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괘(大壯卦) 구사의 효사는 ‘정길 회망 번쾌불리 장우대여지복’(貞吉 悔亡 藩決不羸 壯于大輿之輹)이다. 즉 ‘정도를 지키면 길하고 후회함이 없다. 울타리가 무너져 뿔이 휘지 않는다. 큰 수레에 바퀴살이 튼튼하고 힘이 세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구사는 대장의 바름을 얻어 재앙과 어지러움을 평정하고 그 정신을 잃지 않음으로써 천하를 운영하니 나아가서 얻지 못할 것이 없다. 그러나 기세가 너무 강장하니 육오를 몰아내고 육오의 자리를 차지할 우려를 범할 수 있다. 이는 마치 수양대군이 단종을 몰아내고 왕위를 차지하는 것과 같다. 기세가 강성해 씩씩하게 나아가나 나아가다가 다칠 수도 있다. 음의 위치에 양효가 있으면 후회가 있는 것이지만 구사는 상괘 진괘의 주효로서 지각변동을 일으키면서 나아가는 힘을 막을 수는 없다. 상전에서는 이를 멈추지 않고 나아가는 것이 좋다해 ‘상왕야’(尙往也)라 했다. 그러나 나아가되 망진(妄進)함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효사에 먼저 ‘정길 회망’(貞吉 悔亡)이라 해 ‘바르게 나아가면 길하고 후회함이 없다’고 했다. 만일 바르게 정도로 나아가지 못하면 기세가 강장하여 다칠 수밖에 없다. 상괘 진괘는 수레(輿), 수레를 받치고 있는 하괘 건괘는 둥근 바퀴로 수레와 바퀴가 지렛대(輹)로 서로 연결이 잘 돼 힘이 강하다는 점에서 취상(取象)해 ‘장우대여지복’(壯于大輿之輹)이라고 표현했다. 이처럼 힘이 강하고 건실한 큰수레(大輿)는 대도(大道)로 나아가 달려도 옆으로 빠지지 않고 중도에 피곤해 하지 않으며 초조해 지나치게 나아가지 않는다. 구사는 대장괘에서 음위에 양효를 갖춘 성괘 주효로서 강유중화(剛柔中和)의 괘덕(卦德)을 갖췄기 때문이다. 단전(彖傳)에서는 이를 ‘대자장야’(大者壯也)의 장관(壯觀)을 나타내 보인다고 말했다.

점해 구사를 얻으면 대장괘에서 길점을 얻는 자리로 지금까지의 고생에서 벗어나 일이 이뤄져 안정을 얻는 때다. 사업, 거래, 교섭 등은 어려움이 타개·호전돼 본인의 뜻대로 해결되고 지망 등 바라는 바는 통달(通達)의 운이므로 단념하지 말고 노력해야 한다. 물가는 심한 변동 속에서 고가(高價)의 안정을 얻는다. 혼인도 지금까지 끌어온 이야기가 호전(好轉)돼 성사된다. 여자는 일가(一家)를 맡게 되고 남자는 장래성 있는 인물로서 수레와 바퀴처럼 서로가 동지화합(同志和合)하는 인연이다. 잉태는 순산이다. 기다리는 사람은 소식이 있어 기다릴 필요가 없고 가출인은 돌아와 가정에 정착하며 분실물은 찾기 어려웠던 것이 나타난다. 병은 항진(亢進)의 조짐이 있어도 곧 평상으로 회복하고 중병도 병세가 완화돼가니 이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날씨는 맑음과 흐림이 반복한다. [실점예]에서 대장괘 구사를 얻으면 강장(强壯)한 큰 수레가 대도(大道)를 거침없이 달리는 상으로 모든 일은 이뤄진다. 부귀공명(富貴功名)할 수 있는 자리이다.

대장괘 육오의 효사는 ‘상양우역 무회’(喪羊于易 无悔)다. 즉 ‘역이라는 장소에서 양을 잃었다. 후회는 없다’는 뜻이다. 양위에 음효가 않아 위치가 마땅치 않다고 해 상전에서는 ‘위부당야’(位不當也)라 했고 대장괘에서 힘을 잃어 대장(大壯)의 장(壯)을 사용하지 못한 효이니 양(羊) 또는 자존심을 잃었다. 육오는 괘를 사령하는 군위(君位)의 효로서 대태(大兌)의 상인 양(羊)의 주인인데 음효로서 힘을 잃었으니 울타리 밖으로 도망가는 양을 잡을 수도 없고 도망가는 양을 쫓아가는 것도 못한다. 그래서 대장의 폭진(暴進)으로 인한 흉화(凶禍)도 없고 대여지복(大輿之輹)에 의한 장(壯)도 없는 것이니 ‘후회가 없다고 해서 무회(无悔)’라고 표현한 것이다. 효사의 역(易)은 지역(地域)으로 장소, 경계 등과 같은 글자이고 사양(四陽)과 이음(二陰)의 경계라는 의미에서 사용했다.

