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과 발이나 다름 없는 보장구를 직접 고칠 수 있게 돼 얼마나 편하지 몰라요. 얼른 능숙해져서 다른 장애인들의 기기도 고쳐주고 싶습니다.”

‘장애인 이동보조기기 수리기술자 양성 강의’가 열린 16일 오후 광주시남구장애인복지관에서 8명의 수강생들은 강사의 설명에 눈을 반짝(?)이며 귀를 기울였다.

해당 강의는 광주 5개 자치구 중 처음으로 남구가 지역 내 휠체어 등 보조기기를 이용하는 장애인을 대상으로 관리법을 교육해 스스로 정비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기 위해 올해 처음 추진했으며, 오는 6월11일까지 매주 화·목요일 광주시남구장애인복지관에서 8명의 수강생을 대상으로 총 20회에 걸쳐 진행된다.

이날 강의는 수동 휠체어의 작동 원리를 들은 뒤 ▲등받이 ▲시트 ▲앞바퀴 ▲뒷바퀴 등을 직접 분해·조립해보는 것으로 짜여졌다.

실습 시간이 되자 수강생들은 양 손에 장갑을 착용한 뒤 장비를 들고 등받이 분해를 시작했다. <사진>

휠체어마다 정확한 개수는 다르지만 등받이를 고정하는 볼트를 하나하나 푼 뒤 팽팽함을 유지시켜주는 쫄대를 새 것으로 교체했다.

대부분 능숙하게 해냈지만, 일부 수강생들은 쫄대가 잘 들어가지 않아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억지로 집어넣으려 하기도 했다.

강의를 맡은 김인호 한국이동보조기기기능인협회장은 이를 보며 “등받이 쫄대는 좌우가 달라 맞게 넣어야 한다”고 해결책을 제시해 줬다.

등받이에 이어 시트, 휠체어 브레이크, 발판 등의 조립·분해를 진행하는 동안 수강생들의 이마에는 구슬땀이 송골송골 맺혔지만 누구 하나 포기하는 이는 없었다.

양성승(71) 수강생은 “뇌병변 판정을 받아 오른쪽 팔·다리를 움직이기 어렵지만 내 휠체어를 직접 수리하고 싶은 마음에 강의를 신청했다”며 “똑같은 장애가 있는 강사님이 직접 수리하는 모습을 보고 용기를 얻었는데, 작업이 능숙해지면 다른 장애인의 기구 정비도 힘 닿는 데까지 돕고 싶다”고 밝혔다.

조용호 광주시남구장애인복지관장은 “앞으론 전동 스쿠터·휠체어 역시 관련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수강생들이 교육을 통해 이동보조기기 수리 역량을 키워 실제 관련된 직무에서 일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주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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