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5(토)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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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이를 받아 자기 것으로 활용한 반면, 한국은 이들을 죽여 버리고 멀리했다. 그 결과, 100년 후 임진왜란이라는 대재앙을 겪었고, 지금까지 일본에 뒤처진 물질문화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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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의 해안엔 ‘발견탑’이란 것이 있다. ‘엔리케 왕자’를 기념해서 만든 ‘배 모양’의 기념물이다.
그 앞 광장에는 세계지도가 그려져 있고, 포르투갈이 세계로 뻗어간 연도가 적혀있다.
15세기 포르투갈의 엔리케 왕자! 그는 ‘해상왕’이라고 불리는 인물이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바닷길에 관심을 둔 그는, 15-16세기에 대항해시대를 열게 했던 인물이다. 당시 그는 유럽 각국의 항해가와 천문학자, 조선공, 지도제작자들을 불러들여 범선을 만들고 지도를 만들면서 선박과 항해기술을 도모했다.
이로 인해, 인류 역사상 최초로 포르투갈이 세계사 전면에 등장하게 만들었다. 포르투갈은 새로운 항로개척의 선두주자였고, 거둬들인 부로 황금시대를 펼쳤다.
향신료를 갈구하던 유럽인들이 육로를 피해 바다 길을 찾아 나설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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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앙2세의 지원을 받은 디아스는 1487년 3척의 배로 포르투갈 리스본을 출발 후, 폭풍으로 13일간 표류하다 5개월 뒤인 1488년 아프리카의 남동쪽 끝(곶)을 발견하고, ‘폭풍의 곶’ 이라 지었는데, 돌아온 후에 주앙2세가 공포를 없애기 위해 ‘희망봉’ 으로 개칭했다. 인도항로 개척의 희망을 준 곶이라는 뜻이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이보다 86년이나 앞서 희망봉의 존재를 알았다. 1402년 제작된 우리나라 강리도, 한국인들의 진취적인 세계관이 투영된 지도다.
아프리카를 포함한 구대륙의 전부를 한 장의 지도에 정확하게 표현한 지도다. 유럽인이 아프리카 최남단에서 희망봉을 발견한 것보다, 86년이나 앞서 희망봉의 존재를 정확하게 그려낸 사실이 놀랍다. 당시 해로를 통한 동서문화의 교류가 얼마나 활발했는지를 말해주고 있다.
▶10년 후, 1489년 인도항로를 발견하다
콜럼버스가 스페인의 지원을 받아 대서양을 횡단하여 서인도를 발견하자, 포르투갈은 당황했다. 교황의 중재로 영토의 분할은 이뤄졌으나, 인도를 빼앗길 수 없었다. 인도로 가는 원정대를 꾸리고, 바스코다가마를 임명했다. 1497년 7월 ‘바스코 다 가마’는 4척의 배를 이끌고 리스본을 떠나 인도로 향했다.
120t급 범선 2척과 50t급 1척, 보급선 1척으로 총 168명의 대규모 선단이었다. 희망봉을 최초로 발견한 ‘디아스’도 동행했다. 희망봉을 돌 때, 그는 과거 폭풍을 만난 경험을 살려 연안을 따라가지 않고, 멀찍이 돌아 비교적 순조롭게 지났다. 11월 희망봉을 돈 후, 북상해 모잠비크, 몸바사를 경유해 다음해 4월에 말린디(케냐)에 도착한다. 이보다 84년 전인 1414년 중국 명나라의 ‘정화’가 다녀간 곳이다.
이곳에서 그는 행운을 얻는다. 인도항로를 여러 번 항해한 경험이 있는 ‘이븐 마지드’를 만난 것이다. 그의 아내를 받아 바스코 다 가마은 1498년 5월20일 인도의 캘리컷(현재의 코지코트)에 도착한다. 역사적인 인도로 가는 향료의 뱃길이 열린 것이다.
▶21년 후, 1509년 동남아(말라카)에 이르다
인도에 도착한 포르투갈은 ‘향료 루트’에 큰 관심을 가졌다. 그들은 향료를 찾아 동쪽으로 나아갔다. 드디어 1509년 말라카에 도달한다.
이곳에서 화려한 비단과 도자기를 무기로 향료무역에서 막대한 이익을 얻고 있는 중국 상선을 본다. 말라카는 1405년에 명나라 ‘정화(鄭和)’가 다녀간 후로 명과 활발한 무역을 하고 있었다. 1410년에는 말라카의 국왕 ‘파라메시바라’가 540여명을 데리고 명의 수도 남경(南京)까지 찾아간 적도 있다. 때문에 포르투갈은 향료를 안전하게 독점하기 위해서는 말라카왕국을 점령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드디어 1510년에 인도 ‘고아’를 점령해 아시아 진출의 발판을 마련한 포르투갈은 말라카 정벌에 나섰다. 인도 총독 ‘알부께르그’는 1천400여명의 군사와 18척의 전함을 거느리고 쳐들어갔다. 당시 말라카는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었으나, 왕실 내부에서 분란의 조짐이 있었던 때였다. 포르투갈은 두 달 동안의 전투 끝에 1511년 말라카왕국을 정복했다. 동아시아 역사에 분기점(分岐點)을 마련한 사건이었다.
