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매일신문 제7기 독자권익위원회는 지난 29일 본사 TV스튜디오에서 ‘2021년 제2차 독자권익위원회’를 열고 지면 평가와 제언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김영근 기자

◇제7기 독자권익위원<가나다순>
▲임우진 전 광주시 행정부시장(위원장)
▲김보곤 디케이주식회사 회장
▲안수기 그린요양병원 원장
▲오수열 광주유학대학장
▲오주섭 광주경실련 사무처장
▲윤경철 전남대 의대교수
▲윤석년 광주대 교수
▲전성남 광주사회복지사협회 회장

광주매일신문 제7기 독자권익위원회(위원장 임우진)는 지난 29일 오전 본사 TV스튜디오에서 ‘2021년 제2차 독자권익위원회’를 열고 다양한 의견을 공유했다. 이날 회의에서 위원들은 독자들을 대표해 사회적 이슈를 비롯해 정치, 사회, 경제 등 전반적인 지면 내용에 대한 평가와 제언들을 가감 없이 제시했다. 이번 독자권익위원회 회의 내용을 정리한다./편집자 註

▲임우진 전 광주시 행정부시장(위원장)=바쁘고 어려운 와중에도 이렇게 참석해 주셔서 감사하다. 곧 선거를 앞두고 있고 지역에서는 최근 크고 작은 사건들도 잇따라 일어났다. 코로나19가 잦아들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광주매일신문을 구독하면서 평소에 느끼고 생각하는 부분을 함께 이야기 나눠보면 좋겠다.

▲안수기 그린요양병원 원장=먼저 광주매일신문 창사 30주년을 축하드린다. 발행 번호를 보니 벌써 8천호에 가까워지고 있다. 광주매일신문이 30년 동안 꾸준히 성장하며 지역사회에서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언론에는 다양한 기능이 있지만 특히 지방신문은 지역의 가장 민감한 이슈에 적극 참여해 여론과 지역의 미래 가치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큰 역할이 아닐까 싶다. 최근에 가장 이슈화되는 것 중 하나가 재개발이다. 다른 도시들은 이미 개발을 이루고 난 뒤 복지와 삶의 질을 추구한다면 광주는 이제 막 재개발, 재건축 등에 눈을 떠 늦바람이 불고 있다. 개발의 이면에는 이점도 분명히 있지만 기존 가치의 파괴라든지 그 곳에서 오랫동안 삶의 터전을 이뤄온 이들의 애환과 피해가 존재한다. 지금껏 잘 해왔듯이 앞으로도 이렇게 어려움에 처한 이들의 이야기를 대변해줬으면 한다.

또하나 건의할 것이 있다면 독자들 개인의 삶과 건강을 위한 정보를 더 다뤘으면 한다. 의료인으로서 건강을 다루는 분야에 관심 있는데 요즘엔 코로나19 중심으로만 시각이 몰리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다양한 건강 정보 등을 분산시켜 코로나 비중을 줄여간다면 실제 우리 삶에서 더 효과적이고 실용적인 기사들을 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보곤 디케이주식회사 회장=광주매일신문은 지역의 대표 정론지로서 지역의 예민한 문제와 핵심들을 마다하지 않고 다뤄 지역민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기업인으로서 입장을 밝히자면, 주 52시간 근무제는 여러가지 어려운 점이 있다. 최근 코로나로 외국인 인력난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수출, 라인 작업을 하는 공장은 정해진 기간에 제품을 생산해 수출해야 하는데 ‘52시간’이라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는 한계가 많다. 특히, 생산직 사원들은 주 52시간을 엄격히 적용하면 급여가 크게 줄어든다. 그래서 일부 외국인이나 생산직 사원들이 이탈하는 경우도 생긴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이 제도가 도입됐지만 오히려 부작용을 낳는 경우도 더러 있다. 사회적인 숙고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지금 광주지역의 이슈 가운데는 지스트 총장 사태가 있다. 지스트는 핵심기술의 요람으로 산업의 메카 역할을 한다. 빨리 이 사태가 수습돼 정상화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교를 중심으로 주변 모든 단체들이 나서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이러한 과정을 지역 언론에서도 믿고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

▲오주섭 광주경실련 사무처장=29일자 1면 톱 ‘아시아문화전당 옆 고층 건물 허가 고심하는 이유는?’ 제목의 기사가 인상 깊었다. 언론에서는 처음 다루는 내용이다. 물론 해당 건물은 법적으론 하자가 없다. 하지만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많다. 학동 참사를 봐도 알겠지만 광주에서도 무려 46곳에서 재개발 및 재건축이 이뤄지고 있다. 광주 구도심의 정체성은 거의 다 사라져버리고 이제는 온통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다. 이제는 시민들이 학동 참사 이후로 굉장히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시민단체에서도 이런 부분에 대해 공부하면서 문제 제기도 하고 광주시에 조례 제정 등을 건의하고 있지만 결코 쉬운 문제는 아니다. 그동안 광주매일신문이 각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해왔으니 이제는 종합적으로 한 번 기사를 다뤄줬으면 좋겠다.

