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합격생의 10% 이상이 등록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합격 이후 미등록이 가장 많은 학과는 1위 치의학대학원(치의학과), 2위 간호대, 3위 약대, 4위 수의대 순으로 이른바 ‘의대 쏠림’ 현상이 서울대 신입생 선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더불어민주당 서동용 국회의원(순천·광양·곡성·구례을)이 19일 서울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체 수시와 정시를 합친 모집인원 3천310명 중 최초 합격자 421명(12.72%)이 미등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3년간 서울대의 합격 후 미등록자는 평균 10.3%였다.

단과대학별로 3년 동안 최초 합격자 미등록이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은 학과는 의과대학이 유일했다. 반대로 신입생 미등록이 가장 많이 발생한 단과대학은 치대, 간호대, 약대, 수의대 순으로 치대 치의학과의 경우 평균 34%의 최초 합격자가 미등록했다.

서동용 의원은 “서울대 치대를 합격해도 등록하지 않는 원인으로 다른 대학 의대에 합격한 것 말고는 특별한 사유를 생각하기 어렵다”며 “이른바 대학 진학 목표가 ‘의·치·한·약·수’(의대, 치대, 한의대, 약대, 수의대)로 바뀌면서, 서울대 치대, 약대 등 의약학 계열에 합격한 최상위권 학생들마저 타 대학 의대로 이탈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서울대를 다니다 그만둔 자퇴생도 4년 만에 70%나 증가했다. 2019년 한 해 193명이던 자퇴생은 2022년에 328명을 기록하는 등 매해 신입생의 약 10%가 자발적으로 떠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과대학별로는 공대와 농생대, 자연대의 자퇴생이 가장 많았으며 의대와 치대는 자퇴생이 한 명도 없었다. 재학 중에 학교를 그만두는 이유가 전부 의대 진학 때문 만은 아니겠지만 이공계 등 자연계열에서 꾸준히 자퇴생이 많은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렇지 않아도 이공계열로 인재들이 몰리며 인문학 등 학문 위기와 인재 양성 불균형이 심각한데, 이제는 이공계열 안에서도 ‘의대’로만 쏠리는 현상을 계속 방치했다가는 학문을 넘어 산업과 경제까지 위기가 초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동용 의원은 “결국 의대 쏠림 문제의 근본 해결책은 체계적인 인재 양성 계획에 있다”며 “인구 사회구조 변화에 맞는 인재 양성 목표에 맞춰 국가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균형있는 인재 양성 정책 수립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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