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3(목)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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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운동 41주년을 맞은 현재에 비춰보면 1990년대의 5·18은 어두움 그 자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5·18 역사를 새롭게 조명하고 정립해야 하는 절박한 시기였다. 국내 정치와 사회적 분위기는 물론 상당수 일반 국민들도 5·18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의미와 평가에 대해 박약한 인식을 드러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1991년 태동한 광주매일신문을 포함해 광주지역 언론사들은 5·18 역사 바로세우기 소명감을 갖고 동분서주할 수밖에 없었다. 민주화운동 현장의 증인들을 비롯해 시민단체, 학계, 문화계, 정·재계 등 각계 관련자들을 대상으로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다. 당시 독자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두각를 나타낸 연재물은 광주매일신문 ‘정사 5·18’ 시리즈였다고 할 수 있다.
광주매일신문은 1993년 5월 김원욱 편집국장의 강력한 의지와 지원에 힘입어 김준태, 정용화, 김선출, 김대원, 안찬수, 이영규, 홍지영, 정한진 기자 등으로 특별취재팀을 구성, 연중기획 ‘정사 5·18’ 연재물을 띄웠다. 특별취재팀은 당시 시대적 한계와 인적·물적 지원의 열악함에도 ‘오늘날의 사초는 기자들이 쓴다’는 각오로 임했다.
‘정사 5·18’ 연재가 시작되자 시민들로부터 5·18 관련 자료 제보와 증언이 잇따르면서 취재는 더욱 힘을 얻었고 독자들의 큰 반향이 일었다. 장장 2년6개월여 동안 100회 넘게 이어진 ‘정사 5·18’ 연재는 1995년 11월 단행본으로 출간돼 다시 한 번 광주·전남 지역민들과 독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연재에 이은 단행본 출간은 5·18민주화운동 조명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사 5·18’ 연재와 단행본은 지금도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역사를 말할 때 필수적으로 인용되는 자료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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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매일신문 특별취재팀은 단행본을 발간하면서 “‘정사 5·18’ 연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했던 당시 유인물 등 1차 사료들과 현장의 사진 등을 최대한 많이 확보해 실존 인물 및 유가족 등을 취재함으로써 생동감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둔 것이 가장 가슴 뿌듯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당시 취재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김대원(현재 국가보훈처 대변인)씨는 “취재 과정은 서울로 활동 무대를 옮긴 1995년 이후에도 두고두고 영향을 준 귀중한 경험으로 남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2017년 11월 국가보훈처로 직장을 옮긴 이후 ‘대전현충원 전두환 현판 철거’와 ‘서울현충원 5·18계엄군 묘비 변경(전사를 순직으로)’ 등에 일정한 역할을 한 것도 5·18 영령들의 준엄한 명령을 받들어 심부름을 한 것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또 ‘정사 5·18’ 단행본에 대해 강만길 고려대 (사학과) 교수는 “군사정권의 탄압 아래서도 다행히 광주민중항쟁의 진상을 규명하려는 노력이 있었고 자료수집도 어느 정도 이뤄진 셈이었다”며 “그러나 그것을 하나의 역사로 정리해보려 노력한 업적은 적어도 지금까지는 ‘정사 5·18’이 처음이 아닌가 한다”고 평가했다.
강 교수는 이어 “‘정사 5·18’이 광주민중항쟁의 역사적 진실에 다가서는 큰 업적의 하나가 되고 바야흐로 국내외를 막론하고 전체 민족적 함성으로 메아리치고 있는 5·18 진상 규명 및 책임자 처벌 요구를 위해 강력한 촉진제가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정진탄 기자
정진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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