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최근 일교차가 크게는 20도 이상 벌어지는 날들이 잇따르면서 인플루엔자(독감) 등 호흡기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7-12세 어린이 환자 비중이 높은 가운데 격리 권고를 지켜야 하는 맞벌이 부모들은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20일 질병관리청의 감염병 표본감시 주간소식지에 따르면 4월 첫째 주 외래 환자 1천명 당 38도 이상의 고열과 인후통을 보이는 독감 의심증상 환자는 15.2명이다. 이는 전주인 3월 말보다 0.7명 늘어난 수치로, 이번 절기 유행 기준인 4.9명의 3배 이상을 기록했다.

연령별로는 소아·청소년 환자가 많다. 외래 환자 1천명 당 독감 의심 환자는 1-6세 19명, 7-12세 25.8명, 13-18세 23.9명이었으며 50-64세는 7.6명, 65세 이상 고령은 4.3명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돌봄이 필요한 소아·청소년층에게서 독감이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으나, 부모들은 전염 방지 등을 위해 아이들을 직접 돌봐야 해 진땀을 빼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자녀가 독감 증상을 보일 때는 의사의 진료가 필요하며 전파기간인 5-7일은 감염력에 의해 등교하지 않고 집에서 휴식을 취해야한다고 권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소아의 경우에는 증상 발생 후 10일 이상 감염력이 지속되기도 해 어린 자녀를 둔 직장인은 길게는 10일 동안 집에서 아이를 돌봐야 하는 상황에 놓이는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긴급돌봄 서비스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전염성 질병에 대해서는 관련 시스템이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광주시는 광주시육아종합지원센터와 서구육아종합지원센터 등 2곳을 통해 긴급아이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두 곳 모두 어린이를 격리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 독감 등 전염성 질병에 따른 긴급 돌봄은 불가능하다.

또 정부에서는 아이돌보미가 돌봄장소로 직접 찾아가 돌봐주는 질병감염아동지원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지만 2019년부터 3년여 간 총 564명의 광주시민이 이용했을 뿐이다. 이는 한 달에 1명 정도가 이용한 셈이다.

이같이 이용률이 저조한 이유는 당일 신청 후 매칭이 쉽지 않고 홍보 부족으로 해당 서비스를 전혀 알지 못해서다.

7살 아이를 키우는 김모(32·여)씨는 “해당 서비스에 대해 듣고 급하게 신청했지만, 당일 매칭이 쉽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박모(38)씨는 “이런 서비스가 있는지 전혀 몰랐다”며 “홍보를 통해 필요한 이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 관계자는 “홍보 전단지를 자치구 주민센터나 아동병원 등에 배포하고 아이돌봄 홈페이지와 아이키움 플랫폼에서 질병감염아동지원서비스를 안내, 링크를 제공하고 있다”며 “상반기엔 TV광고 등 홍보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복 기자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