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14일(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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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탄 칼럼]심기일전이 필요한 전남
논설실장

  • 입력날짜 : 2020. 07.05. 17:59
차세대 방사광가속기를 유치하게 된 충북 오창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최근 1억원 안팎 올랐다고 한다. 치솟은 아파트 가격 때문에 매도인이 위약금을 물더라도 매매 계약을 취소하는 사태도 있다고 전해진다. 방사광가속기가 과학연구뿐 아니라 엄청난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오고 있는 것이다.

전남지역은 ‘닭 쫓던 개’ 속담처럼 허망함을 달래고 있다. 오창으로 방사광가속기 입지가 최종 선정됐다고 정부 발표가 나왔을 당시 속으로 부글부글, 또는 흐느끼는 전남지역민들이 있었을 것이다. 지금은 분연히 떨쳐 일어나 추가로 방사광가속기를 유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달 24일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전남 블루이코노미 경제 투어를 하면서 방사광가속기 추가 설치에 대한 지원을 시사해 분위기가 조금 ‘업’ 됐다. 강 수석은 “한전공대가 차질 없이 준비해 나갈 수 있도록 정부에서 관심을 가질 것이다. 호남권의 염원이었던 방사광가속기 유치에 고배를 마신 점이 아쉽다. 지속적으로 대형연구시설 구축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피력하고 함께 노력해 나가면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아무래도 낙후된 전남의 발전 속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려면 방사광가속기 구축만한 것도 없는 것이 아닐까 한다. 아직 정부는 추가로 방사광가속기를 설치할 계획을 전혀 밝히고 있지 않지만 전남의 입장에선 앞으로 착공하는 한전공대를 생각하면 시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한전공대의 연구 역량을 높이는 차원에서 그렇고, 국토균형발전 차원에서도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전남은 널리 알려진 것처럼 블루이코노미로 신성장 엔진을 삼고 있다. 전남만이 갖고 있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이용한 미래 생존사업이다. 이는 현 정부도 전폭적인 지원을 표명한 만큼 큰 문제없이 잘 추진되리라 믿는다. 하지만 정부의 최첨단 대형연구시설이 언젠가는 전남에 들어와야 지역발전의 방정식이 맞아떨어진다. 블루이코노미의 지리적 조건과 과학연구 역량의 조합이 이뤄져야 한다.

여기에 지역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을 위해서는 수준 높은 의료시설이 덧붙여져야 한다. 전남에는 정말이지 중요한 것들이 별로 없는데, 특히 전국 광역지자체 중 유일하게 의대가 없는 점이 뼈아프다. 벌써 전남의 30년 숙원사업인 의대 유치는 올해 전남 최대 현안으로 부상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공공 의료시설과 의료 인력의 확대 필요성이 커지면서 정부로부터 충분한 관심과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정부와 여당이 의료 인력 제한을 일정 정도 푼다고 하니 전국 여기저기서 그동안 잠재된 의대 유치 열정을 분출하고 있다. 부산 부경대와 경남 창원대가 이미 전담조직을 만들어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지역 정치인과 전문가들이 세 결집에 나선지 꽤 시간이 흘렀다. 여기에 포항시도 지역대학과 연계해 의대 신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울산도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 의예과를 개설하기 위해 바쁘다. 지금은 경남지역에서 의대 유치전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지만 또 어느 지역에서 의대를 유치하겠다고 덤빌지 모른다.

이번만큼은 타 지역으로 넘겨주는 일이 없어야 한다. 관계 당국과 지역민은 똘똘 뭉쳐야 한다. 적전 분열을 피하기 위해 전남 동부 순천과 서부 목포의 행정기관 및 대학이 서로 자기지역으로 의대를 유치하려는 소모전을 접고 우선 전남으로 유치하자는 데 뜻을 모은 것은 정말 잘한 일이다. 대의를 위해 소지역주의를 버린 것이다.

전남은 한전공대와 짝인 방사광가속기, 그리고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기 위해 의대를 유치해야 하는 절박함에 놓여 있다. 이것은 전남의 이기주의가 결코 아니다. 진즉에 정부가 나서 설립했어야 할 필수기관들이다. 역대 권위주의 정부의 수도권·영남 편중 정책 피해가 아닐 수 없다. 이제는 시대가 바뀌어 지자체가 독립적으로, 경쟁적으로 나서 역량을 발휘해 성취해야 한다. 참 힘겨운 싸움이고 야속한 세월이다.

방사광가속기 유치전 때 전남도와 나주시는 충북 오창과 강원 춘천, 경북 포항 등과 혈전을 벌였다가 오창에 넘겨주고 말았다. 당시 행정기관은 물론 기업과 대학, 정치권, 시민들은 전남이 아니면 안 된다며 정부를 상대로 대대적인 유치 운동을 전개했지만 안 통했다. 그리고 절치부심, 이제 규모가 더 큰 방사광가속기의 추가 유치를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동시에 의대 유치전을 경남지역과 한판 벌이게 됐다. 전남이 안 되는 싸움을 하고 있는 게 절대 아니다. 분명히 의대를 가져와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 언제까지 대학병원이 없는 전남, 변변한 최첨단 과학연구시설 하나 없는 전남이 될 것인가.

최근 전남도를 비롯해 대학,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의대 범도민 유치 결의대회와 유치위원회 출범식이 있었다. 200만 도민의 힘을 모아 반드시 의대 유치에 성공하기로 결의했다. 전남이 질적인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의대 유치와 방사광가속기 구축이 필수적이다. 잘 사는 전남이 되기 위해서는 꼭 그렇게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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