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28일(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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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대 방사광가속기 호남 구축 왜 필요한가
가속기 충청 1개·영남 3개…호남 ‘0’
균형위, 지난해 가속기 ‘한전공대 기본계획’ 의결
포항공대도 대학 설립과 함께 방사광가속기 설치
첨단연구인프라 수도권·충청 쏠림 극심…분산 절실

  • 입력날짜 : 2020. 04.06. 18:59
방사광가속기 호남권 유치 지지
광주·전남·전북 등 호남권 대학총장들이 지난달 10일 오후 전남도청에서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 호남권 유치 적극 지지를 위한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전남도 제공>
전남도가 유치전에 뛰어든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는 한전공대와 연계해 에너지 신소재, 신약 개발 등 모든 과학 연구에 활용 가능한 에너지신산업 클러스터의 핵심 연구시설이다.

도는 호남권에 구축된 산업 기반과 보유자원을 고도화해 국가 과제인 첨단 소재·부품 및 기초과학 진흥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광주·전남·전북은 가속기 연구시설이 전무해 첨단 연구환경 조성이 시급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지역 균형발전 측면에서 4세대 가속기 호남 구축은 필수라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호남권 침체 가속화 전환점 절실

국비 8천억원 등 총 1조원이 투입될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는 둘레 800m로 빔라인 40개가 설치된다. 방사광가속기는 빛의 속도로 전자를 가속해 얻은 방사광을 통해 물질의 기본 입자를 관찰,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초정밀 대형 연구시설이다.

전남도가 방사광가속기 호남 구축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수십 년간 심화된 호남권 침체와 낙후의 악순환을 더디게 할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수도권 인구 집중은 1970년 28%에서 2018년 50%로 가속화되고 있다. 수도권 집중 뿐만 아니라 지방권역 간 인구 격차도 커지고 있다. 1970년 이후 호남권은 122만명(1970년 632만명→2018년 510만명)의 인구가 감소한 반면, 충청권은 137만명(426만명→563만명), 영남권은 364만명(937만명→1천301만명) 증가했다. 충청권은 2000년 이후 증가가 두드러진다.

이는 참여정부의 균형발전 정책에도 불구하고 공공기관의 수도권·충청권 편중이 지속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기준 362개 공공기관 분포 지역은 수도권 157개, 충청권 84개, 영남권 74개다. 혁신도시 조성으로 일부 공공기관이 이전했음에도 호남권에 있는 공공기관은 29개에 불과하다.

미래 혁신 성장과 청년 고용을 이끌 첨단 연구 인프라도 수도권과 충청권 중심으로 구축돼 있다. 초대형 연구시설이 충청권 4개, 영남권 3개, 수도권 2개인 것과 달리 호남권은 단 1개도 없다.

총 R&D 투자액(2017년 기준) 역시 수도권이 68.7%로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충청권 16.4%, 영남권 11.0%, 호남권 3.0% 등 호남 소외가 뚜렷하다.

◇국가 정책 배려 충청권 비약적 발전

호남권과 달리 국가의 정책적 배려에 의해 충청권은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우선 행정도시 육성의 경우 1997년 8개 기관으로 대전청사를 조성했고 2010년 충북 오송 보건의료행정타운(6개 기관), 2013년 세종특별시 행정중심복합도시 조성(22개 중앙부처 및 19개 연구기관) 등이 이뤄졌다.

충청권은 대규모 국고를 투입한 연구 인프라도 우위에 서 있다. 1973년부터 1992년까지 대전 대덕연구단지를 조성한 데 이어, 2009년부터 오송 청담의료복합단지(1조7천억원)를 조성하고 있다. 2011년 대전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2조3천억원)까지 국책 연구기관과 초대형 연구시설이 충청권에 집중 건설되고 있다. 현재 원자력연구원과 항공우주연구원 등 연구기관 45개에 연구기술직 3만6천명이 근무 중이다.

가속기의 경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현재 국내 가속기는 충청권에 1개(대전 중이온), 영남권에 3개(포항 방사광, 경주 양성자, 부산 중입자) 조성돼 있다. 포항 4세대 선형 방사광가속기와 대전 중이온 가속기는 사실상 공모 없이 정책 고려에 의해 입지가 결정됐다.

◇한전공대와 연계 시너지효과 가능

이런 상황에서 호남권의 방사광가속기 유치 노력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호남권 21개 대학 총장이 지난달 10일 방사광가속기 유치를 결의한 데 이어, 지난달 25일엔 호남권 3개 시·도지사(김영록 전남지사, 이용섭 광주시장, 우범기 전북도 정무부지사)가 손을 잡고 공동 유치를 선언했다.

국정과제인 한전공대와 연계한 세계적 에너지신산업클러스터 육성을 위해 방사광가속기가 절대 필요한 시설이라는 게 호남권의 입장이다. 앞서 지난해 9월 국가균형위원회는 4세대 방사광가속기 구축을 한전공대 설립 기본계획으로 의결한 바 있다.

호남권은 과거 포항공대 역시 대학 설립과 함께 방사광가속기 설치로 발전을 이끌어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게다가 현재 가속기가 충청과 영남에 집중돼 있는 만큼 대형 연구시설의 국토 균형 배치로 균형발전과 시설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와 함께 치열한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 충북 오창의 경우 대전 중이온가속기와 함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로 이미 지정돼 있는 것도 향후 평가 과정에서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다수 과학자들이 수도권 중심의 접근성 보다 균형발전, 시설 안정성을 중시하고, 해외 방사광가속기 역시 지방 위주로 입지를 선정하고 있어 향후 부지 선정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실제 4개 시·도(인천, 강원, 충북, 전남)와 2개 연구기관(원자력연구원, 기초과학지원연구원)이 지난달 가속기 이용 관련자 33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가속기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가장 필요한 사항으로 가속기 데이터 질의 세계적인 경쟁력 확보(32.6%), 빔타임의 충분한 확보(27%), 운영인력 전문성(15.4%), 지원 인력 충분한 확보(11.6%), 접근 편의성(8.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스웨덴 맥스포연구소는 스톡홀름에서 600㎞ 떨어진 룬드시에 위치해 있고 일본 슬릿제이 역시 도쿄에서 350㎞ 거리인 센다이시에 조성됐다.

/김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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