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20일(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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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가 등교 거부 ‘허울뿐인 학폭위’
가해학생 비행행위 SNS 버젓이…관리 도마위
일부 가해자와 분리조치 안되고 같은 교실생활
정신과 심리치료·변호사 선임 등 경제적 부담도

  • 입력날짜 : 2019. 08.07. 19:31
“학교와 교육행정당국의 외면 때문에 학교폭력 피해자에게는 고통만 남았습니다.” 동급생으로부터 학교폭력 사건이 발생해 학교폭력자치위원회까지 열렸지만, 미미한 후속조치 때문에 피해학생이 되레 등교거부를 하는 등 2차 피해를 입고 있다는 지적이다.

7일 학교폭력 피해학생 아버지 A씨는 “수차례 교육당국에 이의를 제기하고, 수사기관에 진정서까지 제출했지만 가해자가 여전히 비행을 저지르고 있음에도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B(17)군은 지난 3월 완도 모 고교 기숙사에서 ‘기절놀이’ 등 학교 폭력의 피해를 받은 후 현재 불면, 불안, 학교적응 어려움 등의 문제로 지난 5월부터 외상후스트레스 장애 판정을 받고 치료 중에 있다. 앞서 해당 학교는 학교폭력 발생 이후 곧바로 가해학생을 분리하지 못해 적절치 못한 대응을 했다는 비난여론을 산 적이 있다.

A씨에 따르면 학폭위 이후에도 B군의 고통은 지속됐다. 퇴학처분을 받은 가해학생 부모측에서 재심 청구를 해 다시 학폭위에 불려가 끔찍한 기억을 되돌려야 했으며, 가해학생 7명 중 3명은 퇴학처분을 받았으나, 4명은 학교에 남게 된 때문이다. 특히, 퇴학당한 가해 학생들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B군을 조롱하는 듯한 사이버 폭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A씨는 주장했다.

학교폭력으로 퇴학처분을 받은 가해학생들에 대한 후속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음으로써 2차 피해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실제 이들이 퇴학 이후 위탁기관에서 4주간의 교육을 받는 시기마저도 미성년자의 신분으로 버젓이 캠핑장이나 술집에서 술 마시는 모습을 SNS 상에 게재하기도 했다. 또 해당 학교 재학생들에게는 더이상 가해학생들에게 돈을 빌려주거나 뺏겨서는 안된다는 경찰의 권고 사항도 내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B군의 학업중단 위기와 함께 제반 치료비까지 감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교육당국에도 피해 보상과 가행학생에 대한 관리 등에 대해 꾸준히 이의를 제기했지만 ‘위탁기관의 소임’이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이번 학폭 사건을 접수받은 경찰은 지난 4월29일 검찰에 송치했지만 3개월째 사건 처리가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의 학교폭력 1-9호 처분은 대부분 처벌을 전제로 하고 있다. 가해학생이 어떻게 관리되고 있고 무엇보다 피해학생이 어떻게 회복되는지에 대한 사회 전반의 관심이 필요한 대목이다.

A씨는 “아들이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정상적인 학업을 이어갈 수 없어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서 “결국 가해학생들이 비행행위로 활개치고 다니는 것도 조속한 법의 심판이 없어서다. 이젠 변호사까지 선임해야 할 경제적 부담에도 시달리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합의과정에서 협박을 당하기 일쑤고, 학교측으로부터 사건을 무마하기 위한 뒷거래 제안을 받기까지 하는 등 수모를 겪어야 했다”면서 “더 이상 수사기관이나 교육청을 신뢰할 수 없는 상태로 거주지역을 옮기는 방법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토로했다./오승지 기자


오승지 기자         오승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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