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4, 3, 2, 1…가자!!”

21일 오후 3시 50분 ‘발사자동운용(PLO·Pre Launch Operation)’ 시스템이 가동되면서 고흥 나로우주센터는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산화제·연료제 충전과 발사대 기립 장치 철수 등 모든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돼 누리호 발사까지 최종 준비 작업과 점검 만이 남았기 때문이다.

PLO 시스템이 발사체 이륙 직전까지 최종 준비 작업과 점검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상이 감지되면 시스템은 자동 종료되고 발사는 연기된다.

다행히 발사 1분 전까지 특이사항 없이 모든 절차가 예정대로 수행됐다.

발사가 눈 앞으로 다가오자 고흥 나로우주센터 연구진을 비롯한 관계자들은 삼삼오오 모여 ‘한 마음 한 뜻’으로 발사 성공을 기원했다.

숨이 막힐 듯한 긴장감 속에 발사 카운트다운이 ‘0’에 도달한 순간 누리호가 하늘로 날아올랐다.

불과 몇 초 뒤, 프레스센터와 발사대를 가로지르는 산 너머로 누리호가 모습을 드러내자 여기저기서 탄성이 쏟아졌다.

“가자!”라는 힘찬 함성 뒤에 조그맣게 “혹시나 폭발하면 어떡하나”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들렸다.

하지만 누리호가 화염을 뒤로 하고 우주를 향해 올라가자 걱정은 사라졌고 자연스럽게 발사 성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누리호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높이 올라가면서 관계자들의 눈은 중계 화면으로, 귀는 항우연의 안내 방송에 집중했다.

이윽고 ‘1단 분리 성공’을 알리는 안내 방송이 흘러나오자 프레스센터 곳곳에선 힘찬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러면서도 페어링 분리를 비롯한 모든 절차 성공을 다시 한 번 기원했다.

일부 관계자들은 “느낌이 좋다”거나 “하늘이 도운 날씨다. 성공이 확실하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발사 후 16분 7초 가량이 지난 오후 4시 16분께 발사 마지막 단계였던 ‘위성모사체 분리 성공’을 알리는 방송이 장내에 나오면서 다시 한 번 함성이 터져 나왔다.

이어 다음 절차인 남극 세종 기지와의 교신 성공 소식이 전해지자 관계자들은 데이터 확인 결과에 주목했다. 곧바로 결과를 확인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브리핑을 통해 ‘발사 성공’을 알리자 다시 한번 함성과 박수가 나로우주센터를 뒤덮었다.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본부장은 “이번 발사의 최종 목표인 위성 투입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며 “지난 발사 때 도달하지 못한 고도 700㎞와 속도 7.5㎞/s 모두 달성했다”고 밝혔다.

페어링과 각 엔진부 분리가 예정보다 빨리 이뤄졌던 부분에 대해 고 본부장은 “발사체 엔진 성능이 호기 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고, 연료 밀도도 조금씩 다르다”며 “이런 것들이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데 이번 발사에선 성능이 더 나와 각 과정이 좀 더 빨리 이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 본부장은 “이런 미세한 차이는 시간을 갖고 분석해야 한다”며 아직 원인을 특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고 본부장은 “앞서 말했듯 이번 발사의 최종 목표는 위성을 속도에 맞춰 정확히 투입하는 것”이라며 “오차 범위 내에 위성이 안착했고 속도에도 도달해 이번 발사는 성공이다”고 강조했다.

/고흥 나로우주센터=안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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