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동구가 5·18민주화운동 43주년을 맞아 기획한 ‘택시운전사와 함께 5·18 사적지 드라이브’ 투어 프로그램 운행 첫 날인 15일 시민과 관계자들이 출발 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주성학 기자

“민주주의를 위한 항쟁의 역사를 되새기는 시간이 됐습니다.”

15일 오후 2시께 광주 동구 동부경찰서 인근. 광주 동구가 5·18민주화운동 제43주년을 맞아 기획한 레트로 택시(스텔라)를 타고 역사 현장을 둘러보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한 시민들로 북적였다.

해당 프로그램은 ‘2023년, 다시 달리는 택시운전사’로, 국내외 관광객 및 광주시민들을 대상으로 5·18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높이기 위해 영화 택시운전사(5·18당시 현장을 소개한 영화)를 콘셉트로 구성됐다. 택시는 다음달 13일까지 운행된다.

프로그램은 ‘80년 5월, 택시운전사’와 ‘택시운전사와 함께 5·18 사적지 드라이브’로 구성됐다. ‘80년 5월, 택시운전사’는 1980년대 소품과 레트로 택시 포토존을 재현해 당시 생활사를 엿볼 수 있는 전시·홍보관으로 꾸려졌다. ‘택시운전사와 함께 5·18 사적지 드라이브’는 택시에 탑승, 안내 기사가 5·18 현장을 설명하는 투어 형식으로 택시승강장부터 ▲금남로 ▲옛 MBC 방송국 ▲옛 전남도청 ▲옛 적십자병원 ▲전일빌딩245 등 15분가량 돌아보는 코스다. 투어는 평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주말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이날 투어 첫 참가자는 20대 커플이었다. 투어를 마친 커플은 “TV나 영화에서 봤던 택시를 직접 타보니 신기하다”, “연식이 오래된 것 같은데 잘나가서 놀랐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특히 커플 중 박수훈(24)씨는 “아버지가 5·18 당시 택시 운전을 하셔서 어릴 때부터 참혹함에 대해 얘기를 들었지만, 직접 택시를 타고 항쟁 당시의 현장을 돌아보니 책으로만 배웠던 군부독재에 맞섰던 민주주의 역사를 다시금 되새기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투어 택시의 운전은 장유정(58)씨가 맡았다. 장씨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여고 인근에 거주해 현장을 직접 목격하고 겪어서 사적지에 대한 설명의 생생함을 더했다.

장씨는 전일빌딩 이름 뒤에 붙은 245의 의미와 당시 시위대의 항쟁이 있었던 금남로 현장에 대해 설명했고, 차량 밖에서는 길을 걷던 이들이 스텔라 택시의 사진을 휴대전화에 담느라 바빴다.

오경영 동구 관광진흥계장은 “시민들이 직접 택시를 타고 5·18 항쟁의 역사현장을 돌아보면서 5·18의 역사와 의미에 대해 알아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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