▶25년 후, 1513년 마카오에 도착하다
말라카에 교두보를 마련한 포르투갈은 중국의 화려한 비단과 도자기에 매료됐다. 그들은 중국으로 가는 관문을 찾고자 했다. 중간상인을 거치지 않고, 중국과 직접 교역하기를 바랐다. 그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항해에 나섰다. 드디어, 1513년 포르투갈 상인 ‘조르주 알바레스’가 광저우에 도달했다.
이를 계기로 포르투갈과 무역이 시작됐다. 이어서 1553년 포르투갈은 화물이 물에 젖어서 말리고 싶다는 구실로 마카오에 정박을 허락받았다. 현지 관리에게 뇌물(500냥)을 주고 체류 허갈르 받은 것이다. 이로써 정착이 시작됐다. 처음 정착한 곳이 마조사당(?祖閣) 근처였는데, 현지인에게 지명을 물으니, 사원 이름을 묻는 것으로 착각해 ‘마쭈거’라고 알려준 것이, 잘못 알아들어 ‘마카오’라 부르게 됐다.
그리고 1557년에는 마카오 거주권까지 획득하게 돼 본격적으로 마카오가 개발되기 시작한다. 현재 마카오 세나도 광장에서 시내로 들어가다 보면 그의 동상이 세워져있다.
▶54년 후, 1542년 일본에 조총을 전해주다
일본과의 접촉은 뜻하지 않게 이뤄졌다. 당시에 말라카와 중국 광저우 간에는 정기 무역선이 다니고 있었다. 8월10일 광조우를 떠난 선단은 주강 하구를 빠져나온 부근에서 해적을 만나 뿔뿔이 흩어졌다. 그 중의 한 척(중국 ‘왕직’의 배)이 마침 태풍을 만나 류큐(오끼나와) 열도를 따라 표류했다. 선박은 북상하면서 정박하고자했으나 모두 거절당했다. 출항 10일째인 1543년 8월 25일 겨우 ‘다네가시마’에 닻을 내렸다. 배는 45m에 달하는 대형선이었다. 노를 일어버린 데다가 서풍까지 불고 있어 회항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 소식을 들은 가고시마 영주는 긍의 부하 ‘니시무라’를 보내서 알아보게 했다. 여기서 ‘조총’을 처음 목격했다. 구경꾼이 모여든 해변에서, 조총은 위력을 보였다. 사격거리 50m 표적의 조개껍질을 산산조각 냈다. 명중률이나 사정거리, 파괴력이 대단했다. 영주는 2자루의 총을 거금을 주고 구입한다. 그리고 대장장이 ‘야이타킨베’에게 똑같이 만들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슬픈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대장장이 야이타킨베에게는 ‘와카사’라는 예쁜 딸이 있었다. 불철주야 노력했지만 도저히 만들 수 없었다. 그러자 포르투갈인은 딸을 자기에게 시집보내면 가르쳐 주겠다고 했다. 딸을 외국인에게 시집보낸다는 것은 매우 괴로운 일이었으나, 할 수 없었다. 이 후, 비법을 전수받아 마침내 조총을 완성하게 됐다. 와카사의 슬픈 이야기는 가슴 아픈 전설로 남아 있다. 오늘날에는 그 자리를 최첨단 물질문명인 로켓 발사기지 ‘우주센터’가 대신하고 있다. 다시 첨단문명이 자리 잡은 현실을 보면서, 역사의 우연일까 아니면 필연일까.
▶104년 후, 한반도에 대재앙을 가져오다
1577년 나가사키로 가던 포르투갈 선이 제주도 근해에서 선원들을 육지로 내려 보내 식수를 구해오게 했다. 이 선원들은 상륙했다가 제주도 관헌에 붙들려 죽었다.
반면 1543년 가고시마 근해의 다네가시마에 표착한 포르투갈 배는 조총을 일본에 전했다. 일본은 전국시대에 이 조총을 발전시켜 1592년 임진왜란 때 썼다. 포르투갈의 해양개척 시대가 조선 사람들에게는 재앙이 된 것이다.
포르투갈 사람들은 한국에도 오고 일본에도 표착했으나 우리는 죽여 버리고, 일본은 이들의 선진기술의 문물을 받아들였다. 한국과 일본은 이 점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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