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3(목)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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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우리의 역사는 항일의 연속이었다. 인류 사회의 변천과 흥망 과정의 하나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쓰디쓴 기록이다.
하지만 그런 자취속에서 현재의 우리가 존재치 않는가 하는 생각이다.
이런 정신을 계승하는데 끊임없이 노력해야겠지만, 역사의 공과를 제대로 따지는 일에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이런 시각에서 본다면 임시정부 수립의 정신적 바탕이 된 3·1운동도 사전 밀고에 의해 허사로 돌아갈 운명에 놓였던 역사적 사실이 최근에 밝혀져 암울한 역사를 대변해준다. 사전 밀고는 다름 아닌 일제에 항거하며 최전선에 있던 33인 중 한 사람인 권동진의 행위였다는 사실에 충격을 던져줬다.
이 같은 사실은 4년 전 ‘3·1운동 100주년’ 기념 다큐멘터리를 준비하던 KBS ‘시사기획 창’의 ‘밀정’팀에 의해 우쓰노미야 다로(宇都宮太郞)가 당시 작성한 일기장에서 확인됐다. 일본 국회도서관에 소장된 이 자료의 사실은 올해 삼일절을 앞두고 ‘포커스1’을 통해 처음으로 보도되면서 알려졌다.
3·1운동 이틀 전인 2월27일 우쓰노미야가 거사를 이미 알고 있는 문구를 자신의 일기에 적어 놓았다. 실제로 우쓰노미야 당시 일기에 권동진이 내방했고, 권동진으로부터 3·1운동 거사를 암시하는 말을 전해 들은 것으로 일기는 적고 있다.
권동진이 조선주둔 사령관과 상시 만남을 가진 인물이었고, 식사나 격의없는 대화를 장시간 나눈 사이였음을 우쓰노미야의 일기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또 천도교 지도자인 권동진과 우쓰노미야는 3·1운동 발생 10여년전 망명생활때부터 서로 알고 지낸 사실도 곳곳에서 발견된다.
이런 그가 현재는 버젓이 독립운동가로 인정받아 1962년 건국훈장 대통령장에 추서됐다. 잘못된 역사를 우리가 밝히지 못했고 바로잡지 못한 하나의 사례란 점에서 씁쓸하기만 하다.
우리는 40년전 온 몸으로 ‘광주’를 체험한 장본인들이다. 하지만 이를 폄훼하고 가짜뉴스로 뒤집어 씌우려는 행위가 잊을만하면 되새김질 같이 출현해 가슴을 후비곤 한다.
문재인 정부의 초기는 ‘적폐 청산’으로 정가 떠들썩했다. 이를 두고 야권에서는 “역사 들춰내기로 국민을 갈라치기한다”고 반발했다.
광복절 76주년을 앞둔 상황에서도 일제강점기의 흔적은 아직도 우리 주변에 존재한다. 역사의 단죄를 하지않은 과오를 후손들에게 고스란히 넘겨준 셈이다. 이는 이승만 정권의 반민특위 해체에서부터 출발한 것으로 판단한다.
이에 반해 각 지자체는 중앙정부나 보훈처 등보다 발 빠르게 일제 잔재 청산을 앞다투고 있다.
단연 눈에 띄는 것은 경기도다. 이재명 지사는 3·1절 기념사에서 “친일인사 257명의 행적을 알리는 친일기념물 안내판 설치, 강제 개칭한 지명 조사, 친일 잔재 아카이브 구축 등을 통해 기득권을 위해 공동체를 저버리는 세력이 다시는 득세할 수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지사는 특히 “해방 이후에도 기득권을 유지하고 있던 친일세력의 반발로 친일 잔재 청산의 기회를 잃고 말았다”며 “그 후과를 지금도 겪고 있고, 잊을만하면 독버섯처럼 되살아나는 과거사에 관한 망언 역시 친일 잔재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왜곡된 역사는 왜곡된 미래를 낳는다”며 “역사를 바로잡아야 할 이유는 과거에 얽매이거나 보복을 위해서가 아니라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이제라도 일제 및 과거 청산을 자신의 손으로 제대로 하겠다는 의미다.
이에 네티즌은 “남들이 못하는 일을 하나하나 정리해주시는 이재명 지사님 큰 일을 하는데 힘쓰겠다”며 열렬한 응원을 보냈다.
광주시도 친일잔재물에 대해 단죄문을 설치하며 올바른 역사적 사실을 알리는 데 공을 들였다. 지난해 8월 국내 유일하게 남아있는 목조 건물 신사(神社)인 송정공원 금선사에 단죄문을 설치했다.
친일잔재 전수조사로 모두 65개의 잔재물을 확인하고, 2019년 광주공원 신사터와 친일파 윤웅렬·이근호 선정비, 양림동 지하동굴 등 3곳에도 단죄문을 설치한 후 지속한 사업이다.
이용섭 시장은 당시 “내년부터는 사유지에 남아있는 잔재물에 대해 소유주와 협의를 거쳐 청산작업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서른해의 햇살’ 광주매일신문, 해의 기운을 한치 흘림이 없이 온전히 받을 수 있는 30대 청년이 됐다. 지나온 발자취는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지만 잘 극복한 현재의 모습이 빛난다. 역사를 조명하는 당사자로서 자신이 걸어 온 길도 거울삼아 더 큰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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