서죽을 들어 육오를 얻으면 이제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요, 권불십년(權不十年)의 어려운 시기로 무슨 일에도 관여치 않음으로써 무사(無事)를 보존해야 하고 인내하고 참아야 한다. 사업, 거래, 교섭 등에서 진행하면 남과 다퉈 상처 나고 손해가 크며 운기도 자신의 실력이 부족해 좋지 않고 희망과 바람 등도 성사 유무(成事 有無)가 문제가 아니라 바라는 것 자체가 불가하다. 물가는 급락의 조짐이 있고 하향(下向)한다. 혼인은 인연이 좋지 않고 잉태는 태아(胎兒)가 못 견딜 징후가 있고 태아를 무리하게 버티게 하려고 하면 모체(母體)의 손상 위험이 있다. 기다리는 것을 불가하고 가출인 역시 돌아올 희망이 없으며 분실물 또한 찾기 힘들다. 병세는 호흡곤란, 정신몽롱 등의 상태이고 중병은 회복하기 힘들다. 날씨는 맑다가 흐려지고 비가 올 듯하다. [실점예]로 ‘매매 이득 여하’를 묻는 점에서 육오를 얻고 점고하기를 ‘대장괘는 하늘 위에서 천둥 우레 소리가 요란한 상으로 실속은 없고 변괘가 쾌괘로 무너지기 일보직전이니 매매를 중단함이 현명하다’고 했다.

대장괘 상육의 효사는 ‘저양촉번 불능퇴 불능수 무유리 간즉길’(羝羊觸藩 不能退 不能遂 无攸利 艱則吉)이다. 즉, ‘힘센 숫양이 울타리를 들이 받다가 뿔이 걸려 휜다. 물러서지도 못하고 나아가지도 못한다. 이로운 바가 없다. 어렵게 여기면 길하다’는 뜻이다. 구삼과 같은 효사로 구삼은 내괘가 끝나는 울타리였지만 상구의 울타리는 한 괘가 끝나는 경계이다. 음위에 음효가 있어 폭진(暴進)의 허물은 없지만 대장괘의 끝나는 극에 있어 힘이 부족한데 상괘가 진괘로 망동(妄動)의 성향을 갖고 있어 빨리 나아가려고 하다가 뿔이 울타리에 걸려 물러서지도 못하고 나아가지도 못한 상황으로 좋은 일은 하나도 없으니 ‘무유리’(无攸利)라고 한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힘이 부족하다는 것을 자세히 깨닫고 어려운 상황임을 알아 본심으로 돌아가 분수를 지키면 머잖아 허물도 없어지고 길(吉)에 도달할 수 있다고 해 ‘간즉길’(艱則吉)’이라고 했고 상전에서는 ‘물러설 수도 없고 나아갈 수도 없는 것은 자세히 살피지 않았기 때문이고 어려움을 알고 참으면 길한 것은 허물이 오래가지 않는다’고 해 ‘불능퇴 불능수 불상야 간즉길 구불장야’(不能退 不能遂 不詳也 艱則吉 咎不長也)라고 말했다. 허물이 오래가지 않고 머잖아 길한 것은 상육은 괘의 끝에 있고 변괘가 화천대유(火天大有)이기 때문이다.

점해 상육을 만나면 자신의 분수 이외의 일을 손대 상당한 신고간난(辛苦艱難)의 입장에 처하는 때다. 또한 현재의 방침이 상황에 적합지 않기 때문에 어려움에 빠지는 수가 있으니 방침 변경을 통해 곤경(困境)을 타개해야 한다. 사업, 거래, 교섭 등은 망진(妄進)을 엄히 경계해야 하고 나아가면 상당한 손실과 고생이 따른다. 운기 등도 나아가면 함정에 빠지고 물러서면 무사를 지키는 때로서 바램과 지망도 시류(時流)에 맞지 않고 강하고 이루려고 무리하면 끝내는 진퇴양난에 빠진다. 물가는 변동이 심하다. 혼담은 포기하고 다음을 기다리는 편이 좋고 잉태는 어려움은 있으니 모자(母子) 모두에게 생명에 이상은 없다. 기다리는 사람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경우이고 가출인은 산전수전(山戰水戰) 겪고 돌아오며 분실물은 발견돼 찾긴 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흘러야 한다. 병은 중병이라면 생명에 위험이 있지만 이 시기를 견디어 내면 회복(回復)의 희망이 있다. 날씨는 맑고 해가 뜬다. [실점예]로 ‘대학 합격 여하’를 점해 상육을 얻고 다음과 같이 점고했다. ‘양의 뿔이 울타리에 걸려 나아가지도 못하고 물러서지도 못하는 상황이니 힘들다’고 했다. 재수했다.

/동인주역명리학당(062-654-4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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