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6(일) 21:12
사단법인 너머와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등 71개 시민사회·종교·동포지원 단체들은 지난달 28일 “전쟁이 60여일을 넘어가면서 민간인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며 “정부는 우크라이나 고려인 동포들을 돕기 위한 긴급구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주택과 산업시설은 물론 병원과 학교 등의 시설마저 폭격의 대상이 되고 있는 탓에 민간인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2만명에 달하는 고려인 동포 중 다수는 우크라이나를 떠나 폴란드나 루마니아 등 주변국과 유럽 각지로 피난길에 오르며 한국으로 귀환을 희망하고 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토로했다.
긴급한 피난 과정에서 비자를 발급받기 위한 여권 등 서류들을 미처 챙기지 못한 이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앞서 정부는 고려인 동포들의 이러한 어려움을 인지하며 관계부처 간의 협력을 통해 신분증만으로 입국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도록 긴급조치를 시행했다. 그 덕에 지난달 17일 첫 사례로 김루샤(66)씨가 국내에 무사 입국했다.
이러한 인도주의와 동포애에 입각한 사증 발급 간소화와 여권 미소지자에 대한 여행증명서 발급 등의 전향적 조치 덕에 고려인 동포의 어려움이 다소 해소됐으나 아직까지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포들의 여전한 탓에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게 단체의 입장이다.
단체는 “현재 우리 정부는 한국에 친척이나 가족 등 연고가 있는 피난 동포들에게만 여행허가증을 발급하고 있어 한국에 연고가 없는 동포들은 입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와 더불어 소비에트가 붕괴되며 삶의 근거지를 옮기는 과정에서 미처 우크라이나 국적을 취득하지 못한 고려인과 행정체계 붕괴로 관계증빙이 어려운 동포 가족들에게 포괄적 입국을 허가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한국으로 귀환 허가를 받는다 하더라도 항공료를 감당하기 어려운 동포들이 대다수다”며 “일부는 한국에 있는 친인척이나 가족들의 지원을 받기도 하지만 3-4명에 이르는 일가족 전체 비용을 감당하기란 쉽지 않은 탓에 정부 차원의 전세비행기 제공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열변했다.
또 아직까지 피난길에 오른 고려인들의 현황이 제대로 집계되지 않았고 이들에 대한 대책이 없어 유럽 현지의 상황조사와 피난민들에 대한 임시 숙소나 식량 등 인도적 지원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고려인 동포의 귀국과 국내 정착을 위해 두 팔을 걷어붙인 광주 고려인마을도 2일 고려인마을 지원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크라이나 고려인 동포의 긴급구호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광주 시민사회단체가 구호활동을 펼치며 고려인 동포들의 입국을 돕고 있지만 입국을 희망하는 전쟁난민의 숫자가 1천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돼 정부 차원의 대책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는 “전쟁의 화마를 피해 광주에 정착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지고 후원에 앞장 서 주신 광주지역사회와 국내·외 후원자들에게 머리숙여 감사드린다”면서도 “아직도 도움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동포들이 많기 때문에 더욱 더 관심을 가지고 지원에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해 고려인 동포들의 구호활동을 주도하고 있는 김경은 변호사도 “정부 차원에서 고려인과 그 가족들에 대해 포괄적 입국을 허용해달라”며 “지역 사회에서도 모국 귀환 동포들의 항공료와 임시 숙소 마련 등에 필요한 지원등 모금에 손을 보태 달라”고 덧붙였다.
/안재영 기자
안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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