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 21일(토요일)
홈 >> 오피니언 > 남성숙칼럼

김대중처럼 오부치처럼
남성숙 광주매일신문 사장

  • 입력날짜 : 2019. 08.21. 19:06
8월18일은 김대중대통령 서거일이었다. 광주·전남 여러곳에서 서거 10주기 추모식이 거행됐다. 동경에서 납치된 후 극적으로 생환했던 1973년 8월13일, 서거하신 2009년 8월18일을 상징적인 시간으로 생각한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은 ‘김대중 대통령 서거 10주기 행사위원회’에 매년 8월 13일부터 18일까지 ‘김대중 평화주간’으로 지정해 대통령님을 추모하는 방안을 시민사회단체와 협의해 줄 것을 제안했다. 내년부터는 그리되면 정말 좋겠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추모기간 동안 김대중 정신이 부쩍 많이 회자되었다. 특히 일본과의 경제전쟁을 우려한 이들은 1998년 김대중-오부치선언을 거론했다. 박지원의원은 당시 김대중-오부치 선언이 작금의 경색 국면을 돌파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1998년 10월8일 일본 도쿄를 방문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오부치 게이조(小 惠三)일본 총리와 한일 양국 간 불행한 역사를 극복하고 미래 지향적인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과거사 인식을 포함한 11개 항의 ‘21세기의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여기서 일본은 1995년 8월 15일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전 총리의 ‘전후 50주년 특별담화’를 기초로 과거식민지 지배에 대해 ‘통절한 반성과 마음에서의 사죄’를 문서화했다. 또 공동선언문 부속문서로 ▲정상회담 연 1회 이상 실시 ▲대북정책 공조 ▲민관투자촉진협의회 개최 ▲청소년 교류 확대 등 5개 분야 43개 항목의 ‘행동계획(Action Plan)’도 채택했다. 아울러 일본 수출입은행의 차관 제공, 한국 내 일본문화 개방, 한국 공과대학 학부유학생의 일본 파견 등을 약속했다.

정치권은 김대중 전 대통령 10주기에서 한일관계가 복원되려면 문재인은 김대중처럼, 아베는 오부치처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페이스북에서 김대중·오부치 선언에 대해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명문화했고, 양국 국민이 역사의 교훈을 공유하며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함께 열어 가자는 약속이었다”며 “김 전 대통령을 추모하며 ‘역사를 두렵게 여기는 진정한 용기’를 되새긴다”고 썼다.

정치인 김대중은 해방 후 한국의 첫 수평적 정권교체 주역이자 한국인 최초 노벨평화상 수상자다. 격변의 시기, 동북아 질서가 요동치는 지금 김대중 전 대통령이 살아계셨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사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이유 중에는 ‘일본 등 이웃 국가와의 화해를 위해서도 노력했다’고 내용이 있다. 그가 1998년 10월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당시 일본 총리와 발표한 ‘21세기의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높이 산 것이다. DJ는 일본의 식민지배 반성을 유도하고 당대 여론의 압도적 반대에도 일본문화 개방을 단행했다. 미래지향적 공동선언은 양국관계의 지향을 포괄한 교과서라 불릴 만큼 다양한 분야의 실천과제를 망라했다. DJ는 민주주의가 낙후하고 우경화하는 일본을 걱정하며 동북아에서 주변국과 갈등을 일으킬 거라고 경고한 바 있다.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4강의 이해가 교차하는 한국은 모든 국민이 외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중은 “우리는 4대 강국에 둘러싸인 국가이기 때문에 외교는 생존의 필수조건이다. 국내정치는 잘못해도 바로 잡을 수 있지만 외교는 한번 잘못되면 바로잡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주 정치인이 입을 모아 일본과의 대치상황을 김대중 리더십으로 풀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일 것이다. 김대중 리더십은 긍정· 화합·평화·미래·실용·설득·인내· 배려가 담겨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마지막 말이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였을 정도로 그는 우리 민족의 역량을 믿었고, 민주와 평화, 번영의 민족사를 만들 수 있다고 확신했다.

1998년 김대중-오부치가 ‘과거의 불행한 역사를 극복 하고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발전 시키자’는 문구를 1998년 한일 파트너십 선언의 핵심 정신으로 녹여낸 것처럼 현 정부도 역사정신과 현실감각을 가져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김대중 정신 오부치 정신을 되새기고 난국을 지혜롭게 풀어내길 바란다.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





지난 기획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