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찾아서’

‘꿈을 찾아서’

산등성이 사이로 높고 긴 봉우리들이 솟아있다. 겹겹이 쌓인 질감은 산을 더욱 입체적으로 보이게 한다. 하늘과 땅 그리고 인간 삶의 이야기가 화폭 속에 펼쳐진다.

한국화가 백현호 작가의 열아홉번째 개인전 ‘꿈을 찾아서’가 오는 16일까지 북구 자미갤러리에서 열린다.

산을 즐겨 그리는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입체적으로 표현한 자신만의 특별한 산 그림 20여점을 선보인다.

20년 간 줄곧 전통산수를 그려온 그는 세필 수묵산수와 채색 산 등을 거쳐 최근 이전과는 다른 산 그림을 내놓았다.

작가는 “예전엔 단순히 하늘과 산만을 그렸다면 이제는 수행하는 느낌으로 물감을 쌓아 올리며 입체적인 산을 표현하고 있다”며 “산을 중심에 놓고 위로는 하늘과 별, 아래로는 산을 오르는 사람이 등장한다. 곧 하늘과 땅, 사람이 조화로운 세상을 그려낸다”고 설명했다.

단순화된 조형언어는 이전 작품들과 비슷하지만, 이번 작품들 안에서는 변화가 일렁인다. 가장 큰 차별점은 호분을 올리고 또 올려 입체적으로 표현한 산등성이다.

호분은 흰색 안료로 바닷가 모래사장의 조개껍질 등을 빻아 만든다. 작가는 얇고 투명하게 호분 채색을 하는 방식으로 열 번이고 스무번이고 쌓아 올려 마치 돌담처럼 산의 능선을 그려낸다. 바탕색 역시 색을 쌓아냈기 때문에 색감이 안쪽으로부터 올라온다.

오랫동안 산행을 이어온 작가는 지금도 한달에 서너번은 꼭 산에 오르며 자신의 그림의 틀을 잡는 데 도움을 받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는 “안 가본 산이 없을 정도다. 그 중에서도 월출산을 중심으로 주작산, 천관산, 두륜산, 달마산 등 남도 소재의 산을 많이 다녔다”며 “이들 산은 맥이 확실히 드러나 작업하는 데 있어 모티브를 많이 얻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작가의 산 그림 중에는 노란색이 많이 보이는데, 이는 부와 행운을 상징하는 것으로 가정에 화목이 가득했으면 하는 작가의 바람이 담겨있다.

하늘에는 간혹 달이나 별이 떠있다. 이는 어렸을 적 하늘을 보며 기도하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을 것 같다는 순수한 마음에서 비롯됐다.

마지막으로 작가는 “내 그림 속에는 천지인이 모두 들어있다. 계절에 따라 변하는 다양한 빛깔의 산과 마음 속 떠오르는 환상적인 자연풍경이 펼쳐진다”며 “다음 작업으로는 한층 덜어낸 색다른 산을 선보이고 싶다. 한 자리에 머물러있지 않고 조금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개인전이 끝난 후 오는 20일부터 12월1일까지 서구 갤러리 빛고음에서 같은 주제로 전시가 열릴 예정이다.

/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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