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27일(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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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대학가 5·18 추모 분위기 글쎄?
전남대 내 추도공간 쓸쓸…다른 학교들도 외면
진로와 취업 현실 문제에 ‘역사의식’ 실종 우려

  • 입력날짜 : 2019. 05.16. 19:15
“‘오월광주’ 역사에 무감각해 진 것 같아 부끄럽습니다.”

5·18광주민주화운동 39주기를 앞두고 추도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1980년 5월 당시, 항쟁의 한 주역으로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젊음도 불사한 선배들의 희생정신을 계승하고자 광주지역 대학에도 나름의 추모 공간이 마련됐다. 또 다양한 기념행사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날로 치열해지는 취업난의 팍팍한 현실을 반영하듯 대체로 참여가 저조한 상황으로 씁쓸함을 더해주고 있다.

16일 오전 한국 민주주의의 역사로 빛나고, 5·18광주민주화운동의 시작이자 현재는 정문이 사적지 제1호로 지정된 전남대학교. 1980년 5월에는 민주화의 열망으로 학생들이 앞장섰던 전남대에 올해도 추모 공간이 마련됐으나, 그 날의 뜨거웠던 광주 역사를 기리는 것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도서관 본관 앞 분수 건너편 잔디밭에는 신군부 세력의 군사 독재에 반대해 민주항쟁에 맨발로 나섰던 고 박승희 열사의 추모 공간이 자리하고 있다.

잔디밭에 햇빛 가림막 아래 박 열사와 전남대 출신 민족 열사들의 영정사진이 단상에 놓여 있는데, 헌화로 바쳐진 몇몇 국화꽃만이 지키고 있다. 아직 헌화되지 못한 국화 다발이 덩그라니 쌓여 추도하는 발길이 끊겼음을 증명하고 있다. 또 주변으로도 수업을 준비하는 등 제 갈 길을 찾아가는 학생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같은 날 오후 조선대학교. 반외세·반독재에 투쟁하다가 경찰 검문을 마지막으로 참혹한 시신으로 발견됐던 고 이철규 열사의 모교지만, 추모 공간은 별도로 마련되지 않았으며 기념비만이 공허하게 잔디밭 한 켠에 자리잡았다.

2년 전인 5·18광주민주화운동 37주년 기념식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거론으로 재조명 됐던 표정두 열사의 모교인 호남대학교 또한 그를 기억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소도 없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민주화의 성지로 불리는 지역 대학생들의 역사인식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다. 목숨 바쳐 민주주의를 지키려 했던 그 숭고한 정신을 절대 잊지 않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남대 재학생 임모(27)씨는 “5·18민주항쟁에 대한 영령들의 희생을 애도하고, 이를 간직하는 것들은 이상적으로는 따라 가야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나 취업난이라는 개인적 현실 앞에 사회 역사의식이 무감각해 진 것 같아 부끄럽다”고 말했다.

박찬우 5·18 행사위 겸 대학생진보연합 대표는 “1980년 5월27일, 광주를 지키며 전남도청에서 최후를 맞이한 시민군들을 기억해야 한다”면서 “이제는,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고 외쳤던 ‘임을 위한 행진곡’의 가사처럼 그 정신을 계승해 더 좋은 나라, 더 좋은 사회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치열하게 자기만을 바라보고 사는 삶 들이 많아진 것 같다. 이마저도 먼저 살아온 선배들이 세상을 각박하게 만든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 뿐이다”면서 “그래도 광주는 우리가 기억해야 한다. 젊은 세대들이 함께 관심을 가지고 바라봐 준다면 5월의 민주화는 더 나은 세상으로 가는 밑 걸음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문철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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