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희호 목포청연한방병원장

젊은 남성들 중에 유독 엄지발가락이 빨갛게 붓고 아픈 환자들이 있다. 이는 최근 발병률이 증가한 ‘통풍’을 의심해볼 수 있다. 바람에 스치기만 해도 아프다고 하여 ‘통풍(痛風)’이라 부르며, 한의학에서는 호랑이에 물린 정도로 통증이 심해 ‘백호역절풍(白虎歷節風)’이라 불렀다.

통풍은 몸의 대사 이상으로 발생한다. 음식을 섭취하면 요산이라는 물질이 체내에서 생성되고 소변으로 배출되는 과정이 정상적으로 이뤄져야한다. 이러한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면 요산 일나트륨 결정이 배출되지 못하고 관절과 연부조직에 쌓여 염증을 유발하게 된다. 다양한 원인들이 있지만 비만, 음주, 과식, 스트레스 등이 주요원인으로 꼽힌다.

통풍은 병기에 따라 무증상성 고요산혈증, 급성 통풍 발작, 만성 결절성 통풍으로 나뉜다. 무증상성 고요산혈증은 체내에 요산 수치가 높긴 하지만 통풍 증상은 전혀 없는 상태이다. 요산 농도가 9mg/dL 이하라면 특별한 치료는 요하지 않는다.

급성 통풍 발작은 흔히 보이는 통풍성 관절염의 증상이 나타나는 시기이다. 30-50대에 남자에 호발하며 엄지발가락의 중족지절관절에 가장 많이 나타난다. 간혹 발등, 발목, 무릎, 손목 등에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급성 통풍은 치료를 받으면 1주일 내에 호전되지만 1년에 1-2회 정도로 재발을 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만성 결절성 통풍은 통풍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발병한지 10년 정도 돼 다발성 관절염이 나타나며 통풍결절이 보이는 상태다.

통풍의 진단은 진찰, 혈액검사, 관절강내액 검사, 영상검사를 활용한다. 우선 관절의 통증 부위를 확인하고 병력청취를 통해 일차적으로 통풍을 의심한다. 혈액검사에서는 요산 수치를 확인하는데 남성의 경우 6.5mg/dL 이하, 여성은 6.0mg/dL 이하가 정상이며 이보다 높으면 고요산혈증을 의미한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고요산혈증이 항상 통풍 관절염을 유발하지는 않는다.

관절강내액 검사는 초음파를 통해 관절 세침으로 통증부위를 흡인해 관절강내액을 채취 및 검사하는 방법이다. 내액에서 바늘 모양의 요산결정이 증명되면 통풍을 확진할 수 있다. 영상검사는 X-ray나 초음파를 활용해 관절부위 뼈의 미란과 파괴를 확인해 통풍 진단에 도움을 준다.

통풍의 치료목적은 급성 통풍 발작에 의한 통증을 완화하고, 관절의 파괴 및 변형을 방지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있다. 양방의학의 약물치료, 한방의학의 침구치료, 생활습관 교정치료가 필요하다.

생활습관 교정을 보자면 식이요법이 가장 중요하다. 고지방과 고칼로리 식단은 피하며 수분섭취가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 특히 퓨린 함량이 많아 요산을 일으키는 동물의 내장류와 과당함량이 많은 음료나 간식을 반드시 피해야 한다. 음주 역시 조절해야하며 그 중 맥주가 퓨린 함량이 높아 요산수치를 급격히 증가시킬 수 있어 멀리해야 한다. 저지방 우유나 치즈 같은 유제품과 커피는 요산 배설을 촉진하므로 추천할만한 식품이다.

약물치료는 통증을 조절하는 진통소염제로 빠른 통증 완화와 기능 회복을 도모한다. 통증이 회복되고 나면 요산합성 억제제를 투여해 혈청 요산농도를 직접적으로 낮춰 통풍 관절염을 예방한다. 침구치료는 관절의 요산 및 통증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통풍이 발생한 관절 자체에 침치료도 효과적이며, 족삼리혈이나 삼음교혈을 자극하면 통증을 완화해준다.

통풍은 호랑이에 물린 것처럼 심한 통증을 일으킨다. 하지만 ‘호랑이한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라는 말이 있듯이 통풍이 있더라도 꾸준한 생활교정과 적절한 치료를 받아서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으니 가까운 의료기관에 방문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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