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의 정원’ <드영미술관 제공>

대자연의 변화무쌍한 풍경들과 조우하며 시간과 계절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하는 자연을 만날 수 있는 전시가 펼쳐진다.

드영미술관은 오는 7월30일까지 1, 2 전시실에서 박상화 특별기획초대전 ‘환상자연(幻想自然, illusion nature)’을 개최한다.

광주 1세대 미디어아티스트인 박상화는 1990년대 말 사회적 거대 담론과 현상에 관심을 갖고 그것을 비판하는 영상설치 작업을 시작으로 2000년대 중반 일상과 자연으로 시선을 옮겨왔다. 그는 불가능한 것을 가능케 하는 신선한 상상을 영상 속에서 구현하고, 모두가 꿈꾸는 이상향으로서의 자연을 현실에서 만나게 한다.

이번 전시는 동양의 자연관을 근간으로 한 박 작가의 작품세계를 통해 자연을 벗 삼고 존엄과 경외의 대상으로 재인식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성찰의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깊은 사색과 울림, 감성으로 구축한 박 작가만의 예술세계를 마주할 수 있는 자리다.

먼저, 1전시실 전체에 펼쳐진 ‘사유의 정원’은 천장에서부터 길게 늘어뜨린 여러 겹의 메시 스크린 위로 가상자연이 투사된다.

우리 삶의 터전인 도심 풍경으로 시작해 무등산과 그 주변 정경 등 변화무쌍한 자연 개성을 담아냈다.

작가가 직접 채집한 소리와 이미지는 관람객들의 몰입을 더욱 극대화시킨다.

스크린 사이를 통과하는 경험은 자연에 동화되게 해 잠시나마 쉼을 얻게 하며 무위자연(無爲自然)의 삶을 동경하게 한다.

2전시실의 ‘공중비디오 정원’은 맵핑 기법을 통해 가상의 디지털 자연을 연출한다. 이 작품은 관람자들의 개입을 통해 비로소 완성된다. 작가 개인적 공상이 모티브가 된 비디오 조각 시리즈 ‘이너드림 하우스’와 ‘도원경’, ‘fall’은 작가의 상상력과 독창성이 결합돼 유일무이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재현하고 있다.

획일화된 빌딩 숲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의 심리적 불안감을 해소하고 편안과 여유를 체감하게 한다.

김수정 드영미술관 학예실장은 “인간이 존재하기 전 태초 자연으로의 회복을 위해 예술가는 자연과 인간의 공생을 향한 예술적 실천에 대해 고민함으로써 그 역할을 공고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박상화의 환상자연을 거닐며 풍경이 가진 미감과 무언의 소통을 하고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Fall’ <드영미술관 제공>

/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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