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동구 웨딩의 거리 ‘무인 주차기’가 1년 넘도록 작동이 멈춰 짧은시간 주차를 하려는 시민들이 이용을 못하고 있다./김애리 기자

광주 동구 웨딩의거리 단기주차장이 ‘무인정산기’ 고장으로 1년 넘게 운영이 중지돼 인근 상인들의 ‘전용 주차공간’으로 전락했다.

이 탓에 당초 조성 의도와는 달리 웨딩의거리 방문·이용객들은 이곳 주차장을 이용할 수가 없어 시급한 조치가 요구된다.

18일 동구에 따르면 웨딩의거리는 불법 주정차로 인한 방문객 등의 불편이 커짐에 따라 구가 지난 2018년 거리 일대 도로 양방향에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1면 등 총 27면의 주차공간을 조성하고 무인정산기 14대를 설치했다.

같은 해 4월16일부터 4개월여의 시범 기간을 거쳐 그해 12월1일부터 정식 운영에 돌입했다.

무인정산기는 보통 1대가 2면을 관리하도록 했는데, 차량이 주차구획선 안으로 진입하면 무인정산기가 번호판을 촬영하고 출차 시 요금을 징수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무인정산기가 잦은 오류를 보여 지난 2022년 12월부터 요금을 징수하지 않는 ‘운영 중지’ 사태에 이르렀다. 반면 주차면은 폐쇄되지 않은 채 그대로라 현재 단기주차장은 인근 상인들의 전용 공간으로 전락했다는 게 방문객들의 전언이다.

실제 이날 웨딩의거리 일대 14개 무인정산기에는 모두 ‘점검이 끝날 때까지 요금을 부과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부착돼 있었다.

오랫동안 방치된 탓인지 화면이 읽기 힘들 정도로 깜빡거리는 기계도 다수였다. 그럼에도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을 제외한 26면 모두에 차량이 주차돼 있었다.

시민 김모(32)씨는 “결혼을 앞두고 있어 예물이나 드레스 등을 알아보기 위해 최근 몇 주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웨딩의거리를 찾고 있는데, 올 때마다 주차공간이 만석”이라며 “매번 똑같은 차가 세워져 있는 걸 보고 인근 상인들의 것이 아닐까 짐작한다”고 토로했다.

동구 역시 이러한 실정을 인지, 무인주차장 폐지까지 검토했으나 인근 상인들의 반발에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동구 관계자는 “무인정산기 오류에 따른 주차요금 환불 등의 민원에 이를 고쳐보려 했으나 시스템 구축업체가 타 지역 소재라 즉각적인 조치에 어려움이 있다”며 “시스템 재구축시 2억원이 추가로 들 것으로 예상돼 이마저도 어렵다”고 속사정을 털어놨다.

이어 이 관계자는 “주차구역 내 불법 적치물까지 있다는 민원도 들어오는 등 운영 중지 이후 인근 상인들이 전용처럼 쓰는 실상을 인지하고 있다”며 “웨딩의거리 단기주차장 부지가 추후 진행될 서석로 보도확장 사업지에 포함되고, 인근 보도도 확장공사 예정이라 공간을 어떻게 할 지 경찰과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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