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한 광주 동림구구치과의원 원장

“선생님 아이 이가 흔들려요”, “원장님 우리 아이 이가 이상하게 나요”, “돌이 지났는데 이가 몇 개 안 나왔어요”, “우리 아이 이가 예쁘게 날까요?”

아이와 함께 내원한 부모들이 많이 하는 질문이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갓난아이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많은 변화를 옆에서 지켜보게 된다. 그리고 우리 아이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잘 자랐으면 하는 것은 세상 모든 부모들의 공통된 바람일 것이다.

필자도 중1, 초1 두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아이가 성장하는 것을 보면 뿌듯하면서도 키는 잘 크는지, 몸에는 큰 문제가 없는지 등의 걱정을 했던 기억이 있다.

부모이자 치과의사로서 성장기 아이들의 구강 내 변화에 대해 쉽게 얘기해보고자 한다.

◇생후 6개월께 앞니부터 나기 시작

평균적으로 생후 6개월쯤 앞니부터 나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두 돌이 될 때쯤 위아래 총 20개의 유치(필자는 쉽게 애기치아 또는 앞으로 빠질 치아라고 설명)가 나와 유치열이 완성된다.

물론 모든 아이들이 두 돌이 됐을 때 유치열이 완성되는 건 아니다. 좀 느린 아이들이 있고, 좀 빠른 경우 두 돌이 되기 전 유치열이 완성되기도 한다.

총 20개의 치아가 있다면 좀 빠르거나 느린 데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유치 충치 예방 ‘치과·잇솔질’로

유치열이 완성되고 영구치가 나올 때까지 대략 3-4년간 아이의 음식 씹는 일은 모두 유치들이 담당한다. 이 기간 아이의 얼굴 크기 즉 턱뼈가 성장하고 눈에 보이지 않지만 위아래 턱뼈에서 영구치가 열심히 크고 있다.

아이가 자라면서 유치의 충치도 시작되므로 주기적으로 치과에 방문해 검진과 관리를 해야 한다. 가끔 부모들 중 치과는 아이가 이를 잘 닦지 않을 때 벌을 받으러 가는 장소처럼 표현하는 경우가 있는데, 경험상 아이가 이를 잘 닦게 하는 효과보다 치과에 대한 거부감만 키워서 막상 치료가 필요할 때 아이가 치과를 무서워하게 되고 행동 조절이 안 돼 치과 치료가 힘들어지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치과를 익숙하고 무섭지 않은 장소로 인식할 수 있도록 주기적인 치과 방문 및 검진을 권한다.

또한 이 시기의 잇솔질은 올바른 구강 관리 습관을 형성하기 위해 필요한 과정일 뿐 아이의 잇솔질만으로 충치 예방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대부분의 잇솔질, 특히 취침 전 잇솔질은 반드시 부모님이 해주길 당부한다.

◇만6세 유치 탈락·영구치 맹출

보통 만 6세가 되는 시점에 유치의 탈락과 함께 영구치의 맹출이 일어난다. 20개의 유치가 모두 탈락되고 28개의 영구치가 나올 때까지 입안에선 계속 변화가 나타난다는 뜻이다.

학문적으로는 만 6세에 첫 번째 영구치가 나오고 유치가 앞니부터 빠진다고 하며 만 13세 정도에 모든 유치가 빠지고 영구치만 남는 영구치열로 변화된다고 본다. 하지만 6살에 유치가 빠지지 않아도, 영구치가 7살에 나와도 영구치 치아의 형태와 숫자만 정상이라면 빠지고 나는 시기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아이의 치아가 늦게 나와서, 또는 너무 빨리 나와서 걱정이라면 치과에 방문해 영구치 싹이 정상으로 잘 자라고 있는지만 확인하고 검사상 영구치 싹에 문제가 없다면 느리고 빠름은 비정상이 아님을 알려드린다.

아래 앞니 안쪽에서 영구치가 빼꼼하게 맹출하는 상황 때문에 치과에 방문한 부모들이 상당히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주 큰 문제는 아니다. 영구치가 이상한 위치에 맹출하는 게 관찰된다면 위치 확인 후 해당 자리의 유치를 빼면 된다. 유치를 발치하고 나면 영구치는 공간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충분히 이동 할 수 있다. 공간이 많이 부족하다면 치열이 고르지 못하게 형성 될 수 있으나 이는 유치를 늦게 빼준 것이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니 이런 상황이 관찰되면 치과에 방문해 해당 유치만 빼주면 된다.

류승한 광주 동림구구치과의원 원장이 최근 내원한 환자를 대상으로 진료하고 있다.

◇영구치 색 갈색 띄면 치과 찾아야

일반적으로 영구치가 유치보다 더 크고 색도 진하다. 다만 상아질 및 법랑질 형성 부전의 경우 치아의 일부 색이 반투명하거나 갈색으로 변색돼 맹출되는 경우가 있는데, 치아 색이 고르지 못하고 갈색를 띈다면 치과에 방문해 확인해야 한다. 만약 형태 이상이 보인다면 해당 치아는 일반적으로 충치 발생의 위험도가 높으니 잇솔질 관리를 잘해줘야 한다. 또한 반드시 주기적으로 치과에 방문해 충치가 생기지 않는지 자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치과에서 보면 이가 고르고 예쁘게 나는 아이보다 그렇지 못한 아이들의 숫자가 더 많은 것 같다. 부모들은 아이의 이를 항상 보기 때문에 아이의 치열이 고르지 못하면 신경이 많이 쓰일 것이다. 그래서 부모들은 교정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언제쯤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하는 것 같다. 간단히 답을 하면 교정 문제는 반드시 교정 전문의와 상담하길 바란다. 필자도 중1 딸의 교정을 동료 치과의사에게 부탁해 진행하고 있다. 교정은 꼭 교정 전문의에게 진단받기를 강조한다.

/정리=기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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