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 용대로 53번길 6-4, 2층(봉선동)에 위치한 살롱드테오.

1. 살롱의 의미와 시작

살롱은 1650년대에 ‘넓은 홀’을 의미하는 이탈리아어 살로네(salone)에서 유래됐다.

초창기의 살롱은 순수한 무용담이 섞인 연애담, 달콤한 소설, 새로운 방향의 문학작품에 대한 설명회 같은 성격을 띤 모임이었다.

그러나 18세기 후반부터 점차 철학과 정치에 대한 토론 및 활발한 사상의 교류의 무대로 변모하면서 새로운 ‘살롱문화’가 형성되게 된다. 살롱은 18세기 계몽사상을 창출하는 산실과 새로운 사상을 전파하는 전령사의 역할을 했던 것이다.(참고, 살롱문화, 서정복 지음)

2. 코로나 시대, 살롱이 필요한 이유

2020년부터 현재까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많은 부분 고통과 희생을 감수하고 있다. 특히나 무대와 관객이 사라져버린 예술가들에게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엄격한 방역지침과 심리적 거리감으로 인해 다수가 모여야 하는 공연장의 특성상 예술을 좋아하는 관객이라도 머뭇거린 시대가 됐다.

이럴 때 일수록 문화와 예술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다양한 토론들이 존재하는 공간들이 필요하다.

살롱이 필요한 이유는 코로나로 인해 힘들어진 사람들의 마음을 문화예술을 통해 충전소 같은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3. 예향의 도시와 살롱

우리나라는 네 가지의 ‘연’으로 이어져 있다. 학연, 혈연, 지연, 흡연(?). 살롱에서는 네 가지의 ‘연’보다 각자의 관심과 취향에 따라 움직이며 자유로운 토론이 가능하기에 배움과 성장이 가능하다. 살롱의 활성화는 예술을 통한 배움과 성장이 각 사람의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고 결국 예향의 도시 광주와 시민을 만들게 된다.

크고 웅장한 공연장에서만 예술을 느끼는 것이 아니다. 가장 좋은 곳은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 예술을 느끼는 것이다. 내가 걸어가면 바로 느낄 수 있는 살롱이 필요한 시대이다.

4. 살롱드테오

살롱드테오는 2015년 9월부터 책과 음악, 영화와 커피를 매개로 지역주민들의 문화사랑방 역할을 해오고 있다.

필자가 소개하고 싶은 공간이 있다. 남구 봉선동에 위치한 ‘살롱드테오’이다. 이곳은 2015년 9월부터 문화예술공간을 지향하며, 책과 음악과 영화와 커피를 매개로 지역주민에게 문화예술을 슬쩍, 부드럽게, 천천히 스며들게 해, 문화예술이 특별한 퍼포먼스가 아닌, 우리 삶의 일상에 녹아있는 라이프스타일의 한 부분임을 보여주고자 시작했다.

광주 남구 용대로 53번길 6-4, 2층(봉선동)에 위치하고 있으며 오후 1시-6시까지는 커피샵으로 자유롭게 이용 가능하다. 그 외 시간은 그룹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다. 2천 권의 장서를 보유하는 동네 도서관의 역할과 살롱지기가 선별한 소수의 책을 판매하는 동네책방의 역할도 함께 하고 있다.

살롱드테오는 단순 커피샵을 넘어 정기적으로 낭독모임, 책 모임이 진행되고 있으며, 부정기적으로 영화모임, 인문학 강의, 살롱콘서트 및 다양한 문화예술관련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예술이 감상의 대상으로 머물지 않고, 예술이 개인의 삶의 한 부분이 돼가는 것을 지향한다.

다양한 문화예술적 활동이 지역 거점을 통해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예술의 대중화 운동과 대중이 단순히 참여자에 머물지 않고 적극적 문화예술창조자로서 참여하고 공유하고 활동하는 대중의 예술화를 목표를 하고 있다.

필자는 2018년 살롱드테오에서 처음으로 공연하게 됐고 최근에도 5회차 공연을 진행했다. 공연을 진행하며 관객과의 긴밀한 거리와 소통, 격 없는 대화 가운데서 살롱의 진정한 의미를 발견하게 됐다. 이러한 공간들이 광주 곳곳에 존재한다면 시민들의 삶이 예술과 함께 성장하는 날이 다가올 것이다. <이승규·광주작곡마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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