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치동물원은 광주시민의 쉼터 역할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속에서도 생태학습과 휴식공간으로 활력을 되찾아가는 모습이다. 기후변화와 서식지 파괴 등으로 멸종위기에 놓인 동물 종들을 보존하고 확산하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마다가스카르의 추장 알락꼬리여우원숭이들과 안데스요정 알파카, 주먹대장 스라소니 등 새로 들여온 동물을 만나볼 수 있다.

하지만 최근 트렌드인 동물 복지를 외면한듯 비극도 끊이지 않으면서 비판을 사고 있다. 최근 5년(2016년 1월1일-지난해 12월31일)간 모두 180마리가 폐사했으며, 서로 싸우는 과정에서 죽은 이른바 ‘투쟁사’나 사고사만 52마리로 조사된 것이다. 노령으로 인한 자연사, 심각한 질병에 따른 이유는 어쩔수 없다 쳐도 동물의 생태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열악한 사육환경에서 희생된 경우가 상당수여서 안타까움을 낳고 있다.

단적으로 현재 동물원에서 생활하는 개체는 106종 657마리이지만 수의사는 4명에 불과하다. 여기서 행정직 1명을 제외한다면 1명당 219마리을 맡아 진료과 병리 방역업무를 하고 있는 셈이어서 사실상 제대로 된 관리가 어렵다. 동물 수도 해마다 감소세로 5년 전과 비교해보면 지난해 기준 90마리가 줄었다.

30년이 지난 낙후 시설도 지적된다. 코끼리 하루 평균 이동 거리는 30㎞ 가량인데, 우리 너비는 대략 330.6㎡(100평)로 비좁으며, 일부는 콘크리트 바닥에 감옥처럼 쇠창살로 만들어져 있다. 초식 동물사는 흑염소 등이 한 데 모여 군집 생활을 이어가는 등 1세대 방식의 관람형 전시 형태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한 현실이다. 대대적인 리뉴얼을 진행하며 동물들이 살기에 좋고, 자연을 배우는 친환경과 생태를 강조한 동물원으로 거듭나면서 방문객을 불러모으는 다른 지역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우치동물원은 2017년부터 50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하며 서식 환경 등을 개선해 생태동물원을 표방하기도 했지만, 해마다 10마리 이상 투쟁사 또는 사고사하는 상황으로 각 개체의 건강을 체계적으로 돌보기 위한 관리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활용도가 높은 넓은 부지에 놀이시설을 함께 갖춘 우치공원은 관광 인프라 확충에도 충분한 잠재력을 지녔다. 명실상부 호남의 대표 명소로 도약하기 위한 실제적 노력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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