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30일(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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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설 몇 마디
김종 시인

  • 입력날짜 : 2020. 09.14. 19:26
<평설 몇 마디>

▶‘가을날 장불재를 오르’다 보면 무등의 이마가 피워놓은 억새의 향연에 순백의 바다를 만난 듯 온천지가 휘황하다. 시 ‘무등산 억새꽃’은 모진 세월 칼바람을 상대하여 노래 대신 온몸으로 울고 있다. ‘그날, 총칼에 흘린 핏방울’에 개화산통도 아랑곳없이 제 몸 갈기갈기 찢어놓고 ‘동백꽃보다 붉은 핏빛 목소리’가 작품 전편에 서럽게 들리는 듯하다.

▶벌거벗은 나무가 ‘나목’인데 ‘어린 새싹’ 곱게 기르던 봄날, ‘파랗게 윤기’ 흐르던 무성한 풍치의 여름, ‘노랑 저고리 빨강 치마 입히’던 가을, ‘눈보라에 참혹하게 꺾이는’ 겨울나무 등 나무의 사계절을 한눈에 펼쳐낸다. 지금의 나무는 삭풍에 몸을 떠는 애처롭고 벌거벗은 모습이지만 ‘새봄의 꿈을 안고’ 시련을 견디는 속살 떨리는 인고의 모습이 의지적으로 읽힌다.

▶‘호숫가 풍경’은 ‘잔물결 도란도란 곱게 일렁이’는 풍암호수를 서정적으로 노래한 작품이다. 호수 길을 거닐어본 사람은 봤겠지만 ‘그칠 줄 모르는 이야기’로 둘레길을 활기차게 오가는 ‘와사보생’(걸으면 살고 누우면 죽는다)의 사람들이 풍경의 일부처럼 싱그럽기까지 하다. 짙푸른 산몰랭이(모퉁이), 시원한 물그림자, 호탕한 웃음소리엔 어느 샌가 서글픈 그리움’이 깔리면서 또 다른 풍경을 지어내고 있다.

▶수필 ‘불일암’은 고려 때 창건했고 6·25때 퇴락했건만 법정 스님으로 중건되고 꽃피운 ‘무소유’로 유명세를 탄 득도의 암자이다. 마음 속 깊이 ‘사유와 성찰로 묵언수행’을 다짐하는 작가는 자신의 일을 환하게 꽃 피울 생의 여러 과정을 생전의 법정처럼 무소유에서 찾아가고 스스로를 위로하고 만족하기 위해 마무리를 위한 내려놓음과 비움, 용서와 자비를 ‘묵언’ 중에 깨우쳐가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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