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9월 21일(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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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경제야, 바보야’
남성숙 광주매일신문 사장

  • 입력날짜 : 2018. 07.11. 19:06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It‘s the economy, stupid) 1992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인 빌 클린턴이 당시 경제 상황을 빗댄 유행어로 현직 대통령인 조지 부시를 누르고 승리를 따낼 수 있었던 결정적 한방, 선거 구호였다. 세계 초강대국 미국도 경제침체로 몸살을 앓던 그때, ‘문제는 경제야,바보야’ 라는 말 앞에 모든 이슈가 함몰된 순간이었다. 빌 클린턴은 대통령이 된 후 1천800만명의 신규고용, 실질임금상승, 소득증대 불균형의 점진적 개선으로 재선에 성공했다.

만약 한국에서 올해 2018년 대선이 있다면 역시 가장 잘 통할만한 선거구호가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일 것이다. 모든 경제 전문가가 한국 경제가 더 이상 기댈 곳 하나 없는 사면초가의 궁지에 몰렸다고 진단하고 있다. 내수 증가세가 약화한 가운데 수출마저 흔들리고 있다. 여기에 조선업 자동차산업 구조조정 장기화로 제조업 일자리 감소폭은 커졌다. ‘일자리 쇼크’는 장기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고용부진이 추가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고 미·중 무역전쟁 확전으로 수출마저 내리막을 걸으면 내수·수출·고용 모두 악순환의 늪에 빠질 수 있다.

문제는, 하반기 고용상황은 더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다. 올해 정부의 경제성장률 목표치인 3% 달성도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경제를 둘러싼 경고음이 커지면 커질수록 경제환경이 취약한 광주·전남은 더 고통스러워진다.

잘알다시피 일자리 쇼크 장기화는 내수 추가 위축으로 직결된다. 올해 상반기 취업자 증가폭은 14만2천명에 그쳤다. 지난해 증가폭 31만6천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며 글로벌 금융위기 후폭풍이 몰아쳤던 2009년 하반기(-2만7천명 )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도소매업 취업자는 지난달 3만1천명, 숙박음식업은 1천명이 각각 줄며 감소행진을 이어갔다. 장기침체로 접어든 것이 아닌가 싶다.

고용이 개선되지 않으면 소비가 회복이 안 되어 악순환이 반복될 수 밖에 없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2천200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2018년 3분기 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87을 기록, 전분기보다 무려 10포인트나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BSI가 100을 넘으면 다음 분기 경기가 이번 분기보다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최근 국내 주요 민간 경제 연구기관인 현대경제연구원은 “우리나라가 경기 침체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기 하강 속도가 예상보다 가팔라 심각한 불황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이 연구원의 평가다. 통상 경기 하강 국면은 성장세가 여전히 장기 평균보다 높은 후퇴기를 거쳐 장기 평균을 밑도는 침체기로 진행되는데, 연구원은 우리 경제가 이미 내리막(하강)이고 그 수준 또한 평균 아래(침체)로 내려앉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연구원은 침체 도래의 판단 근거로 경기 동행·선행 지수 하락세, 고용 부진, 설비·건설투자 침체 확실시, 기업심리 악화 등을 꼽았다. 또한 “경제 상황은 상반기보다 하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기업의 ’투자절벽’ 도래, 가계부채의 소비 제약, 수출경기 양극화, 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불안 등을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이러한 위험요인 중 상당수가 현실화할 경우 수년 내 불황이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광주전남지역의 경제성장세도 역시 부진하다. 광주는 다른 광역시에 비해 경제성장률이 더 큰 폭으로 둔화되고 전남은 다른 광역도보다 낮은 경제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같은 지역경제 성장세 부진은 대외의존도가 높은 산업구조상 글로벌 저성장 기조 등 역외요인에 기인한 바가 크겠으나 지역내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측면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우리지역의 경제성장 특징을 면밀하게 진단하여 정책적 처방을 내리는 것이 긴요한 시점이다.

최근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 조수영·박지섭 과장이 작성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광주전남지역 경제성장의 특징 및 정책대응 방향’이라는 보고서를 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지역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된 모습을 보이는 것이 글로벌 저성장 기조 등에 따른 영향도 있지만 지역경제 자체의 구조적인 요인도 한몫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들의 분석에 비추어 볼 때 우리 지역이 신성장동력을 확충해서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특단의 대책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민선7기 업무를 시작한 지자체장들도 ‘일자리 창출’을 중요한 목표로 삼은만큼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을 심각하게 고민할 시점이다. 주력 제조업 제품을 고도화하는 가운데 신산업 분야를 발굴하여 육성하는 전략, 전통적인 3차 산업혁명 기반에 머물러 있는 산업생태계를 4차 산업혁명 기술과의 접목을 통해 고부가가치의 차별화된 제품을 생산하는 산업생태계로 탈바꿈 전략을 치밀하게 세워야 한다.

더불어 광주전남지역 혁신성장 동력을 발굴하여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쪽으로 경제정책의 방향을 잡아야 한다. 경제는 이념의 문제가 아니다. 경제 정책을 정치적 이해관계가 아닌 경제 원칙에 맞게 구상하고 유지하고 운영하는 게 중요하다.

고용절벽 경기침체 장기불황이란 말은 듣기만 해도 끔찍하다. 이런 단어들이 곧 서민의 고통을 얘기하기 때문이다. 지방도 경제가 무너지면 모든 것을 잃게 된다. 지방정부도 제2의 IMF, 제2의 금융위기가 오기 전에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 규제혁파를 통한 성장동력 확충, 기업가 정신과 창업 활성화, 저출산 고령화 대책 등 지역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려는 노력이 절실한 때다. /ssnam48@kjdaily.com


ssnam48@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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