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이공대 ‘배려 교통문화 실천’ 동참 조선이공대학교가 ‘배려 교통문화 실천운동’에 동참한 가운데 10일 오전 대학본부 앞 광장에서 최영일 총장, 정성광 총학생회장, 홍보대사, 교직원, 재학생 등 50여명이 캠페인송에 맞춰 율동을 하고 있다./조선이공대 제공

지난달 20일 오후 서구 쌍촌동 옛 호남대 앞 도로. 승용차를 운전중인 정모(53·여)씨가 차선을 착각해 30대 남성 운전자의 차량을 막아서는 일이 있었다.

정씨는 초보 운전자 스티커를 차량 후미에 붙이고 있었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뒷 차량은 경적을 계속 울려댔다. 당황한 정씨는 사과를 하려고 운전석 창문을 열었지만 상대방 운전자에게 그만 봉변을 당했다.

30대 남성은 정씨와 말다툼을 하던 중 “ⅩⅩ야 운전을 못하면 나오지를 말아야지”라는 욕설과 함께 정씨 얼굴에 침을 뱉는 등 폭행했다.

경찰은 “초보 운전자 중에서도 여성이라고 하면 갑자기 돌변해 함부로 대하는 남성 운전자들이 있다”며 “잘잘못을 떠나 초보·여성운전자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여성 운전자에 대한 폭언·위협을 근절하기 위한 캠페인을 벌이지만 아직도 도로 위에서 여성·초보운전자에 대한 욕설이나 비아냥이 난무하고 있다.

도로교통공단이 발표한 ‘여성운전자 현황과 여성운전자 교통사고 특성’에 따르면 여성 운전면허소지자는 1990년 인구 100명 당 운전면허 보유자 수 4.9명(100만명)에서 지난해는 47.6명(1천100만명)으로 11배 늘었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남성 운전면허소지자는 2배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여성 운전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지만 도로 위에서 여서 운전자에 대한 세심한 배려는 찾아보기 힘들다.

도로 위에서 여성·초보 운전자에 대한 폭언과 욕설 등을 일삼는 운전자들에게도 차량을 도로에 처음 가지고 나온 가슴 떨리고 두려웠던 초보시절이 있었을 것이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도로 위 운전자들은 각자의 버릇, 반사신경, 시야 등 가지각색 천차만별의 습관을 가지고 있다. 처음부터 능숙한 운전자는 드물다.

운전을 시작한 것도 제각각. 도로에서 운행하는 운전자 중에는 오랜 경력의 운전경력을 갖고 있는 운전자도 있고 이제 막 운전을 시작한 초보 운전자도 많다. 또한 운전자는 처음 접하는 주행로여서 주위를 제대로 살피지 못할 수도 있다.

이러한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야 함에도 남성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김여사’라고 여성·초보 운전자 비하에 거리낌이 없다.

세계 각국에서 보고된 연구 결과에서 여성들이 상대적으로 남성에 비해 운전이 미숙하다는 결과가 다수 도출되기도 했다.

독일 보쿰루브 대학은 남·녀 주차 능력 실험에서 평균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주차 시간이 평균 20초가 더 걸리고 정확도 면에서도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시민 정희영(27·여)씨는 “회사에 입사하면서 차량을 어쩔 수 없이 구입하게 됐다. 하지만 지금은 급한 상황이 아니면 운행을 하지 않는다”며 “여성이 운전한다는 것 하나만으로 무시와 비아냥 등을 당해왔다. 궁여지책으로 선팅을 짙게해 여성 운전자라는 것을 감추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정씨는 “대다수의 여성이 남성보다 운전이 능숙치 못하는 걸로 알고 있다. 여성 운전자에 대한 조그마한 배려가 여성·초보 운전자의 사고율을 낮출 뿐 아니라 두려움도 없앨 수 있다”며 “다른 운전자들이 여성·초보 운전자에 대해 조금만 더 관대한 마음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백승권 선진교통시민본부 사무국장은 “우선 초보운전자 교육에 문제가 있다”며 “운전면허 학원에서 예비 운전자를 양성할 때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여성·초보 운전자들이 어려움을 겪는 측면을 간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체구가 작은 여성들은 운전석에서 운전대 앞으로 바짝 당겨 앉기 때문에 작은 사고에도 머리 등을 크게 다칠 수 있다”며 “사고에 취약한 여성들을 위해 남성운전자 등이 이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도로 주행에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주재홍 기자 jujae84@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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