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30일(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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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갑수와 함께 걷는 길] 영광 물무산 행복숲 둘레길
‘3代가 함께 걷는 숲길’에 행복이 찾아들다

  • 입력날짜 : 2020. 01.21. 18:53
편백명상원이라 불리는 편백숲길은 피톤치드를 마시면서 조용히 걷기 좋다.
날씨가 제법 쌀쌀하다. 올 겨울 들어 수은주가 가장 아래로 내려갔다. 비교적 포근한 겨울날씨가 계속되다가 갑자기 추워지니 몸이 움츠러진다. 그렇다고 활동을 하지 않으면 몸과 마음은 더 위축될 수밖에 없다. 하여 집을 나선다. 영광으로 향한다. 영광읍에 있는 ‘물무산 행복숲 둘레길’을 걷기 위해서다.
영광 땅은 불갑사나 백수해안도로, 법성포 등을 가면서 가끔 들르는 편이지만 영광읍내에는 오랜만에 왔다. 영광생활체육공원에 주차를 하고 밖으로 나오니 차가운 공기에 몸이 오싹해진다. 물무산 행복숲 둘레길을 걷기위해 생활체육공원길을 따라 올라간다. 영광생활체육공원에는 실내외 체육시설뿐만 아니라 62종 1만5천여주의 다양한 장미로 이뤄진 장미아치와 장미공원도 조성돼 있다. 그래서 장미 피는 5월에는 화려한 꽃잔치가 펼쳐진다.
물무산 행복숲 둘레길 입구로 올라가는데, 영광읍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물무산(250m)은 높지 않은 야산이지만 영광읍내를 동쪽에서 포근하게 감싸준다. 22번 국도와 가까워 영광주민은 물론 외지에서 오는 사람도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 이렇게 접근성 좋은 물무산에 둘레길을 조성해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찾는 공간이 됐다.

물무산 행복숲 둘레길은 영광군이 예산을 투자해 없던 길을 만들고 여러 편의시설을 설치해 2018년 3월 개장했다.

물무산 행복숲 둘레길 입구에 도착하니 ‘물무산 행복숲 종합안내도’와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둘레길은 나무계단을 올라가면서 시작된다. 짧은 계단을 올라서면 두세 사람이 나란히 걸을 수 있는 길이 숲 가운데로 구불구불 이어진다. 오솔길을 지나자 산비탈을 완만하게 올라갈 수 있도록 지그재그로 데크 다리를 만들어놓았다.

데크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길은 양쪽으로 갈린다.

여기에서부터 물무산 둘레를 한 바퀴 돌게 돼 있다. 물무산 허리를 돌아가는 길은 완만하게 이어진다. 우리는 왼쪽 유아숲체험원 방향으로 걷는다. 다양한 종류의 나무들로 이뤄진 숲에서는 새들이 노래를 부르며 추위를 이겨낸다. 둘레길을 걷다보면 나무 사이로 영광읍내의 건물들이 내려다보인다. 삶에 지쳐있던 사람들이 삶터를 바라보며 숲속에서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을 것 같다.

부드러운 오솔길은 다정하고 포근하다.

유아숲체험원에 도착했다. 유아숲체험원에는 숲속에 어린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각종 놀이시설·물놀이장·족욕장이 갖춰져 있다. 물무산 행복숲에는 유아숲체험원 외에도 편백명상원, 맨발황톳길, 소나무숲예술원, 가족명상원 등 여러 가지 테마를 가진 공간들이 마련돼 있다.
전망대에서는 영광군 묘량면·대마면과 전라북도 고창군 대산면의 넓은 들판과 옹기종기 모여있는 마을들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기존에 있던 숲에 수종이나 주변 분위기에 맞게 주제를 정해 길을 내거나 약간의 시설물을 설치해 이름을 붙여놓으니 테마가 있는 길이 됐다.

길은 경사를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완만하고 바닥에는 흙을 평평하게 다져 맨발로 걸어도 될 만큼 부드럽다.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걸을 수 있는 오솔길이다. 물무산 행복숲 안내도에 쓰인 ‘3대가 함께 걷는 숲’이라는 표현이 생각난다.

구간 전체가 숲길이어서 사시사철 언제라도 걷기 좋은 길이다. 물무산 행복숲 둘레길은 개장한지 2년도 되지 않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가 됐다.

삼림욕하기 좋은 편백숲을 만난다. 1991년 식재된 3천500여 그루의 편백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편백명상원이라 불리는 편백숲에는 곳곳에 평상이 놓여 있어 피톤치드를 마시면서 조용히 명상하기 좋다. 편백숲길을 걷고 있는데 그윽한 편백나무 향기가 온몸에 스며든다.

