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된 지하주차장·농경지 전남지역에 역대급 폭우가 쏟아진 16일 오전 완도군 완도읍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침수돼 차량들이 흙탕물에 잠겨 있다.(사진 上) 이날 진도군 의신면 한 농경지가 침수돼 있는 모습(사진 下).<전남도소방본부 제공>·연합뉴스

하루 사이 광주·전남지역에 최대 168㎜가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16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후 2시까지 광주·전남지역 누적 강수량은 진도 168.5㎜, 완도 156.5㎜, 고흥 147㎜, 여수 136.5㎜, 해남 131.5㎜, 곡성 114.5㎜, 광양 101㎜, 강진 98㎜, 광주 40.5㎜ 등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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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우경보는 3시간 강우량이 90㎜ 또는 12시간 강우량이 18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지는데, 전남 22개 시·군 가운데 절반이 넘는 13개 지역에 발효되기도 했다.

특히 해남은 시간당 78.1㎜가 넘는 비가 내려 기상청 관측 이래 7월 1시간 최대 강수량 최고 극값을 경신하기도 했다. 이는 폭우 발생 빈도에 따라 200년에 한 번꼴로 발생할 수 있는 매운 드문 확률이라는 게 기상청의 분석이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많은 비로 인해 전남에선 인명 구조 9건, 배수 지원 22건, 안전 조치 94건(주택 침수 57건, 토사 10건, 도로 장애 10건, 기타 17건) 등 125건의 호우 관련 피해 신고가 접수됐으며 곳곳에서 아찔한 상황들이 연출됐다.

해남·진도·완도·신안 등지에선 84건의 주택 침수 피해가 발생해 주민들이 인근 마을회관으로 긴급 대피했다. 지역별 침수 피해 건수와 대피 인원은 해남 46건·25명, 진도 33건·17명, 완도 14건·13명, 신안 10건·7명, 고흥 2건·3명 등 총 65명의 주민이 불편을 겪어야 했다.

이날 오전 3시50분께에는 완도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물이 들어찬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당국이 조치에 나서기도 했다.

앞서 오전 12시21분께 신안 흑산면에서는 집중 호우로 인한 주택 침수로 인해 일가족 4명이 집 안에 고립됐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에 의해 구조됐다.

오후 12시43분께에는 여수시 화치동 한 화학공장 인접 산자락에서 토사가 비탈을 따라 쏟아져 내렸고, 비슷한 시각 여수시 중흥동 여수산단 내 하천 주변 저지대가 성인 허리까지 물에 잠겨 주차된 차량 일부가 침수됐다.

농경지 침수·도복(倒伏) 피해 또한 잇따랐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집중호우로 인한 전남지역 농경지 피해 면적은 총 279㏊로 집계됐다.

주요 피해 발생 지역은 진도·완도·해남 등으로 가장 피해가 컸던 진도는 150㏊ 규모의 벼가 쓰러지고 물에 잠기는 피해가 발생했다.

많은 비와 함께 낙뢰로 인한 피해도 이어졌다. 이날 자정께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전남지역에서는 총 4천409건의 낙뢰가 관측됐다.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한 석유화학업체는 오전 3시33분께 낙뢰를 맞아 일부 공정이 12시간 가량 가동을 중단했으며 현재까지 긴급 복구 작업을 진행 중이다.

비로 인한 해상·항공 통제는 없었으나 이날 오후 2시를 기준으로 도로 4곳, 국립공원 2개소, 하천출입구 35개소, 하상도로 4개소 등 49개소의 출입이 금지되고 있다.

이번 비는 오는 20일까지 광주·전남에 내리겠으며 18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30-80㎜로 남해안 일부 지역엔 100㎜가 넘는 많은 양의 비가 예보됐다.

광주지방기상청 관계자는 “남하하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인해 전남 서남부 지역에 좁은 수증기 통로가 형성되면서 강수가 집중되는 현상이 발생했다”며 “오는 18-19일에도 광주·전남 일부 지역에 짧은 시간 동안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으니 호우로 인한 피해에 각별히 유의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장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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