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바둑중학교 3학년 서준우 군

“바둑은 늘 재밌고 새롭습니다. 아직도 많이 배워야죠.”

순천에 위치한 한국바둑중학교 3학년 서준우(15)군이 지난달 열린 한국기원 주최 입단대회에서 승리를 거두며 입단 관문을 통과하고 수졸이 됐다.

서군은 한국기원에서 열린 제15회 입단대회 최종국에서 세종지역의 한 학생에게 238수 끝에 백 불계승해 입단에 성공했다.

입단은 아마추어에서 프로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프로 바둑기사’가 되는 것이다. 프로 기사가 되면 프로 시합에 진출할 수 있고 바둑을 바라보는 세계 역시 확장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한국기원 소속 프로기사는 서준우 학생을 포함해 남자 330명, 여자 78명 등 총 408명이다.

한국 바둑중학교는 제12-15회에 걸쳐 지역영재 입단대회에서 연거푸 입단자를 배출했다.

광양 출신 서군은 2019년 맑은샘배 고학년부 우승, 소년체전 금메달을 획득했다. 그는 현재 2022조아제약 루키바둑리그 순천만국가정원팀 선수로도 활약 중이다.

서군의 바둑 시작 계기는 그저 ‘재밌어 보여서’였다. 7살 때부터 집 앞 바둑학원을 다니기 시작했고 8살 여름방학 때는 경남 진주에서 문영근 프로에게 교육을 받았다. 또 9살 여름방학에는 전주로 이사했고 이후 순천에 위치한 한국바둑중학교에 입학했다.

서군은 입단대회 당시를 회상하며 긴장했지만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프로 입단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내가 제일 세다’, ‘나를 이길 수 있는 자는 없다’는 생각이 서군의 자신감을 북돋았다.

서군의 자신감에는 분명한 근거가 있었다. 중학생 서군의 하루 연습량은 6시간이 넘는다.

일곱살 때 처음 바둑을 배운 서군은 초등학생 때부터 학기 중에는 7시간, 방학 중에는 10시간 씩 바둑에 매진했다.

서군의 학교 생활은 어느 학생들과 같지만 또 다르다.

등교 후 오전에는 국어, 영어, 수학 등 교과목 수업을 듣는다. 점심을 먹은 뒤에는 이른바 ‘바둑 타임’이 시작된다. 2시께부터 3시30분까지는 ‘교내 리그전’을 통해 바둑을 두고 청소와 종례를 마친 뒤에는 오후 9시까지 바둑 공부에 매진한다.

이렇듯 바둑이 곧 일상이자 운명이 돼버린 날들로 10여년이 지났지만 현재까지도 하루도 빠짐없이 바둑에 매진하고 있다.

서군은 여전히 바둑이 재밌다고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서군은 “바둑은 경우의 수가 너무 많다. 둘 때마다 형태가 다르고 놓을 수 있는 바둑의 모양이 다르기 때문에 매번 새롭고 재밌게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서군이 오랜시간 바둑에 매진할 수 있었던 것은 부모님 덕분이다. 서군은 “대회에서 지고 돌아온 날엔 부모님이 말없이 어깨를 토닥여 주시며 응원해 주셨다. 가장 큰 힘이 되는 존재”라고 언급했다.

/김다인 기자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