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녹조로 몸살을 앓고 있는 광주 서구 풍암호수에 올해도 어김없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 페인트를 뿌려놓은 듯 초록색을 띠고 있다./김애리 기자

매년 수질 악화로 인한 주민 민원이 제기돼 온 광주 서구 풍암호수에 올해도 녹조가 어김없이 나타나면서 수질 개선이 언제쯤 이뤄질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수질 개선 합의안이 도출돼 조만간 ‘깨끗한 호수’를 볼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커졌으나, 수질 개선은 단독 추진이 아닌 실시설계 중인 ‘중앙공원 1지구’ 공사 계획에 포함됨에 따라 단기간 내 실현은 어려운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12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22일 빛고을SPC, 주민협의체 등 3자간 ‘풍암호수 수질개선 및 관리 합의서’에 최종 서명했다.

앞서 광주시와 빛고을SPC는 지난 2022년 6-7월 풍암호수 공원 부지가 포함된 ‘중앙공원 1지구’ 사업 관련 주민설명회를 두 차례에 걸쳐 개최했다.

당시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시행사인 빛고을SPC측은 풍암호수 수질 개선을 위해 호수의 일부를 매립, 저수량을 현재의 1/3로 줄이는 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에 반발하는 주민협의체를 중심으로 풍암호수 ‘원형 보존’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광주시는 주민 의견을 수용하겠다고 밝혔으나, ‘수심 조정’으로 입장을 번복하면서 지탄을 받기도 했다.

‘원형 보존’과 ‘수심 조정’을 놓고 내홍을 겪던 주민협의체도 갑론을박 끝에 지난해 10월 현재 수면적을 유지하는 매립안에 합의했고, 3급수 수질 상시 유지를 목표로 하는 ‘합의서’에 서명하면서 풍암호수 수질 개선을 둘러싼 갈등은 종식됐다.

이에 따라 지역민들은 조만간 깨끗한 풍암호수를 볼 수 있겠다는 기대감을 가졌으나, 올해도 여지없이 녹조가 나타나 어찌 된 영문인지 궁금해하고 있다.

실제 이날 오전 풍암호수는 ‘녹조 라떼’라는 오명대로 혼탁한 초록색을 띠었고, 말로는 다 설명 못할 악취가 풍겼다.

이에 대해 풍암동 주민 문모(50대)씨는 “지난해 ‘수질 개선’에 대해 합의가 이뤄졌다는 언론 보도를 접하면서 올해는 상황이 나아질 줄 알았다”면서 “하지만 달라진 건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에 공연히 주민들만 기대한 셈이 됐다”고 다소 허탈한 듯 말했다.

문제는 실제 수질 개선이 언제쯤 이뤄질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풍암호수 수질 개선은 단독이 아닌 중앙공원 1지구 사업 계획 일환으로 추진된다”며 “올해 말 완료를 목표로 현재 빛고을SPC에서 실시설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실시설계가 끝나면 2020년 최초 인가고시 때 예정했던 올해 말 준공을 2027년 말로 연기하는 절차를 밟고 다음 해 상반기 중 착공할 예정”이라며 “실제 수질 개선은 준공 이후에나 가능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안재영·주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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