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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국회, 밀린 숙제 잘하라

마지막 국회, 밀린 숙제 잘하라
남성숙 광주매일신문 사장
  • 2019. 09.18(수) 18:20
  • 재생 준비중

여야가 20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 일정에 잠정 합의했다. 여야 3당 교섭단체에 따르면 오는 26일(정치)과 27일(외교·통일·안보), 30일(경제), 10월1일(사회·문화) 나흘간 대정부 질문을 실시하기로 했다. 당초 23-26일 대정부 질문을 할 예정이었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일정(22-26일)에 핵심 장관들이 동행하게 돼 일정을 연기하기로 했다.

이제 국회가 할 일을 하려다보다. 하기로 했으면 제대로 하기를 바란다. 정쟁으로 미뤄뒀던 민생 법안 확실히 처리하라. 주요 국정과제와 관련된 예산도 신속하게 처리하라.

특히 지방분권 관련 법안에 대한 조속 처리를 촉구한다. 지방자치제가 1991년 부활된 지 28년이 지났으나 중앙 정부로부터 지방에 이양된 사무는 사무이양 30%, 재정이양 20% 수준에 그치면서 자율적인 자치의 기능을 상실했다. 인구의 수도권 집중이 심화되면서 지방소멸위험지수도 그 어느 때보다 높아가는 상황이다. 때문에 비수도권에서는 지방분권을 이뤄내기 위해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등 자치분권 정책관련 법안의 조속히 처리돼야 지방분권의 길이 열린다. 사실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은 주민투표 등 주민참여제도의 실질화, 지방자치단체의 자치권 확대 등을 담고 있어서 실질적인 변화가 보인다. 이 개정안은 지난해 10월 행안부에서 발표된 이후 국무회의를 거쳐 지난 3월 상정됐으나 아직까지 큰 진전이 없다. 정부와 국회는 지역민의 요구를 외면하지 말고 지방자치법의 조속한 개정에 나서야 한다.

이번 국회는 20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인만큼 한국당에 강력히 바란다. 5·18진상규명특위 구성에 적극 협조하라.

17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 자격에 ‘군인으로 20년 이상 복무한 사람’을 추가하는 내용의 5·18 진상규명 특별법 개정안을 여야 합의로 처리됐다. 5·18 진상규명 특별법 시행 1년이 넘도록 출범조차 못한 진상조사위를 조속히 가동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5·18 진상규명 특별법이 여야 합의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게 지난해 2월이다. 여야는 당시 1980년 5월 광주에서 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암매장, 시민에 대한 최초 발포와 집단발포 책임자 및 경위 등을 밝힐 마지막 기회라고 판단해 특별법 제정에 합의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14일 법이 시행된 이후 1년이 지나도록 진상규명을 책임질 조사위는 출범조차 못 하고 있다. 9명의 조사위원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추천한 2명이 특별법이 규정한 조사위원 자격에 미달함에도 8개월째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이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이다. 올해 특위가 꼭 구성되어야 한다. 광주국회의원들이 힘을 모아 한국당을 설득해야 한다. 발포명령자, 학살과 암매장의 진실을 규명 못 한 채 내년 40주년을 무슨 낯으로 맞을 것인가. 제발 자유한국당의 협조를 바란다.

국회는 정상화됐지만 갈 길은 멀다. 20대 국회의 전체 법안 처리율은 27.9%에 불과하다. ‘맹탕 국회’로 비난받았던 19대 국회의 법안 처리율도 42.8%였다. ‘최악 국회’라는 오명을 벗으려면 마지막 국회라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지금 경제가 얼마나 어려운가. 추석 민심에서 청취했듯이 서민들의 삶은 너무 버겁다. 민생 법안 처리를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여야 대치 국면에 따른 국회 공전이 길어지면서 시급히 처리돼야 할 민생법안들이 국회에 수북이 쌓여 있는데 그 피해는 국민이 보고 있다. 상임위 통과가 임박한 법안이 ‘안건조정’ 신청으로 멈춰 섰거나, 상임위를 통과하고도 법사위에 계류 중인 민생법안들이 적지 않다.

여야 지도부는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어렵사리 국회 정상화에 합의한 만큼 의원들의 법안 처리라는 본업에 충실 하라. 대외적으론 안보·통상 쓰나미가 동시에 몰려오는 형국 아닌가. 위기상황에서 국회가 공전하는 건 국가적 손실이자 재앙이었다. 여야는 상대방 발목잡기와 흠집 내기에서 벗어나 대의정치의 정도를 보여주기 바란다.

행정부의 국정 수행을 입법과 예산을 통해 제도적·물적으로 뒷받침하면서 통제하는 것은 국회의 권한인 동시에 의무다. 국회는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제발 국회는 산적한 민생 관련 법안을 외면 말라. 국민의 고통에 공감하고 간절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지금은 대승적 결단이 절실한 시대 아닌가.

국민은 안팎으로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현실이 불안하다. 일본의 수출규제 외에도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상황이 엄중하게 돌아가고 있는데도 국회는 손을 놓고 있었다. 일본 수출규제 철회 촉구 결의안은 국회 외교통일위만 통과하고 멈춰 서 있다. 국가적 현안의 국회 차원 대응에 한시가 급한데, 난제를 쌓아두고 쌈박질만 해온 국회가 이번에라도 정상적으로 작동되길 간절히 바란다.

국민 세금으로 월급 받는 국회의원이 일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국민이 일 좀 하라고 사정하는 형국이다. 국민의 목소리에 눈과 귀를 열고 국민의 고통을 깊이 들여다보라. 국익과 민생을 위해 제발 이번엔 달라진 모습을 보여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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