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육성중인 지역 자동차 산업에 ‘갑질’ 문화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역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부당 발주 취소나 영업비밀 및 단가인하 요구, 기술유출까지 다양한 불공정 사례에 시달렸다.

5일 전남대학교 박해광 교수팀이 내놓은 광주지역 자동차 부품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6일부터 보름간 부품기업 169곳을 조사한 결과, 절반이 넘는 업체들이 납품대금 결제 지연과 부당 발주 취소 등 주거래 위탁기업들의 갑질로 고통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업체의 54.9%는 주거래 위탁업체의 납품대금 결제 지연 혹은 지연이자 미지급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고, 부당한 발주 취소를 경험한 업체도 51.3%에 달했다. 또 49.6%는 ‘재무나 인력자료 등 영업상 비밀을 요구받았다는 적이 있다’고 답했다. ‘부당한 납품단가 인하를 요구받았다’는 업체도 43.9%로, 절반에 이르렀다.

이외에도 부당한 대물변제(4.4%)나 기술자료 유출(1.8%), 인력 탈취(1.8%), 물품 등의 강제구매 요구(1.8%)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업체들은 ‘바람직한 원·하청 관계를 위해 필요한 사항’으로 국가개입(42.3%)을 1순위로 꼽았다. 이어 원·하청 관계 다변화(28.8%), 집단협약과 공동계약 등 동종 하청업체 간 연대 강화(16.2%), 원청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9.0%) 등이 뒤따랐다.

이번 실태조사는 고용노동부 산하 노사발전재단 의뢰로 진행 중인 ‘광주형 일자리 친환경차 혁신산업단지 운영 모델 구축 연구’에 따라 시행됐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지역 부품업체들은 2년 이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전환에 대해 3.6%만 “계획이 있다”고 밝혔고, 70.7%는 “생활임금(시급 8천840원)을 지급하기에도 힘들다”고 답해 민간기업들의 영세성을 그대로 노출했다.

근로시간 단축에 대해서는 47.3%가 “의향이 있다”고 답했으며 근로시간 단축 의향이 없는 이유로 ‘근로자의 실질임금 감소’(26.5%), ‘일이 불규칙하고 일정하지 않음’(18.2%), ‘현재 일이 없어서’(15.7%), ‘숙련된 기술자 부족’(12.4%) 등을 들었다.

조사 대상 업체들의 평균 종업원 수는 23.7명, 연매출은 85억원이었다. 원청 업체 수는 1-3개가 48.6%, 하청업체는 ‘없음’이 80.1%, 평균연봉은 3천16만원, 초임 연봉은 2천513만원, 주당 평균 기본근로시간은 40.9시간, 연장근로시간은 13.2시간으로 나타났다. /임동률 기자 zero@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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