문해 산업 인프라를 살피고 기업 애로를 청취했다.

여수 석유화학산업이 벼랑 끝에 섰다. 세계 최대 규모 단일 산단으로 전국 생산량의 1/3 이상을 차지하며, 전남지역 경제와 고용에서 중추 역할을 해왔지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출 부진, 중국발 저가 공세로 인한 공급 과잉 등으로 경쟁력이 급격히 악화된 상황이다. 최근 3년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한결같이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전례가 없는 일이다. 단적으로 선두 주자로 꼽히는 여천NCC가 부도 위기에 직면할 정도다. 긴박하게 공동 대주주인 DL그룹의 2천억원 규모 유상증자 결정으로 기사회생의 길이 열렸으나 안심하기엔 이르다고 한다. 급한 불을 끈 것과 별개로 회생을 위한 돌파구를 서둘러 찾아야 하는 처지다. 여천NCC를 포함해 주요 업체마다 일부 생산라인을 중단한 가운데 산업계 전체에 디폴트 공포가 닥치고 있다. 이대로면 생존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다.

풍전등화다. 정부는 여수를 지난 5월 전국 최초로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했다. 조업 정상화를 위한 특단의 후속 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엄중하다. 근본적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단기 지원을 넘어 국가 차원의 전방위적 대응이 급하다. 정부 주도로 조속하고 강력하게 구조조정에 착수해야 한다. 각종 규제의 특례도 병행돼야 한다. 당면한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바꿔야 한다. 미래 성장동력을 창출할 기간산업이다. 재도약을 위한 법적·제도적 기반 마련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