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월 24일(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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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상처뿐인 통합’ 우려된다
오성수
편집국장

  • 입력날짜 : 2017. 12.25. 19:14
국민의당의 통합이 가속을 내고 있다. 내일부터 통합찬반투표를 앞두고 국민의당 통합반대파가 전당원투표 금지 가처분신청을 내는 등 극렬하게 저지하고 있지만 이번 주에는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찬반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어 어떤 식으로 결정돼도 후유증은 불가피해 보인다. 지지세가 워낙 바닥인데다 그동안 바람 잘 날이 없어 무관심한 국민도 적지 않지만 그래도 주요 지지기반이 광주전남지역인지라 여간 신경이 쓰인다.

사실 지역민들은 수십년동안 특정 정당을 지지해 왔다. 때로는 이로 인해 고립되기도 했고, 정치적인 불이익을 받기도 했으며, 일부에서는 맹목적이라는 비난도 감수했다.

그래도 자존과 호남의 긍지를 이어왔다.

그러나 정치권이 이를 믿고 안하무인의 행태를 보일때는 용납하지 않았다. 학습효과를 통해 시민들은 점진적으로 선택 결정권의 힘을 키웠고 이를 투표를 통해 보여주기도 했다.

국민의당은 이런 과정에서 탄생했다.

지난해 총선에서 지역민들은 민주당보다는 국민의당에 절대적 지지를 보냈다. 당시 반 문재인 정서도 작용했지만 그동안 맹목적인 지지로 천수답 정치를 해 왔던 민주당에게 보낸 준엄한 심판이었다. 전통 야당의 맥을 이어온 민주당으로서 안방이나 다름없는 곳에서의 전패는 매우 뼈아픈 상처였다.

그러나 지역민은 결코 방심을 허용하지 않았다. 올 대통령 선거에서는 국민의당보다는 민주당을 성원했다. 지역민들은 호남정치에서도 경쟁체제를 구축해 늘 긴장하고 변화하고 발전해야 한다는 의사를 분명하게 표시한 것이다. 국회의원은 물론 광역의회도 1당 독점체제를 벗어나 정책과 비전을 통해 지역민의 심판을 받기를 원했다.

지난 총선과 대선을 통해 이 같은 구도가 나름대로 형성됐다. 그래서 지역정치권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광역 의회에서는 다당제가 구축됐다.

호남지역 선거에서 사실상 예선보다 본선이 더 치열해지고 상시적인 경쟁구도가 구축되는 매우 바람직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대선을 거치면서 민주당의 압도적인 지지와 급속도로 악화된 국민의당의 명암이 극명해 지면서 다시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지역에 절대적인 기반을 갖춘 국민의당은 외연 확대는커녕 야당으로서의 분명한 한계를 보였다.

정당 지지도는 바닥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제3당으로서의 나름 역할을 했던 캐스팅보트의 약발도 약해지고 있다.

의원들의 활동도 눈에 띄게 위축됐고 존재감도 흐려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나선 것이다. 기로에 선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추진하려는 것은 전혀 몰상식한 행태는 아니다.

다만 시기가 문제다.

바른정당과 통합을 통해 전국 정당을 지향하기 위해서는 진작했어야 했다. 지난 5월 대통령선거에서 후보 단일화 등을 통한 방안도 한 방안이었다.

나름대로의 명분도 있고 시기적으로도 적기였다. 정당의 목적이 정권을 잡는 것이기에 합목적성도 지녔다. 당시 여론도 통합에 그리 부정적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각 정당내 구성원들의 생각의 차이와 추진 동력을 잃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실기를 했다. 물론 정책연대나 통합 논의도 있었지만 결실이 전혀 없었다. 그런데 이제와서 통합을 추진한다니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바른정당이 정당으로서 기능이 매우 제한적어서 통합을 한 들 시너지효과를 낼지도 의심이다. 통합파측에서는 호남 플러스 알파에 의미를 두고 있다지만, 역설적으로 호남은 더 고립될 위기에 처했다. 통합과정에서 호남이 배제되는 느낌이 강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통합지지가 압도적일 것이라는 설도 있지만, 국회의원들은 이런 과정에서 탈당 규모나 향후 지역구에 미치는 영향에 더 촉각이 곤두서 있다. 상당수 정치인은 여론의 눈치만 살피고 있는데 정작 여론은 왜 통합해야 하는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니 통합을 해도 시너지 효과를 낼지 의문이다.

정당의 외연확대는 바람직하다. 그러나 그 방향은 지역이 아닌 계층이 중심이어야 한다. 또 여론의 절대적 지지가 기반이 돼야 한다. 과연 국민의당이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바른정당과 통합을 추진해 얻을 득이 얼마나 될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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