또 하나는 공공기관 추가 이전 문제다. 이번 정부 들어 잘 이뤄지지 않았다. 충남권에 혁신도시 하나 지정된 이후로 끝나버렸다. 결국 충청권은 거의 수도권으로 편입된 상태고, 사실상 지방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곳은 호남과 영남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공공기관 추가 이전과 관련한 부분도 다시 한 번 다뤄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우리 지역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지속해서 발굴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오수열 광주유학대학장=지역에 사는 한 사람으로서 지역 주민 노릇하기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특히 타지역 사람들과 교류하다 보면 그런 생각이 들곤 한다. 얼마 전 학동 붕괴사고도 그렇다. 구청의 건축 행정이 심각하다거나 공직사회 업자들의 비리가 만연하다는 이야기는 이전부터 들려왔지만 시민들은 정작 심각성을 모르고 있다. 이런 부분들을 미리 취재해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는 기사를 내보냈다면 광주시민의 안위에 기여하는 데 한 몫 했을 것이다.

앞서 말했던 공공기관 이전 문제에 대해서도 언론에서 언급해줘야 할 필요성이 있다. 광주·전남이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겠느냐 하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도층 인사들의 의견을 모으는 데 광주매일신문이 앞장서 줬으면 좋겠다.

▲윤석년 광주대 교수=재난 사건에 대해 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깊숙한 부분까지 취재해 작성한 기사가 필요하다. 독자들의 시선을 끌기에는 심층기사 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예컨대 최근 지역 최대 재난 사건으로 손꼽히는 학동붕괴사건에 대해, 누구나 다 아는 내용들만 기사화돼 있다. 다른 시선에서의 취재가 필요하다.

또한, 타 지역에 비해 경제적 혜택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우리 지역은 현안이 무수히 많다. 광주매일신문이 선도해 우선적인 현안을 추려 집중 취재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역·기초 지자체장 후보들에게 지역 현안 우선순위를 자리 잡게 하는 정책 의제를 발굴하는 자세도 중요하다.

▲전성남 광주사회복지사협회 회장=대선정국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지역에서도 출마 선언과 출판기념회가 이뤄지고 있다. 대선과 관련해서 광주·전남은 많은 의미를 갖고 있다고 본다. 이런 시점에서 대선을 바라보는 광주시민과 전남도민들의 의견과 생각을 전달할 필요가 있다. 지역 발전을 위한 대선 공약 발굴에도 지역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코로나19 이후 상황도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지역사회에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그 변화가 무엇인지, 그로 인한 불편함과 어려움을 제시하고 코로나 종결에 따른 과제를 분석해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예를 들어 경로당은 가까운 지역어르신들의 정서적 교류뿐만 아니라 나눔과 봉사가 있는 공간이다. 코로나19로 운영을 중단하다가 현재는 개방이 된 상황이지만, 그동안 어르신들은 외부와 단절로 고독감이 심해지고 우울증, 가족간의 불편함 등 여러 문제를 호소하기도 했다. 개방이 됐지만 아직도 과거의 기능을 복귀하기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언론은 심층적으로 지역사회 곳곳을 살피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윤경철 전남대 의대 교수=먼저 광주매일신문 창사 30주년을 축하한다. 지난 창간기념일에 ‘사람이 희망, 호남 운명 바꿀 인재를 키우자’는 1면 기사는 창간정신에 따라 광주·전남의 우수한 인재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매우 인상적이었다.

광주·전남 현안 관련 내년 대선공약 후보 과제를 미리 점검해보고, 보완점에 대해 취재하면 좋을 것 같다. 수도권에 비해 지리적으로 열악한 조건을 고려해 볼 때, 광주시와 전남도 모두의 주요한 과제인 에너지, 바이오 및 헬스케어 등의 분야는 초광역권 사업으로 접근하는 것이 타당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전남도가 화순백신산업특구를 중심으로 추진하는 국가 첨단의료복합단지 신청과 광주시가 의료 헬스케어산업을 중심으로 추진하는 첨단의료복합단지 사업에 대한 중복과 효율성 등에 대해 분석했으면 한다.

▲임우진 위원장=올해는 지방자치를 시작한 지 30주년이다. 지방자치, 주민자치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공동체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한 노력을 지면에서 많이 해주셔서 감사하다.

내년에는 대선과 지방선거라는 큰 행사가 있다. 민주주의와 국가 사회가 발전할 수 있는 절호의 계기다. 시대적으로 지난 4년이 우리 지역사회 차원에서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등을 생각해보고 다음에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평가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이런 역할을 언론에서 도와줘야 한다. 피상적인 인기 투표식 평가가 아니라 우리 시민들이 정말 객관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 줄 책임이 있다. 앞으로 1년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 의미 있는 평가가 이뤄질 수 있도록 언론이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

/정리=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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