유아숲체험원에는 숲속에 어린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각종 놀이시설·물놀이장·족욕장이 갖춰져 있다.
푸른 편백숲을 지나니 다시 옷을 벗은 활엽수림이 맞이한다. 겨울을 견디고 있는 나무들은 성장을 멈추고 내면을 다지는 시간을 갖는다. 이런 겨울이야말로 활기찬 봄을 맞이하기 위해 내공을 키우는 기간이다. 나무 사이로 차가운 바람이 불어와 얼굴에 부딪친다.

물무산 서쪽 허리를 돌아가던 둘레길이 방향을 동쪽 비탈로 바꾼다. 산줄기를 돌아가는 지점에 사각정자와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에 서니 영광군 묘량면·대마면과 전북 고창군 대산면의 넓은 들판과 옹기종기 모여있는 마을들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동쪽에서는 장암산·태청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장성군과 경계를 이루며 하늘에 맞닿아 있다. 장쾌한 조망을 보고 있노라니 움츠러들었던 가슴이 시원하게 펼쳐지는 것 같다.

소나무예술원이라 부르는 소나무숲. 훤칠한 키를 자랑하는 소나무 줄기에는 화려한 무늬가 새겨진 천이 감겨있어 미술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동쪽으로 방향이 바뀌니 따스한 햇살이 둘레길로 파고든다. 길은 여전히 완만하고, 푸근한 흙이 카펫 위를 걷는 것처럼 푹신하다. 산허리를 돌고 돌아가는 길이 실타래에 감긴 실이 풀어지는 것처럼 자연스럽다. 고개를 들면 맨 몸의 나뭇가지들이 푸른 하늘에 그림을 그려놓았다.


맨발황톳길을 만난다. 황토를 두껍게 깔아 맨발로 황토를 밟으며 걸을 수 있는 길이다. 황톳길은 마른 황톳길과 질퍽질퍽한 황톳길로 나뉘어져 있다. 겨울철이라 잠시 마른 황톳길을 맨발로 걸어본다. 발이 시리어 오래 걸을 수는 없었지만 황토의 촉감이 부드럽다.

황톳길을 지나니 ‘소나무예술원’이라 이름 붙여진 솔숲이 기다리고 있다. 훤칠한 키를 자랑하는 소나무 줄기에는 화려한 무늬가 새겨진 천이 감겨있어 미술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숲 바닥에는 맥문동이 깔려있다. 매문동이 꽃을 피우는 8-9월에는 보라색 물결이 춤출 것이다.
숲속 고요한 곳에 가족명상원이라 불리는 시설물은 바람소리, 새소리 들으며 명상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소나무예술원을 지나자 둘레길은 갈 지(之) 모양을 하면서 고도를 높여간다. 숲길을 걷다보면 종종 주변을 전망할 수 있는 전망대도 있어 지루하지 않다. 바람소리만 들려오는 겨울숲길은 고요하고 평화롭다. 고요한 숲길은 그 속에 깃는 사람들의 마음까지도 고요하고 평화롭게 해준다.

숲속 고요한 곳에 가족명상원이라 불리는 시설물이 눈길을 끈다. 활엽수 울창한 숲속 사각형 목조 시설물 의자에 앉아 바람소리, 새소리 들으며 명상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가족명상원 의자에 앉아 눈을 감는다. 내 머리 속에 있던 잡념이 사라진다.

가족명상원에서 잠시 능선으로 올랐다가 우리가 출발했던 영광생활체육공원 방향으로 내려선다. 완만하게 돌아서는 둘레길에서 소나무들이 배웅을 해준다.

어느덧 영광읍의 건물들이 발아래 와 있다. 산보하듯이 가벼운 마음으로 걷다보니 물무산 산허리를 한 바퀴 돌고서 출발했던 자리에 도착해 있다. 고요한 겨울숲길이 내 가슴에 맑고 고요한 기운을 채워준다.


※여행쪽지
▶영광 물무산 행복숲 둘레길은 영광군에서 군민체육시설과 함께 만들어진 트레킹코스로 유아숲체험원, 편백명상원, 맨발황톳길, 소나무숲예술원, 가족명상원 등 여러 가지 주제를 가진 숲속을 걷는 길이다.
▶코스 : 영광생활체육공원→유아숲체험원→편백명상원→맨발황톳길→소나무숲예술원→가족명상원→영광생활체육공원 (10㎞, 3시간 소요)
▶영광읍내에 많은 식당이 있다. 그중에서 종가집(061-351-8585)은 영광굴비구이 정식(1만2천원)을 값싸게 먹을 수 있는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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