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20일(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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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분권 관련법 12월안에 처리하라

  • 입력날짜 : 2019. 12.11. 19:13
지방이 위기다. 머지않아 지역이 사라진다는 진단도 오래전에 나왔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전국 228개 지역 중 97개 지역이 소멸위험에 처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지역소멸도 불편한 얘기지만 현재 지역을 더 억울하게 하는 건 지역 간 격차다. 2017년 지역별 지역 소득 현황을 보면 전체 지역소득의 50.3%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지역소멸과 지역 간 양극화 문제는 결국 대한민국 지속가능성의 문제이자 공정의 문제로 지금 해결하지 않으면 숙제다. 저출산·고령화에 의해 많은 지역들이 경제활동 가능인구가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고, 지역 간 불균형 역시 심각해서 여러 가지 불공정을 낳고 있다.

그래서 대한민국지방신문협의회가 12일 인천에서 자치분권 실태와 과제, 지방자치법 주민참여3법 개정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갖는다.

지방분권은 단순히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방정부로 이전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주체인 지역주민, 지방정부, 지방의회, 지방언론 등 지역의 권한과 자율성을 키워 지역 문제를 지역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한 지역이 가진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고 효율적으로 배분해 지역의 전략적 발전을 가능하도록 만들자는 것이 자치분권의 본말이다.

그러나 우리 자치 현실은 ‘2할 자치’라고 한탄할 만큼 자치분권 수준이 낮다. 문재인 정부는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을 위해 지난해 개헌안을 발의했고, 중앙정부의 사무들을 지방정부로 일괄적으로 이양하는 ‘지방이양일괄법’, 주민주권과 지방정부 및 지방의회 등의 권한을 키우는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등 자치분권을 위한 법안들을 발의했지만 개헌은 무산됐고, 현재 자치분권 관련 많은 법안들은 여전히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지방정부, 지방의회와 함께 지속적으로 처리를 촉구해온 ‘지방이양포괄법’은 이미 관련 국회 상임위 검토가 끝났지만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 상임위 검토에서 571개 사무 전체가 아닌 70% 정도만 수용됐지만, 그마저도 지역 입장에서는 절실하다. 지난해 처리를 기대했지만 결국 지금까지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3월 문재인 대통령은 개헌안에 ‘지방분권’을 명문화했다. 헌법 제1조 3항 ‘대한민국은 지방분권국가를 지향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국회 의결정족수 미달로 문 대통령의 개정안은 무산됐다. 정부는 개헌안이 무산되자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을 마련했다. 31년 만에 손을 보는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의 기본방향은 ‘주민의 삶의 질이 실질적으로 향상되도록 획기적인 자치분권 추진’이다. 이를 위해 ▲지역 풀뿌리 민주주의 활성화 ▲자치권과 사무를 대폭 확대 ▲국가-지방을 협력적 동반자 관계로 재편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성과 투명성 제고 등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등은 정부의 개정안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지방의 요구를 충분히 반영할 필요가 있다며 수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부의 개정안에 대해 이들은 ‘주무부장관의 지방에 대한 개입권한 강화는 오히려 지방자치발전 및 자치권 확대라는 입법취지에 역행한다’고 지적한 문제점의 수정을 요구했다.

또한 현행 지방자치법에서 단순히 인구 기준만으로 부단체장의 정수를 규정하고 있어, 지역주민의 급증하는 행정수요에 대응해 나가는 것이 매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대다수의 해외 선진국들과 같이 지방정부가 형편에 맞게 자율 결정하도록 지방의 인사권과 조직권을 조례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20대 국회가 이제 불과 반년밖에 남지 않았다. 남은 기간 동안 자치분권 관련 법안만큼은 반드시 처리돼야 한다. 지역의 입장에서는 생존 문제이고 민생과 삶의 질의 문제이다. 국가적으로는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일이며, 민주주의를 위한 일이다. 결코 늦춰서는 안 되는 일이다. 이제는 국회가 답해야 한다.

지금은 지방자치와 자치분권의 새 틀을 짤 아주 중요한 시기다. 지방으로부터 모아진 힘을 국가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기 위해선 반드시 지방자치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최근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공동회장단은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등 자치분권 관련법 국회 통과 촉구문’을 채택했다. 여야가 자치분권 관련 법안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조차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5월 임기가 만료되는 20대 국회와 함께 법안이 자동 폐기될 수도 있다. 내년 4월 총선을 감안할 때 법안을 처리할 마지막 기회는 이번 정기국회뿐이다.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는 이들 법안들은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소위에 상정됐지만 전문위원 보고만 진행된 뒤 다시 처리가 미뤄진 상태다. 기초정부의 다양성과 창의성, 자율성이 발휘되는 자치분권이 실현되려면 관련 법안이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

풀뿌리 지방자치와 자치분권 실현은 시대적 과제다. 정부와 국회는 말로만 지방분권 실현을 외치지 말고 관련 법안 통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더 이상 미적거릴 시간이 없다. 지방분권 실현의 토대가 될 관련 법안들이 20대 국회에서 쓰레기처럼 폐기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국민이 원하는 일, 해야 할 일은 꼭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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