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는 섬 주민 의료 지원을 위해 1971년 병원선 512호를 도입했다. 2003년부터는 동·서부권을 511호와 512호 2척으로 나눠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총 2만232명을 진료하고 3천733명에게 방사선, 임상병리, 물리치료 등도 제공했다. 도내 유인도서는 271곳이며, 이 중 보건진료소만 설치된 취약지가 32개소, 시설이 전혀 없는 무의도가 무려 135곳에 달한다. 주민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병원선이 건강과 직결되는 셈이다. 가장 먼 완도 보길도에 순회 진료를 갈 때면 편도로 6시간이 걸린다. 최대 3박4일까지도 바다 위에서 지내야 하는 녹록지 않는 환경이지만 의료진이 사명감으로, 또 보람을 갖고 버티는 이유이기도 하다.

단 한 명이라도 소외되지 않도록 방문 서비스를 더욱 확대해야 하는데 재정이 열악한 전남도로선 매우 버겁다. 실제로 지난해만 22억9천만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유류비가 12억400만원으로 전체의 52.5%를 차지하고 선박 점검·수리비 4억5천만원, 의약품비 1억8천만원 등의 순이나 현재 국비 지원이 이뤄지는 것은 선박 점검·수리비 뿐이며, 이마저도 67%에 그쳤다. 자체적으로 19억9천만원(86.8%)을 부담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동안 인천시, 충남도, 경남도 등 병원선을 보유한 지자체와 함께 보건복지부와 기획재정부에 수차례 국비 필요성을 건의했고, 특히 2003년부터 중단된 유류비 만이라도 재개해야 한다며 촉구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와 협의 과정에서 번번이 무산되고 있다.

보건복지부 훈령과 지방자치단체 조례에 따라 운영되는 병원선 지원에 대한 명확한 법적 근거를 갖춰야 한다. 도심에선 집 앞 편의점만 가더라도 구할 수 있는 감기약, 소화제 등의 상비약 구매도, 백신 접종 및 건강 검진 등의 간단한 진료조차 불가능하다. 섬 주민이 제공받는 유일한 의료 서비스로 보험 재정에 기여하고 있다. 병원선이 오는 날이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며 웃음 짓는다. 도서벽지에선 ‘생명줄’이다. 조금이라도 나은 서비스를 위한 정부의 관심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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